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거라 전우들아”…통도사에 새긴 한국전쟁 부상병 낙서
입력 2020.06.25 (17:20)
수정 2020.06.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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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 당시 경남 양산 통도사 법당들이 육군병원으로 운영됐다는 기록을 뒷받침하는 낙서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야전병원으로 쓰인 법당에는 3천여 명의 부상병들이 새긴 전쟁통의 그리움과 애환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물 1827호로 지정된 통도사 대광명전.
법당 안 나무 기둥과 벽 곳곳에 연필이나 날카로운 도구로 새긴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당시 치열한 전투 상황을 보여주듯 탱크와 철모 그림에서부터, 부상병 자신이나 가족, 연인으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남았습니다.
전우애를 담은 시도 눈에 띕니다.
'가노라 통도사야, 잘 있거라 전우들아. 정든 곳을 떠나려 하니, 세상이 수상하다.'
모두 70년 전,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대 초에 새긴 것으로 보입니다.
통도사가 6·25 전쟁 때 야전 병원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불당 문건인 '조성연기문'을 통해섭니다.
부상병 3천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전쟁 막바지인 1952년에 모두 퇴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대스님/통도사 사회과장 : "그 때 당시에 부상병들이 3,000여명이 절에 들어왔다. 불기 2979년 정월 12일에 다시 나갔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스님들과 마을 주민의 입으로 전해졌던 기억이 기록으로 남게 된 겁니다.
[안정철/통도사 인근 마을 주민 : "들 것 위에 흰 천을 덮었고요. 군인들은 소총을 착검해서 어깨 총을 한 상태로 (걸어가고)…."]
통도사는 국방부와 국가기록원 등에 사료 조사와 보존을 요청했습니다.
[지범스님/통도사 기획국장 :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통도사 측은 당시 치료를 받았던 장병 3천여 명 중 지금은 숨진 이름 모를 장병들을 위해 위령재를 치를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6·25 전쟁 당시 경남 양산 통도사 법당들이 육군병원으로 운영됐다는 기록을 뒷받침하는 낙서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야전병원으로 쓰인 법당에는 3천여 명의 부상병들이 새긴 전쟁통의 그리움과 애환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물 1827호로 지정된 통도사 대광명전.
법당 안 나무 기둥과 벽 곳곳에 연필이나 날카로운 도구로 새긴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당시 치열한 전투 상황을 보여주듯 탱크와 철모 그림에서부터, 부상병 자신이나 가족, 연인으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남았습니다.
전우애를 담은 시도 눈에 띕니다.
'가노라 통도사야, 잘 있거라 전우들아. 정든 곳을 떠나려 하니, 세상이 수상하다.'
모두 70년 전,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대 초에 새긴 것으로 보입니다.
통도사가 6·25 전쟁 때 야전 병원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불당 문건인 '조성연기문'을 통해섭니다.
부상병 3천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전쟁 막바지인 1952년에 모두 퇴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대스님/통도사 사회과장 : "그 때 당시에 부상병들이 3,000여명이 절에 들어왔다. 불기 2979년 정월 12일에 다시 나갔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스님들과 마을 주민의 입으로 전해졌던 기억이 기록으로 남게 된 겁니다.
[안정철/통도사 인근 마을 주민 : "들 것 위에 흰 천을 덮었고요. 군인들은 소총을 착검해서 어깨 총을 한 상태로 (걸어가고)…."]
통도사는 국방부와 국가기록원 등에 사료 조사와 보존을 요청했습니다.
[지범스님/통도사 기획국장 :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통도사 측은 당시 치료를 받았던 장병 3천여 명 중 지금은 숨진 이름 모를 장병들을 위해 위령재를 치를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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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0-06-25 17: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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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당시 경남 양산 통도사 법당들이 육군병원으로 운영됐다는 기록을 뒷받침하는 낙서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야전병원으로 쓰인 법당에는 3천여 명의 부상병들이 새긴 전쟁통의 그리움과 애환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물 1827호로 지정된 통도사 대광명전.
법당 안 나무 기둥과 벽 곳곳에 연필이나 날카로운 도구로 새긴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당시 치열한 전투 상황을 보여주듯 탱크와 철모 그림에서부터, 부상병 자신이나 가족, 연인으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남았습니다.
전우애를 담은 시도 눈에 띕니다.
'가노라 통도사야, 잘 있거라 전우들아. 정든 곳을 떠나려 하니, 세상이 수상하다.'
모두 70년 전,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대 초에 새긴 것으로 보입니다.
통도사가 6·25 전쟁 때 야전 병원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불당 문건인 '조성연기문'을 통해섭니다.
부상병 3천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전쟁 막바지인 1952년에 모두 퇴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대스님/통도사 사회과장 : "그 때 당시에 부상병들이 3,000여명이 절에 들어왔다. 불기 2979년 정월 12일에 다시 나갔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스님들과 마을 주민의 입으로 전해졌던 기억이 기록으로 남게 된 겁니다.
[안정철/통도사 인근 마을 주민 : "들 것 위에 흰 천을 덮었고요. 군인들은 소총을 착검해서 어깨 총을 한 상태로 (걸어가고)…."]
통도사는 국방부와 국가기록원 등에 사료 조사와 보존을 요청했습니다.
[지범스님/통도사 기획국장 :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통도사 측은 당시 치료를 받았던 장병 3천여 명 중 지금은 숨진 이름 모를 장병들을 위해 위령재를 치를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6·25 전쟁 당시 경남 양산 통도사 법당들이 육군병원으로 운영됐다는 기록을 뒷받침하는 낙서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야전병원으로 쓰인 법당에는 3천여 명의 부상병들이 새긴 전쟁통의 그리움과 애환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물 1827호로 지정된 통도사 대광명전.
법당 안 나무 기둥과 벽 곳곳에 연필이나 날카로운 도구로 새긴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당시 치열한 전투 상황을 보여주듯 탱크와 철모 그림에서부터, 부상병 자신이나 가족, 연인으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남았습니다.
전우애를 담은 시도 눈에 띕니다.
'가노라 통도사야, 잘 있거라 전우들아. 정든 곳을 떠나려 하니, 세상이 수상하다.'
모두 70년 전,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대 초에 새긴 것으로 보입니다.
통도사가 6·25 전쟁 때 야전 병원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불당 문건인 '조성연기문'을 통해섭니다.
부상병 3천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전쟁 막바지인 1952년에 모두 퇴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대스님/통도사 사회과장 : "그 때 당시에 부상병들이 3,000여명이 절에 들어왔다. 불기 2979년 정월 12일에 다시 나갔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스님들과 마을 주민의 입으로 전해졌던 기억이 기록으로 남게 된 겁니다.
[안정철/통도사 인근 마을 주민 : "들 것 위에 흰 천을 덮었고요. 군인들은 소총을 착검해서 어깨 총을 한 상태로 (걸어가고)…."]
통도사는 국방부와 국가기록원 등에 사료 조사와 보존을 요청했습니다.
[지범스님/통도사 기획국장 :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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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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