‘생계 막막’ 영세사업장 노동자…정부 지원은 ‘남 얘기’

입력 2020.06.19 (07:32) 수정 2020.06.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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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이 시간엔 정부의 사각지대 지원책이 또다른 사각지대를 낳고 있는 현실을 짚어봤는데요,

오늘은 고용안전망 안에 들어와 있는데도, 정작 혜택을 보지 못하는, 영세사업장 얘깁니다.

봉제, 주얼리, 인쇄 인쇄 노동자 등으로 불리는 이들에겐, 정부 지원은 딴 세상 얘기라고 합니다.

양예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환기도 제대로 안 되는 지하 2층 8평 남짓한 공간.

옷감을 자르고 꿰메고,

봉제 노동자 3명이 하루 10시간 이상을 보내는 일텁니다.

평소같으면 눈코 뜰새 없이 바빴을 성수기,

하지만 코로나19로 생계를 걱정하게 됐습니다.

[봉제노동자 : "6월까지는 일이 거의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하면은 한 저녁 8시까지는 일감 분량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 일감이 그렇게 없고..."]

옷 한 벌에 얼마씩, 이런 식으로 돈을 받다보니, 주문이 줄면서 수입도 반토막 난겁니다.

[봉제 노동자 : "(코로나로 수입이 얼마나 줄었어요?) 거의 30~40프로 줄었어요. 50%가까이는 줄은것 같은데..."]

돌반지나 귀걸이를 만드는 주얼리 노동자들도 마찬가집니다.

업체마다 단축 근무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반실업' 상태.

[김정봉/전국금속노동조합 종로주얼리부회장 : "3일 내지 4일을 일하면서 보통 300정도 받는 기술자가 있다고 한다면 지금은 최대는 150까지 줄어들었고요."]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소득 감소를 증명해야하는데, 직원이 10명도 안 되는 영세사업장 특성상 쉽지 않습니다.

[김정봉/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 분회장 : "노동자들이 90%가 월급날 봉투에 현금을 받습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일해야되는 이력도 증명하기가 힘들고..."]

고용보험 대상이지만 실제 가입한 사업장은 손에 꼽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물론 실업급여도 못 받는다는 얘깁니다.

[김정봉/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 분회장 : "83%가 고용보험 미가입이 되다보니,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고요. 해고를 다툴수있는 여지조차 없습니다."]

그런데도 공식적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이정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 봉제인 지회장 : "각 구마다 이런 사업장이 수천 개씩 있는데 지금까지 여기에 관련돼서 정확한 실태조사를 해본 적도 없었다는 거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실태조사를 정확하게 해서 개선책이라든가..."]

[김종진/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 "일정 정도의 고용보험 미가입이 높은 지역이나 업종 직종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지도 감독 행정을 하는 것이 인센티브 정책과 함께 고용보험을 높이는 방식 중에 하나..."]

봉제, 주얼리, 제화, 인쇄 등 고용보험 대상인데도 가입이 안 돼 있고, 정부 지원에서도 배제된, 또 다른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는 360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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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계 막막’ 영세사업장 노동자…정부 지원은 ‘남 얘기’
    • 입력 2020-06-19 07:35:33
    • 수정2020-06-19 07: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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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이 시간엔 정부의 사각지대 지원책이 또다른 사각지대를 낳고 있는 현실을 짚어봤는데요,

오늘은 고용안전망 안에 들어와 있는데도, 정작 혜택을 보지 못하는, 영세사업장 얘깁니다.

봉제, 주얼리, 인쇄 인쇄 노동자 등으로 불리는 이들에겐, 정부 지원은 딴 세상 얘기라고 합니다.

양예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환기도 제대로 안 되는 지하 2층 8평 남짓한 공간.

옷감을 자르고 꿰메고,

봉제 노동자 3명이 하루 10시간 이상을 보내는 일텁니다.

평소같으면 눈코 뜰새 없이 바빴을 성수기,

하지만 코로나19로 생계를 걱정하게 됐습니다.

[봉제노동자 : "6월까지는 일이 거의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하면은 한 저녁 8시까지는 일감 분량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 일감이 그렇게 없고..."]

옷 한 벌에 얼마씩, 이런 식으로 돈을 받다보니, 주문이 줄면서 수입도 반토막 난겁니다.

[봉제 노동자 : "(코로나로 수입이 얼마나 줄었어요?) 거의 30~40프로 줄었어요. 50%가까이는 줄은것 같은데..."]

돌반지나 귀걸이를 만드는 주얼리 노동자들도 마찬가집니다.

업체마다 단축 근무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반실업' 상태.

[김정봉/전국금속노동조합 종로주얼리부회장 : "3일 내지 4일을 일하면서 보통 300정도 받는 기술자가 있다고 한다면 지금은 최대는 150까지 줄어들었고요."]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소득 감소를 증명해야하는데, 직원이 10명도 안 되는 영세사업장 특성상 쉽지 않습니다.

[김정봉/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 분회장 : "노동자들이 90%가 월급날 봉투에 현금을 받습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일해야되는 이력도 증명하기가 힘들고..."]

고용보험 대상이지만 실제 가입한 사업장은 손에 꼽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물론 실업급여도 못 받는다는 얘깁니다.

[김정봉/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 분회장 : "83%가 고용보험 미가입이 되다보니,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고요. 해고를 다툴수있는 여지조차 없습니다."]

그런데도 공식적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이정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 봉제인 지회장 : "각 구마다 이런 사업장이 수천 개씩 있는데 지금까지 여기에 관련돼서 정확한 실태조사를 해본 적도 없었다는 거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실태조사를 정확하게 해서 개선책이라든가..."]

[김종진/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 "일정 정도의 고용보험 미가입이 높은 지역이나 업종 직종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지도 감독 행정을 하는 것이 인센티브 정책과 함께 고용보험을 높이는 방식 중에 하나..."]

봉제, 주얼리, 제화, 인쇄 등 고용보험 대상인데도 가입이 안 돼 있고, 정부 지원에서도 배제된, 또 다른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는 360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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