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인국공 신규 채용 1명은 누구?…취준생 자리 뺏겼나?

입력 2020.07.02 (17:25) 수정 2020.07.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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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하 인국공)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개채용 절차 없는 정규직 전환 정책이 취업준비생들의 소중한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게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측이 제기하는 핵심 쟁점입니다.

이런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이 올해 정작 신규 채용은 1명에 그쳤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트위터와 취업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등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 논란의 발단은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다시 경제지 등에서 내용을 전파하고 유튜버 등이 덧보태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단독] 4년간 4800명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올 신규채용 1명

기사에는 최근 4년간 주요 10대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고 그로 인해 정규직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분석한 결과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여러 기관의 사례가 언급됐는데, 최근 상황에 맞물려 인국공의 사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특히 취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측에서는 `올 신규채용 1명'이라는 문구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온라인 반응 갈무리.온라인 반응 갈무리.

뒤이어 나온 다른 언론사의 후속보도 제목과 내용도 인국공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취준생 일자리 영향 없다"지만...인국공 올 들어 신규채용 '1명'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 때문에 인국공의 올해 신규채용이 1명에 불과할 정도로 대폭 줄어든 걸까요? 인터넷·SNS에 달린 댓글 상당수는 그렇게 이해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입니다. 이 말은 사실인 지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1명만 뽑았는지, 더 알아야 할 내용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 올 초 채용된 1명은 누구?...취준생 자리 뺏겼나?

인국공이 올 상반기에 1명을 신규채용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논란의 중심에 선 정규직 신입 공채가 아닙니다. 결원이 발생한 안전혁신실장(처장급)을 개방형 계약직으로 공개 채용했습니다. 7년 이상 경력이 필요한 자리여서 신입 공채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닙니다.

그럼 정규직 신입 채용은 얼마나 뽑을까요?

공사는 9월 임용을 목표로 현재 70명의 일반직 신입 직원을 뽑고 있습니다. 이미 5월 말 채용 공고를 냈고 6월부터 전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래 4월로 예정됐었던 공채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6월로 미뤄져 시행된 겁니다.

2018년 121명, 2019년 138명에 비해서는 줄었습니다. 다만 그때는 2018년 개장한 제2 터미널과 제4 활주로 건설사업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많이 뽑았다는 게 인천공항공사 측의 설명입니다. 인국공 관계자는 "제2 터미널 건설과 활주로 증설에 필요한 인원은 관련 교육과 업무 숙련도 등을 고려해 이때 미리 충원했고 이후 해당 업무에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일반직 정규직 공채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에 56명, 2016년에 62명, 2017년엔 57명을 뽑았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에 121명으로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138명을 뽑았습니다.

그러니까 제2 터미널과 4활주로 건설이라는 특수성을 제외하면 올해 정규직 신입 공채는 예년을 조금 웃도는 규모입니다.


■ 오해 유발한 기사…의도된 표현일까?

우선 화제가 된 기사 제목을 다시 한 번 볼까요? → [단독] 4년간 4,800명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올 신규채용 1명

이 기사에 달린 누리꾼 반응의 상당수는 결국 오해에서 비롯된 걸로 보입니다. 제목과 본문 내용 모두 오해의 소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10대 공공기관의 인건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기사지만 인국공의 사례를 콕 짚어서 제목으로 뽑았고, 그나마도 '절반의 사실'만 담겨있으니까요.

인국공이 올 초 1명을 신규채용한 것이 맞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신입 공채 정규직도 아닙니다. 지난달부터 70명을 대상으로 공채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제목과 본문 어디에서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본문에서 "인천공항의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이 (중략) 올해 1분기 1명에 그치면서 '채용 절벽' 상황을 맞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국공 구인사이트에 한 번만 들어가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공공기관들의 인건비 증가와 신규 채용 규모 감소를 연관짓지만,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이나 언급은 없었습니다. 인건비가 증가하는 요인에는 채용 규모나 정원 증가, 임금인상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단순히 '정규직 전환 정책 = 신규채용 감소'라는 주장으로 연결짓는 건 여러모로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사의 제목과 일부 내용만 보고 "인국공 정규직 신입을 올해 딱 1명만 뽑는다"고 생각한 분이 계시다면 오해입니다.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취재지원: 노수아 / 팩트체크 인턴 기자(xooah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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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인국공 신규 채용 1명은 누구?…취준생 자리 뺏겼나?
    • 입력 2020-07-02 17:25:33
    • 수정2020-07-02 17:45:27
    팩트체크K
인천국제공항(이하 인국공)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개채용 절차 없는 정규직 전환 정책이 취업준비생들의 소중한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게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측이 제기하는 핵심 쟁점입니다.

