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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운명의 ‘6월 30일’ 홍콩의 미래는?
입력 2020.06.28 (08:05) 특파원 리포트
우리 국회 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오늘 회의를 시작한다. 30일까지다. 이번 20차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가 주목받는 건 '홍콩보안법' 안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서방국가 압박에도 중국은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팎에서 생각하는 D-day는 회기 마지막 날인 '6월 30일'이다. 다음 날인 7월 1일은 중국이 홍콩을 반환받은 날이다. 중국 관영매체는 홍콩보안법 제정을 '2차 주권 반환'이라고 평가한다.


심의 거치며 더 강화된 홍콩보안법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20일 공개한 법안 초안을 보면 ▲ 국가 분열 ▲ 국가 정권 전복 ▲ 테러 활동 ▲ 외국 세력과 결탁 등 4가지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보안법을 집행할 중국 정부 '국가보안처'를 홍콩에 신설하고, 홍콩 정부에도 '국가안보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눈에 띄는 건 '외국 세력과 결탁'이다. 지난달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가결된 초안에는 ▲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 행위로 명시됐었다. 그런데 상무위원회 심의를 하면서 ▲ 외국 세력과 결탁으로 법 적용 범위가 더 넓어졌다. 이대로면 작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처럼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도 모두 처벌받게 된다.

홍콩 민주세력은 마카오에는 없는 중앙정부 '국가보안처'도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앙정부가 '특수'한 국가안보 사안을 처리하고, 홍콩 정부는 '보통'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반환 협정에 따라 50년 동안 사법권을 보장했는데, 이른바 '특수'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홍콩인이 중국에서 재판을 받을 처지에 놓인 것이다.

홍콩 '국가안보위원회' 역시 마카오 달리 중앙정부 고문을 두도록 했다. 겹겹의 통제장치를 둔 것이다.


홍콩보안법 적용 1호는 누굴까?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직감한 것일까? 조슈아 웡((黃之鋒)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내가 바로 그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살의 나이에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을 주도한 조슈아 웡은 작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도 출소하자마자 거리로 나섰다. 미국으로 건너가 홍콩 인권법 제정을 촉구해 법안 통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華春瑩)은 조슈아 웡을 "중국인 신분으로 사방팔방 다니면서 외국에 내정 간섭을 구걸하는 자"라고 평가했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Giordano)' 창업자이자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 지미 샴(岑子杰) 대표. 홍콩 최대 야당 민주당을 창당한 마틴 리(李柱銘). 노동단체 홍콩직공회연맹 리척얀(李卓人) 주석도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홍콩 시민사회단체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는 2,500여 개 비정부기구(NGO)와 200여 개 국제 시민사회단체가 있다. 홍콩 재야단체는 7월 1일 주권반환일에 빅토리아 공원에서 보안법 반대 시위를 벌인다.

今日不出來, 明天出不來. '오늘 나오지 않으면, 내일은 나올 수 없다'는 집회 제목에 홍콩 분위기가 느껴진다. 30일 중국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이 집회부터 홍콩보안법이 적용된다.


서방 "법 제정 안 된다" vs 중국 "내정이다"

작년 홍콩 인권법을 제정한 데 이어, 미국 상원은 25일 또 하나의 홍콩 관련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른바 '홍콩자치법'이다. 하원 표결과 트럼프 대통령 서명만 거치면 발효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미국 분위기로 볼 때 법안 통과는 시간문제다. 법이 시행되면 미국 정부는 홍콩 자치권 침해에 연루된 중국 관료와 홍콩 공무원 등을 제재할 수 있다. 이들과 거래한 은행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조시 홀리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이 홍콩에 남은 자유를 파괴하기 전에 손을 떼라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도 대놓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EU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 화상 정상회의를 했다. 외신은 EU가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를 거듭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하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전달하고 재고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국가의 어떤 압박도 가속도가 붙은 보안법 제정을 되돌릴 순 없을 듯하다. 중국은 홍콩 문제를 어떤 이유로도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으로 간주한다. 중국의 '주권' 문제라는 거다. 중국 외교부가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밝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홍콩의 미래는?

홍콩을 두고 세계 양대 패권 세력이 단단히 맞붙었다. 그런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700만 홍콩인들에게 돌아갈 게 뻔하다. 퇴행한 집회 결사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홍콩인들이 누렸던 '양제(兩制, 두 체제)의 자유'를 박탈할 것이다.

서방국가들이 제재해도 일차적으론 홍콩인들이 피해를 본다. 주홍콩 미국 상공회의소가 회원사 180곳을 조사해보니 보안법이 제정되면 30%가 홍콩을 떠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콩에는 1,541개 다국적 기업이 있고, 그중 1,300여 개가 미국 기업이다. 멀쩡한 직장을 잃게 될 홍콩인들이 얼마나 될까?

