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군부대는 떠나가도 규제는 남아

입력 2020.06.26 (08:35) 수정 2020.06.26 (09: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부대 해체와 이전으로 군 장병만 2만 2천 명이 강원도를 떠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부대가 떠난 뒤에도 규제는 그대로 남아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엄기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천 사내면 한복판에 있는 땅입니다.

예전에 27사단 항공대가 있던 자립니다.

이 부대가 떠난 지 1년이 다 돼 갑니다.

하지만, 이 일대는 여전히 비행안전고도제한에 묶여, 높이 10미터가 넘는 건물은 지을 수가 없습니다.

[정수영/화천군 사내면 번영회장 : "지난 70년 동안 그랬으면 이젠 (규제를) 풀어줘야 될 때도 됐다. 그리고 헬기장도 이전을 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풀어주는 것은. 그런데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군 장병들이 떠나가면서 주민들은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부대가 떠난 자리에 산업단지라도 만들면 좋겠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화천군이 그 땅을 사겠다고 국방부에 건의해 봤지만, 감감무소식입니다.

아직도 그 땅이 군사적 활용 가치가 있다는 이윱니다.

[김종선/화천군 사창6리 이장 : "국방부나 정부나 이런 데는 그냥 나 몰라라 하는 식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게 어떻게 보면 괘씸하고."]

이처럼 군부대가 떠났거나 제대로 쓰지 않는데도 군사시설로 묶여있는 땅이 강원도에 560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축구장 천 개 넓입니다.
 
국방부는 하나같이 언젠가는 쓸지도 모른다며 주민들의 활용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와 시군이 수십년을 공존하던 군부대 해체에 '경기침체' 라는 직격탄을 맞고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이윱니다.

[조웅희/화천군 기획감사실장 : "규제가 있던 것을 해제시켜 준다거나 이런 것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군부대만 이전하다 보니까, 준비할 시간이 상당히 부족했었습니다."]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도 여전히 각종 규제는 남아, 남은 주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접경지, 군부대는 떠나가도 규제는 남아
    • 입력 2020-06-26 08:35:19
    • 수정2020-06-26 09:16:38
    뉴스광장(춘천)
[앵커] 부대 해체와 이전으로 군 장병만 2만 2천 명이 강원도를 떠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부대가 떠난 뒤에도 규제는 그대로 남아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엄기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천 사내면 한복판에 있는 땅입니다. 예전에 27사단 항공대가 있던 자립니다. 이 부대가 떠난 지 1년이 다 돼 갑니다. 하지만, 이 일대는 여전히 비행안전고도제한에 묶여, 높이 10미터가 넘는 건물은 지을 수가 없습니다. [정수영/화천군 사내면 번영회장 : "지난 70년 동안 그랬으면 이젠 (규제를) 풀어줘야 될 때도 됐다. 그리고 헬기장도 이전을 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풀어주는 것은. 그런데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군 장병들이 떠나가면서 주민들은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부대가 떠난 자리에 산업단지라도 만들면 좋겠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화천군이 그 땅을 사겠다고 국방부에 건의해 봤지만, 감감무소식입니다. 아직도 그 땅이 군사적 활용 가치가 있다는 이윱니다. [김종선/화천군 사창6리 이장 : "국방부나 정부나 이런 데는 그냥 나 몰라라 하는 식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게 어떻게 보면 괘씸하고."] 이처럼 군부대가 떠났거나 제대로 쓰지 않는데도 군사시설로 묶여있는 땅이 강원도에 560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축구장 천 개 넓입니다.   국방부는 하나같이 언젠가는 쓸지도 모른다며 주민들의 활용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와 시군이 수십년을 공존하던 군부대 해체에 '경기침체' 라는 직격탄을 맞고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이윱니다. [조웅희/화천군 기획감사실장 : "규제가 있던 것을 해제시켜 준다거나 이런 것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군부대만 이전하다 보니까, 준비할 시간이 상당히 부족했었습니다."]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도 여전히 각종 규제는 남아, 남은 주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춘천-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