이런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이 올해 정작 신규 채용은 1명에 그쳤다는 내용이 퍼지면서 트위터와 취업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등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 논란의 발단은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다시 경제지 등에서 내용을 전파하고 유튜버 등이 덧보태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단독] 4년간 4800명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올 신규채용 1명

기사에는 최근 4년간 주요 10대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고 그로 인해 정규직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분석한 결과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여러 기관의 사례가 언급됐는데, 최근 상황에 맞물려 인국공의 사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특히 취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측에서는 `올 신규채용 1명'이라는 문구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온라인 반응 갈무리.
뒤이어 나온 다른 언론사의 후속보도 제목과 내용도 인국공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취준생 일자리 영향 없다"지만...인국공 올 들어 신규채용 '1명'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 때문에 인국공의 올해 신규채용이 1명에 불과할 정도로 대폭 줄어든 걸까요? 인터넷·SNS에 달린 댓글 상당수는 그렇게 이해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입니다. 이 말은 사실인 지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1명만 뽑았는지, 더 알아야 할 내용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 올 초 채용된 1명은 누구?...취준생 자리 뺏겼나?

인국공이 올 상반기에 1명을 신규채용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논란의 중심에 선 정규직 신입 공채가 아닙니다. 결원이 발생한 안전혁신실장(처장급)을 개방형 계약직으로 공개 채용했습니다. 7년 이상 경력이 필요한 자리여서 신입 공채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닙니다.

그럼 정규직 신입 채용은 얼마나 뽑을까요?

공사는 9월 임용을 목표로 현재 70명의 일반직 신입 직원을 뽑고 있습니다. 이미 5월 말 채용 공고를 냈고 6월부터 전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래 4월로 예정됐었던 공채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6월로 미뤄져 시행된 겁니다.

2018년 121명, 2019년 138명에 비해서는 줄었습니다. 다만 그때는 2018년 개장한 제2 터미널과 제4 활주로 건설사업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많이 뽑았다는 게 인천공항공사 측의 설명입니다. 인국공 관계자는 "제2 터미널 건설과 활주로 증설에 필요한 인원은 관련 교육과 업무 숙련도 등을 고려해 이때 미리 충원했고 이후 해당 업무에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일반직 정규직 공채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에 56명, 2016년에 62명, 2017년엔 57명을 뽑았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에 121명으로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138명을 뽑았습니다.

그러니까 제2 터미널과 4활주로 건설이라는 특수성을 제외하면 올해 정규직 신입 공채는 예년을 조금 웃도는 규모입니다.


■ 오해 유발한 기사…의도된 표현일까?

우선 화제가 된 기사 제목을 다시 한 번 볼까요? → [단독] 4년간 4,800명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올 신규채용 1명

이 기사에 달린 누리꾼 반응의 상당수는 결국 오해에서 비롯된 걸로 보입니다. 제목과 본문 내용 모두 오해의 소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10대 공공기관의 인건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기사지만 인국공의 사례를 콕 짚어서 제목으로 뽑았고, 그나마도 '절반의 사실'만 담겨있으니까요.

인국공이 올 초 1명을 신규채용한 것이 맞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신입 공채 정규직도 아닙니다. 지난달부터 70명을 대상으로 공채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사실은 제목과 본문 어디에서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본문에서 "인천공항의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이 (중략) 올해 1분기 1명에 그치면서 '채용 절벽' 상황을 맞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국공 구인사이트에 한 번만 들어가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공공기관들의 인건비 증가와 신규 채용 규모 감소를 연관짓지만,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이나 언급은 없었습니다. 인건비가 증가하는 요인에는 채용 규모나 정원 증가, 임금인상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단순히 '정규직 전환 정책 = 신규채용 감소'라는 주장으로 연결짓는 건 여러모로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사의 제목과 일부 내용만 보고 "인국공 정규직 신입을 올해 딱 1명만 뽑는다"고 생각한 분이 계시다면 오해입니다.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취재지원: 노수아 / 팩트체크 인턴 기자(xooah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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