여기에 미국이 '홍콩 인권법'에 따라 실제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홍콩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경고한다. 뉴욕, 런던에 이은 세계 3대 금융 도시, 동방의 진주라는 명성을 지키지 못할 거라는 거다. 그래서일까? 홍콩에는 해외 이민을 문의하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 [특파원리포트] 운명의 ‘6월 30일’ 홍콩의 미래는?
    • 입력 2020-06-28 08:05:51
    특파원 리포트
우리 국회 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오늘 회의를 시작한다. 30일까지다. 이번 20차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가 주목받는 건 '홍콩보안법' 안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서방국가 압박에도 중국은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팎에서 생각하는 D-day는 회기 마지막 날인 '6월 30일'이다. 다음 날인 7월 1일은 중국이 홍콩을 반환받은 날이다. 중국 관영매체는 홍콩보안법 제정을 '2차 주권 반환'이라고 평가한다.


심의 거치며 더 강화된 홍콩보안법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20일 공개한 법안 초안을 보면 ▲ 국가 분열 ▲ 국가 정권 전복 ▲ 테러 활동 ▲ 외국 세력과 결탁 등 4가지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보안법을 집행할 중국 정부 '국가보안처'를 홍콩에 신설하고, 홍콩 정부에도 '국가안보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눈에 띄는 건 '외국 세력과 결탁'이다. 지난달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가결된 초안에는 ▲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 행위로 명시됐었다. 그런데 상무위원회 심의를 하면서 ▲ 외국 세력과 결탁으로 법 적용 범위가 더 넓어졌다. 이대로면 작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처럼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도 모두 처벌받게 된다.

홍콩 민주세력은 마카오에는 없는 중앙정부 '국가보안처'도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앙정부가 '특수'한 국가안보 사안을 처리하고, 홍콩 정부는 '보통'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반환 협정에 따라 50년 동안 사법권을 보장했는데, 이른바 '특수'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홍콩인이 중국에서 재판을 받을 처지에 놓인 것이다.

홍콩 '국가안보위원회' 역시 마카오 달리 중앙정부 고문을 두도록 했다. 겹겹의 통제장치를 둔 것이다.


홍콩보안법 적용 1호는 누굴까?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직감한 것일까? 조슈아 웡((黃之鋒)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내가 바로 그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살의 나이에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을 주도한 조슈아 웡은 작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도 출소하자마자 거리로 나섰다. 미국으로 건너가 홍콩 인권법 제정을 촉구해 법안 통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華春瑩)은 조슈아 웡을 "중국인 신분으로 사방팔방 다니면서 외국에 내정 간섭을 구걸하는 자"라고 평가했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Giordano)' 창업자이자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 지미 샴(岑子杰) 대표. 홍콩 최대 야당 민주당을 창당한 마틴 리(李柱銘). 노동단체 홍콩직공회연맹 리척얀(李卓人) 주석도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홍콩 시민사회단체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는 2,500여 개 비정부기구(NGO)와 200여 개 국제 시민사회단체가 있다. 홍콩 재야단체는 7월 1일 주권반환일에 빅토리아 공원에서 보안법 반대 시위를 벌인다.

今日不出來, 明天出不來. '오늘 나오지 않으면, 내일은 나올 수 없다'는 집회 제목에 홍콩 분위기가 느껴진다. 30일 중국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이 집회부터 홍콩보안법이 적용된다.


서방 "법 제정 안 된다" vs 중국 "내정이다"

작년 홍콩 인권법을 제정한 데 이어, 미국 상원은 25일 또 하나의 홍콩 관련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른바 '홍콩자치법'이다. 하원 표결과 트럼프 대통령 서명만 거치면 발효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미국 분위기로 볼 때 법안 통과는 시간문제다. 법이 시행되면 미국 정부는 홍콩 자치권 침해에 연루된 중국 관료와 홍콩 공무원 등을 제재할 수 있다. 이들과 거래한 은행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조시 홀리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이 홍콩에 남은 자유를 파괴하기 전에 손을 떼라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도 대놓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EU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 화상 정상회의를 했다. 외신은 EU가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를 거듭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하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전달하고 재고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국가의 어떤 압박도 가속도가 붙은 보안법 제정을 되돌릴 순 없을 듯하다. 중국은 홍콩 문제를 어떤 이유로도 양보할 수 없는 '핵심이익'으로 간주한다. 중국의 '주권' 문제라는 거다. 중국 외교부가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밝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홍콩의 미래는?

홍콩을 두고 세계 양대 패권 세력이 단단히 맞붙었다. 그런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700만 홍콩인들에게 돌아갈 게 뻔하다. 퇴행한 집회 결사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홍콩인들이 누렸던 '양제(兩制, 두 체제)의 자유'를 박탈할 것이다.

서방국가들이 제재해도 일차적으론 홍콩인들이 피해를 본다. 주홍콩 미국 상공회의소가 회원사 180곳을 조사해보니 보안법이 제정되면 30%가 홍콩을 떠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콩에는 1,541개 다국적 기업이 있고, 그중 1,300여 개가 미국 기업이다. 멀쩡한 직장을 잃게 될 홍콩인들이 얼마나 될까?

여기에 미국이 '홍콩 인권법'에 따라 실제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홍콩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경고한다. 뉴욕, 런던에 이은 세계 3대 금융 도시, 동방의 진주라는 명성을 지키지 못할 거라는 거다. 그래서일까? 홍콩에는 해외 이민을 문의하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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