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코로나19 비상…김정은, 대책회의 주재

입력 2020.07.03 (14:16) 수정 2020.07.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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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국가비상방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국가비상방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 9일 만에 재등장한 김정은, 이번엔 '코로나19 대책회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2일)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북한 총참모부의 군사행동계획 보류를 지시한 지난달 23일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이후 9일 만입니다.

확대회의 주제는 코로나19 방역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섣부른 방역조치 완화는 치명적 위기를 초래한다"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비상방역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 직접 대책회의까지 주재…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은?

코로나19를 주 의제로 삼은 정치국 회의를 다시 열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대책을 지시한 것은 현재 북한사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이 중대한 문제라는 방증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코로나19의 대유행 우려가 제기되던 지난 2월 28일과 최고인민회의를 앞둔 4월 11일에도 정치국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논의했습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오늘 CBS 라디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연 것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 아닌가"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3일 대남 군사행동 보류 결정을 내린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와 김재룡 내각 총리가 주재한 27일 내각 전원회의 등 최근 잇따라 열렸던 '화상회의' 형식도 코로나19 확산의 증거가 아니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 초·중·고등학교들도 지난달 초 개학을 하며 화상 생중계로 '비대면 개학식'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 北 코로나19 확진 공식통계는 0명…국제사회는 '의심'

북한도 코로나19 확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는 여러 정황들이 있음에도, 공식적으로 북한당국이 밝힌 확진자 수는 0명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19일 기준 총 92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했고, 이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WHO에 보고했습니다.

북한 보건성 박명수 국가위생검열원장은 지난달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단 1건의 바이러스 감염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과의 접경지에서도 감염사례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공식 보고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비르 만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평양사무소 부대표는 지난 2월 "북한 당국은 FA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우리는 그 같은 주장에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을 통해 전하기도 했습니다.


■ 평양종합병원 건설 논의도…'주민 건강 최우선' 메시지

어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까지 완공을 지시한 평양종합병원 건설 문제도 논의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평양종합병원을 올해 최우선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코로나19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최고지도자가 주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코로나19로 경제도 비상?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북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코로나19로 국경폐쇄 조치가 단행되고 북·중 간 무역이 끊기면서 북한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실제 북한 경제는 3년 이상 계속된 대북제재와 함께,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올해 초부터 국경을 폐쇄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이 끊긴 게 가장 큰 요인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북한의 중국 수출은 올해 3·4월, 1년 전 대비 90% 이상 감소했고 수입도 90% 넘게 줄었습니다. 5월에는 중국과의 무역총액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국경폐쇄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이미 상당한 상태로 추정됩니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의 밀수도 코로나19 사태로 예년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어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는 북한 지도부가 코로나19 관련 철저한 방역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민심의 동요를 막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단, 회의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외 행보와 관련해서는 "당 대외사업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과 기타 사항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고만 밝혔습니다. 북한은 당분간 관망 모드를 유지한 채 내부 결속을 다지고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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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도 코로나19 비상…김정은, 대책회의 주재
    • 입력 2020-07-03 14:16:06
    • 수정2020-07-03 14:17:16
    취재K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국가비상방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 9일 만에 재등장한 김정은, 이번엔 '코로나19 대책회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2일)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북한 총참모부의 군사행동계획 보류를 지시한 지난달 23일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이후 9일 만입니다.

확대회의 주제는 코로나19 방역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섣부른 방역조치 완화는 치명적 위기를 초래한다"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비상방역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 직접 대책회의까지 주재…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은?

코로나19를 주 의제로 삼은 정치국 회의를 다시 열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대책을 지시한 것은 현재 북한사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이 중대한 문제라는 방증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코로나19의 대유행 우려가 제기되던 지난 2월 28일과 최고인민회의를 앞둔 4월 11일에도 정치국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논의했습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오늘 CBS 라디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연 것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 아닌가"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3일 대남 군사행동 보류 결정을 내린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와 김재룡 내각 총리가 주재한 27일 내각 전원회의 등 최근 잇따라 열렸던 '화상회의' 형식도 코로나19 확산의 증거가 아니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 초·중·고등학교들도 지난달 초 개학을 하며 화상 생중계로 '비대면 개학식'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 北 코로나19 확진 공식통계는 0명…국제사회는 '의심'

북한도 코로나19 확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는 여러 정황들이 있음에도, 공식적으로 북한당국이 밝힌 확진자 수는 0명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19일 기준 총 92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했고, 이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WHO에 보고했습니다.

북한 보건성 박명수 국가위생검열원장은 지난달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단 1건의 바이러스 감염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과의 접경지에서도 감염사례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공식 보고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비르 만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평양사무소 부대표는 지난 2월 "북한 당국은 FA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우리는 그 같은 주장에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을 통해 전하기도 했습니다.


■ 평양종합병원 건설 논의도…'주민 건강 최우선' 메시지

어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까지 완공을 지시한 평양종합병원 건설 문제도 논의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평양종합병원을 올해 최우선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코로나19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최고지도자가 주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코로나19로 경제도 비상?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북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코로나19로 국경폐쇄 조치가 단행되고 북·중 간 무역이 끊기면서 북한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실제 북한 경제는 3년 이상 계속된 대북제재와 함께,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올해 초부터 국경을 폐쇄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이 끊긴 게 가장 큰 요인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북한의 중국 수출은 올해 3·4월, 1년 전 대비 90% 이상 감소했고 수입도 90% 넘게 줄었습니다. 5월에는 중국과의 무역총액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국경폐쇄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이미 상당한 상태로 추정됩니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의 밀수도 코로나19 사태로 예년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어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는 북한 지도부가 코로나19 관련 철저한 방역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민심의 동요를 막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단, 회의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외 행보와 관련해서는 "당 대외사업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과 기타 사항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고만 밝혔습니다. 북한은 당분간 관망 모드를 유지한 채 내부 결속을 다지고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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