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없이 해봐라” vs “꼼수 부리지마라”…더 세진 여야 대치

입력 2020.06.25 (12: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한 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한 1,2차 추경안 심사가 3일~7일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3차 추경안을 6월 임시국회(7월3일 종료)에서 처리하려면 사실상 내일(26일) 본회의에서 관련 상임위 구성을 끝내야 합니다.

하지만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국회 복귀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국회 원 구성 협상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오히려 여야 대치는 더 거세진 모습입니다.

통합당은 '법사위 없이는 원 구성 협조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시간 끌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 돌아온 주호영 "야당없이 마음껏 해봐라…단일대오 유지!"

"야당 없이 마음껏 해봐라" 열흘 만에 국회로 복귀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일성입니다.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장에 주 원내대표가 들어서자 의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서 기립박수로 맞이했습니다.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만장일치로 재신임됐습니다.

평소 사람 좋고 남에게 싫은 소리 안 하기로 소문난 주 원내대표이지만, 오늘은 더욱 단호한 모습이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여당이 처음부터 '당신들 의사는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한번 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내주지 않는다면, 모든 상임위원장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겁니다.

"총선에서 이긴 걸 갖고 국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작정했고, 처음부터 협상은 없었다"고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걸 아는 순간 손을 내밀 텐데, 그때까지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국회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 명단 제출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에서 추경 예비 심사가 필요한데 12개 상임위 구성하지 않으면 심사가 되지 않아서 민주당도 고민하고 딜레마에 빠져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국회에 상임위원회 구성을 잠정적으로 해서 명단 배정표를 달라고 하는데 그럴 수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1차 추경 집행도 미진한 상태에서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추경, 본예산에 넣어야 할 추경이 엄청나게 올라와 있다"고 지적하면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추경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통합당은 현재 당 정책국과 개별 의원들을 통해 3차 추경안에 대한 검토를 마친 상태입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추경 예산은 모두 분석해놓았고 문제가 상당히 많다"면서 "하나하나 발표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의원총회 비공개 자리에서도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장에는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의총장에서 상임위원장 배분 참여를 요구한 의원들은 없었다"면서 "이 문제는 국회법 절차 무시하고 강행하다가 여러 난관에 부닥치게 된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 김태년 "꼼수 부리지 마라" 경고…내일 선출 강행 예고

엊그제 강원도 고성까지 주호영 원내대표를 찾아가며 협상에 '성의(?)'를 다했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였지만 오늘만큼은 결기를 다졌습니다. 통합당을 향해 "더이상 시간 끌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꼼수 부리지 말라"고도 경고했습니다.

3차 추경안을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해 7월 초 집행하려면 늦어도 내일(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부터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와 추경안 처리를 위해 국민과 함께 비상대기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해 3차 추경안 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건 환영하지만, 세세한 조건을 걸며 시간 끄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정치적 묘수를 찾다가 꼼수 부리는 일은 없기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에 복귀한 통합당이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리면 단호하게 행동하겠다"며 "상임위 구성을 위해 상임위 명단을 정상적으로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역시 주 원내대표를 향해 "복귀 일성으로 대북·윤미향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한다. 엄중한 시기에 10여 일간 국회를 떠났다가 돌아온 야당 대표의 복귀 일성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날을 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면 다른 야당과 함께 필요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국민께서 당에 부여한 막중한 책무를 더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고민에 빠진 국회의장…원 구성 강행할까?

여야가 다시 대치 상태에 돌입하자 난감해진 건 국회의장입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오전에 의장을 찾았는데,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국회 원 구성 결단을 요구한 김태년 원내대표의 요청에 박 의장은 "여야가 막판까지 진지하게 협상을 해달라.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입장을 들어보고 좀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통합당 원내지도부도 오후에 의장을 만날 예정입니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회의장이 민주당에 편향되게 국회를 운영해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박병석 의장은 "3차 추경안 처리의 절박성과 긴박성을 알고 있다"는 말을 거듭 하고 있습니다.

