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국민청원 봇물…인천공항 ‘직고용’ 논란 확산

입력 2020.06.24 (21:30) 수정 2020.06.2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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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임기 초반인 2017년 5월, 인천공항공사를 찾은 대통령의 약속입니다.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을 해결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올해까지 정규직 전환이 계획된 대상자는 모두 20만 5천 명인데 이 가운데 19만 3천 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습니다.

불만은 양 쪽 모두에서 나옵니다.

정규직들은 열심히 취업 준비해서 들어온 직원들이 오히려 역차별 받는다고 반발했고, 공공기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된 노동자들 역시 직접고용이 돼도 급여체계가 다르거나, 또는 자회사에 고용돼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볼멘소리는 취업준비생들 역시 마찬가집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 되면 안 그래도 좁은 취업문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데, 열심히 공부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SNS에 부러진 연필 사진을 올린 학생도 있습니다.

모두 일자리를 놓고 빚어진 갈등의 단면입니다.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발표를 둘러싸고 논란이 거셉니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절차를 멈추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해 하루 만에 20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쟁점이 뭔지, 황정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논란의 중심이 된 직종은 여객보안검색요원으로 모두 천9백여 명입니다.

당초 자회사로 전환 채용하기로 했다가 청원경찰로 직종을 바꿔 공항공사에 직고용하기로 했습니다.

[구본환/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지난 22일 :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위헌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보안검색 요원은 청원경찰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190만 원을 벌다가 연봉 5천만 원의 정규직이 된다는 글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고, 공기업 정규직 전환을 그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 명가량이 동참했습니다.

[취업준비생/음성변조 : "갑자기 아르바이트하다가 정규직이 되어가지고 고연봉자로 바뀌어서 그런 내용 봤는데 공부하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대상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돼도 큰 폭의 임금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정규직들과 다른 급여체계 적용을 받기 때문입니다.

예상 연봉은 평균 3천만 원대, 다만 복지혜택은 똑같이 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 안정성) 담보하라!"]

보안검색요원 전원이 정규직으로 바뀔지도 불투명합니다.

2017년 5월 이후 입사한 8백 명은 공개 선발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는데 기존 인원이 탈락하고 새로운 사람이 채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존 정규직 노조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장기호/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 "조만간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고) 헌법 소원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정보가 잘못 알려졌다고 해명했지만,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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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국민청원 봇물…인천공항 ‘직고용’ 논란 확산
    • 입력 2020-06-24 21:34:19
    • 수정2020-06-25 07:56:47
    뉴스 9
[앵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임기 초반인 2017년 5월, 인천공항공사를 찾은 대통령의 약속입니다.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을 해결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올해까지 정규직 전환이 계획된 대상자는 모두 20만 5천 명인데 이 가운데 19만 3천 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습니다.

불만은 양 쪽 모두에서 나옵니다.

정규직들은 열심히 취업 준비해서 들어온 직원들이 오히려 역차별 받는다고 반발했고, 공공기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된 노동자들 역시 직접고용이 돼도 급여체계가 다르거나, 또는 자회사에 고용돼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볼멘소리는 취업준비생들 역시 마찬가집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 되면 안 그래도 좁은 취업문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데, 열심히 공부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SNS에 부러진 연필 사진을 올린 학생도 있습니다.

모두 일자리를 놓고 빚어진 갈등의 단면입니다.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발표를 둘러싸고 논란이 거셉니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절차를 멈추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해 하루 만에 20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쟁점이 뭔지, 황정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논란의 중심이 된 직종은 여객보안검색요원으로 모두 천9백여 명입니다.

당초 자회사로 전환 채용하기로 했다가 청원경찰로 직종을 바꿔 공항공사에 직고용하기로 했습니다.

[구본환/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지난 22일 :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위헌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보안검색 요원은 청원경찰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190만 원을 벌다가 연봉 5천만 원의 정규직이 된다는 글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고, 공기업 정규직 전환을 그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 명가량이 동참했습니다.

[취업준비생/음성변조 : "갑자기 아르바이트하다가 정규직이 되어가지고 고연봉자로 바뀌어서 그런 내용 봤는데 공부하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대상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돼도 큰 폭의 임금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정규직들과 다른 급여체계 적용을 받기 때문입니다.

예상 연봉은 평균 3천만 원대, 다만 복지혜택은 똑같이 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 안정성) 담보하라!"]

보안검색요원 전원이 정규직으로 바뀔지도 불투명합니다.

2017년 5월 이후 입사한 8백 명은 공개 선발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는데 기존 인원이 탈락하고 새로운 사람이 채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존 정규직 노조는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장기호/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 "조만간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고) 헌법 소원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정보가 잘못 알려졌다고 해명했지만,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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