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보행매트 국산 둔갑 ‘의혹’

입력 2020.06.23 (08:52) 수정 2020.06.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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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도심 공원이나 등산로에 가 보면 바닥에 가마니같은 게 깔려 있는 걸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보행매트'라는 건데요.

국산이냐 수입산이냐에 따라 가격이 서너 배씩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국산 매트를 깔았다는 일부 지역에서 저가의 수입산으로 보이는 매트가 발견돼 부정 납품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춘천의 유명한 등산로입니다.

코코넛 껍질로 밧줄을 만든 뒤, 가로, 세로로 엮어놓은 '보행매트'입니다.

춘천시가 이 매트를 깐 것은 지난해.

600여 미터를 까는데, 1,900만 원을 들였습니다.

납품 조건은 국산이었고, 납품가격도 수입산보다 서너 배 더 비쌌습니다.

그런데, 이를 본 전문가는 베트남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매트를 짠 모양이 다르다는 겁니다.

현장의 매트는 한 줄짜리 밧줄 2개가 모이면서 'Y'자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전형적인 베트남의 직조 방식입니다.

반면, 국산 매트는 밧줄 2개가 한 방향으로 같이 지나가면서 가장자리가 '낫' 모양이 됩니다.
 
또, 이 매트는 절단면이 한쪽에만 있는데 반해, 국산은 절단면이 매트의 위, 아래 양쪽에 생깁니다.

베트남산으로 보이는 이 매트는 원주의 한 도심공원 산책로에서도 발견됩니다.

제품을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국산 보행매트 제조업체/음성변조 : "실제로 계약 딸 땐 국내산으로 짠 걸로 계약을 해서 납품할 때는 수입산으로 돌려서 납품해서 그 이익금을 가지는 거죠."]

두 제품을 납품한 업체는 국내에 있는 공장에서 베트남식으로 짠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수입산 납품 의혹 업체/음성변조 : "예전에 반자동으로 해서 예전 베트남 수입한 업체처럼 그렇게 짰어요. 그런 물량이 있고, 그래서 그걸 했는데, 매듭의 차이가 단순 났다고 해서."]

하지만, 직접 매트를 짜는 장면을 보여달라는 요구는 거절합니다.

[수입산 납품 의혹 업체/음성변조 : "제조는 할 수 있는데, 이거 힘들어서 뭐.지금 이거 세팅하려면 하루 종일 걸려요."]

또, 밧줄 수입 내역 등 국산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업체는 이것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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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산 보행매트 국산 둔갑 ‘의혹’
    • 입력 2020-06-23 08:52:00
    • 수정2020-06-23 09:35:23
    뉴스광장(춘천)
[앵커] 요즘 도심 공원이나 등산로에 가 보면 바닥에 가마니같은 게 깔려 있는 걸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보행매트'라는 건데요. 국산이냐 수입산이냐에 따라 가격이 서너 배씩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국산 매트를 깔았다는 일부 지역에서 저가의 수입산으로 보이는 매트가 발견돼 부정 납품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춘천의 유명한 등산로입니다. 코코넛 껍질로 밧줄을 만든 뒤, 가로, 세로로 엮어놓은 '보행매트'입니다. 춘천시가 이 매트를 깐 것은 지난해. 600여 미터를 까는데, 1,900만 원을 들였습니다. 납품 조건은 국산이었고, 납품가격도 수입산보다 서너 배 더 비쌌습니다. 그런데, 이를 본 전문가는 베트남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매트를 짠 모양이 다르다는 겁니다. 현장의 매트는 한 줄짜리 밧줄 2개가 모이면서 'Y'자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전형적인 베트남의 직조 방식입니다. 반면, 국산 매트는 밧줄 2개가 한 방향으로 같이 지나가면서 가장자리가 '낫' 모양이 됩니다.   또, 이 매트는 절단면이 한쪽에만 있는데 반해, 국산은 절단면이 매트의 위, 아래 양쪽에 생깁니다. 베트남산으로 보이는 이 매트는 원주의 한 도심공원 산책로에서도 발견됩니다. 제품을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국산 보행매트 제조업체/음성변조 : "실제로 계약 딸 땐 국내산으로 짠 걸로 계약을 해서 납품할 때는 수입산으로 돌려서 납품해서 그 이익금을 가지는 거죠."] 두 제품을 납품한 업체는 국내에 있는 공장에서 베트남식으로 짠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수입산 납품 의혹 업체/음성변조 : "예전에 반자동으로 해서 예전 베트남 수입한 업체처럼 그렇게 짰어요. 그런 물량이 있고, 그래서 그걸 했는데, 매듭의 차이가 단순 났다고 해서."] 하지만, 직접 매트를 짜는 장면을 보여달라는 요구는 거절합니다. [수입산 납품 의혹 업체/음성변조 : "제조는 할 수 있는데, 이거 힘들어서 뭐.지금 이거 세팅하려면 하루 종일 걸려요."] 또, 밧줄 수입 내역 등 국산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해당 업체는 이것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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