'의회주의자'를 내세운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협치에 손을 들어줄지, 시급한 추경 처리에 무게를 실을지, 결단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야당 없이 해봐라” vs “꼼수 부리지마라”…더 세진 여야 대치
    • 입력 2020-06-25 12:45:09
    취재K
민주당이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한 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한 1,2차 추경안 심사가 3일~7일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3차 추경안을 6월 임시국회(7월3일 종료)에서 처리하려면 사실상 내일(26일) 본회의에서 관련 상임위 구성을 끝내야 합니다.

하지만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국회 복귀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국회 원 구성 협상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오히려 여야 대치는 더 거세진 모습입니다.

통합당은 '법사위 없이는 원 구성 협조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시간 끌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 돌아온 주호영 "야당없이 마음껏 해봐라…단일대오 유지!"

"야당 없이 마음껏 해봐라" 열흘 만에 국회로 복귀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일성입니다.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장에 주 원내대표가 들어서자 의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서 기립박수로 맞이했습니다.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만장일치로 재신임됐습니다.

평소 사람 좋고 남에게 싫은 소리 안 하기로 소문난 주 원내대표이지만, 오늘은 더욱 단호한 모습이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여당이 처음부터 '당신들 의사는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한번 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내주지 않는다면, 모든 상임위원장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겁니다.

"총선에서 이긴 걸 갖고 국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작정했고, 처음부터 협상은 없었다"고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걸 아는 순간 손을 내밀 텐데, 그때까지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국회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 명단 제출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에서 추경 예비 심사가 필요한데 12개 상임위 구성하지 않으면 심사가 되지 않아서 민주당도 고민하고 딜레마에 빠져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국회에 상임위원회 구성을 잠정적으로 해서 명단 배정표를 달라고 하는데 그럴 수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1차 추경 집행도 미진한 상태에서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추경, 본예산에 넣어야 할 추경이 엄청나게 올라와 있다"고 지적하면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추경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통합당은 현재 당 정책국과 개별 의원들을 통해 3차 추경안에 대한 검토를 마친 상태입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추경 예산은 모두 분석해놓았고 문제가 상당히 많다"면서 "하나하나 발표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의원총회 비공개 자리에서도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장에는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의총장에서 상임위원장 배분 참여를 요구한 의원들은 없었다"면서 "이 문제는 국회법 절차 무시하고 강행하다가 여러 난관에 부닥치게 된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 김태년 "꼼수 부리지 마라" 경고…내일 선출 강행 예고

엊그제 강원도 고성까지 주호영 원내대표를 찾아가며 협상에 '성의(?)'를 다했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였지만 오늘만큼은 결기를 다졌습니다. 통합당을 향해 "더이상 시간 끌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꼼수 부리지 말라"고도 경고했습니다.

3차 추경안을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해 7월 초 집행하려면 늦어도 내일(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부터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와 추경안 처리를 위해 국민과 함께 비상대기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해 3차 추경안 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건 환영하지만, 세세한 조건을 걸며 시간 끄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정치적 묘수를 찾다가 꼼수 부리는 일은 없기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에 복귀한 통합당이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리면 단호하게 행동하겠다"며 "상임위 구성을 위해 상임위 명단을 정상적으로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역시 주 원내대표를 향해 "복귀 일성으로 대북·윤미향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한다. 엄중한 시기에 10여 일간 국회를 떠났다가 돌아온 야당 대표의 복귀 일성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날을 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면 다른 야당과 함께 필요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국민께서 당에 부여한 막중한 책무를 더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고민에 빠진 국회의장…원 구성 강행할까?

여야가 다시 대치 상태에 돌입하자 난감해진 건 국회의장입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오전에 의장을 찾았는데,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국회 원 구성 결단을 요구한 김태년 원내대표의 요청에 박 의장은 "여야가 막판까지 진지하게 협상을 해달라.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입장을 들어보고 좀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통합당 원내지도부도 오후에 의장을 만날 예정입니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회의장이 민주당에 편향되게 국회를 운영해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박병석 의장은 "3차 추경안 처리의 절박성과 긴박성을 알고 있다"는 말을 거듭 하고 있습니다.

'의회주의자'를 내세운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협치에 손을 들어줄지, 시급한 추경 처리에 무게를 실을지, 결단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