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하노이 회담서 트럼프 회담 결렬 타진하니…‘그럴 순 없다’”

입력 2020.06.21 (22:43) 수정 2020.06.2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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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회담 결렬을 타진하자 김 위원장이 "그럴 순 없다"고 답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밝혔습니다.

KBS가 입수한『그 일이 있었던 방:백악관 회고록』에서 김 위원장은 협상 관철 의지를 강하게 밝히며 이같이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습니다.

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적인 제안이 있는지 물어봤고 이 과정에서 '부분적인 제재 완화'도 시사했다고 볼턴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 제안을 받지 않은 대신 영변 핵시설의 가치에 대해 길게 설명하며 그동안 요구해왔던 '단계적 접근법'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기를 설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핵폐기-제재 해제'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미국 내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며 재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어떤 해도 끼치길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발언도 소개했습니다.

또, 마지막까지 합의가 없더라도 김 위원장은 '하노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를 원했지만 결국 무산됐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하노이 정상회담이 타결됐다면 이는 미국에 재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쁜 협상'이 될 수도 있었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건 결론적으로 '좋은 협상'이었다며, 앞서 열렸던 싱가포르 1차 회담도 깨지기를 바랐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하노이 회담에서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끝까지 우군으로 믿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북미 회담을 촉진하려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볼턴 전 보좌관은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올 때 '영변 핵 시설 포기와 모든 제재 해제'라는 한가지 전략만 가져왔고 대안이 없었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한 사실도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전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정상 회동 당시 자신도 함께 동행할 것을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북한도 미국도 문 대통령이 끼는 걸 원치 않았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했습니다.

저자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00년대 초 당시 부시 행정부가 이란과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할 때부터 활동했던 대북 강경파입니다.

회고록 전문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실무협상팀을 이끈 비건 특별대표를 '나약한 인물'이라고 묘사했고, '행동대 행동' 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함께하는 문 대통령을 북미협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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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1 22:43:32
    • 수정2020-06-21 23:04:37
    국제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회담 결렬을 타진하자 김 위원장이 "그럴 순 없다"고 답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밝혔습니다.

KBS가 입수한『그 일이 있었던 방:백악관 회고록』에서 김 위원장은 협상 관철 의지를 강하게 밝히며 이같이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습니다.

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적인 제안이 있는지 물어봤고 이 과정에서 '부분적인 제재 완화'도 시사했다고 볼턴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 제안을 받지 않은 대신 영변 핵시설의 가치에 대해 길게 설명하며 그동안 요구해왔던 '단계적 접근법'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기를 설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핵폐기-제재 해제'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미국 내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며 재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어떤 해도 끼치길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발언도 소개했습니다.

또, 마지막까지 합의가 없더라도 김 위원장은 '하노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를 원했지만 결국 무산됐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하노이 정상회담이 타결됐다면 이는 미국에 재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쁜 협상'이 될 수도 있었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건 결론적으로 '좋은 협상'이었다며, 앞서 열렸던 싱가포르 1차 회담도 깨지기를 바랐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하노이 회담에서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끝까지 우군으로 믿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습니다.

북미 회담을 촉진하려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볼턴 전 보좌관은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올 때 '영변 핵 시설 포기와 모든 제재 해제'라는 한가지 전략만 가져왔고 대안이 없었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한 사실도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전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정상 회동 당시 자신도 함께 동행할 것을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북한도 미국도 문 대통령이 끼는 걸 원치 않았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했습니다.

저자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00년대 초 당시 부시 행정부가 이란과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할 때부터 활동했던 대북 강경파입니다.

회고록 전문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실무협상팀을 이끈 비건 특별대표를 '나약한 인물'이라고 묘사했고, '행동대 행동' 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함께하는 문 대통령을 북미협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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