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공직자 솔선하고…근본 대책 내놓아야

입력 2020.07.06 (07:43) 수정 2020.07.0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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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해설위원

“지역구를 버리고, 똘똘한 아파트 한 채를 챙겼다” 서울 강남 아파트 대신 청주의 아파트를 팔겠다고 밝힌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행태를 놓고, 시중에선 요즘 조롱 섞인 농담이 떠돌고 있습니다. 청와대 비서관 12 명, 정부 장차관 15 명, 현역 국회의원 88 명이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들입니다. 이런 불편한 현실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정책을 믿고 집값 떨어지길 기다리면 바보’라는 시중의 농담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니라는 얘기죠.

‘정책과 싸우지 말라’는 부동산 시장 격언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랩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값은 50 % 넘게 올라서 10 억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전세값 역시 50 주 넘게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를 믿고 전, 월세살이를 고집했던 서민들은 치솟는 집값을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습니다. 다급한 나머지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이, 주무 장관을 불러서 추가 긴급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불과 보름 만입니다. ‘정책 불신’을 넘어 이제는 '정책 실패’라는 말이 더 이상 빈 말이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을 늘려라’, ‘대출만 조이지 말고, 공급물량을 더 늘려라’, ‘무주택 서민이나 생애최초 구입자 부담을 줄여라’ ‘도심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런 저런 대책도 많고, 주문도 많습니다. 다 일리 있는 지적들입니다. 그러나 의사 처방이 아무리 좋아도, 환자가 약효를 믿지 않으면 병을 고칠 수 없는 법이죠.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쏟아내도, 시장에서 신뢰를 잃으면 별 효과가 없습니다.

‘시장과 싸우지 말라’ 는 또 다른 격언도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건 모두 투기꾼들 때문이라며 정부가 토끼몰이 하듯 땜질식 뒷북 처방을 쏟아내고 시장과 싸우려 해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시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당근과 채찍을 아우르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일관성과 신뢰에 달려 있습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첫 걸음은 공직자들의 솔선수범하는 자세라고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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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해설위원

“지역구를 버리고, 똘똘한 아파트 한 채를 챙겼다” 서울 강남 아파트 대신 청주의 아파트를 팔겠다고 밝힌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행태를 놓고, 시중에선 요즘 조롱 섞인 농담이 떠돌고 있습니다. 청와대 비서관 12 명, 정부 장차관 15 명, 현역 국회의원 88 명이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들입니다. 이런 불편한 현실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정책을 믿고 집값 떨어지길 기다리면 바보’라는 시중의 농담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니라는 얘기죠.

‘정책과 싸우지 말라’는 부동산 시장 격언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랩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값은 50 % 넘게 올라서 10 억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전세값 역시 50 주 넘게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를 믿고 전, 월세살이를 고집했던 서민들은 치솟는 집값을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습니다. 다급한 나머지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이, 주무 장관을 불러서 추가 긴급 대책을 주문했습니다.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불과 보름 만입니다. ‘정책 불신’을 넘어 이제는 '정책 실패’라는 말이 더 이상 빈 말이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을 늘려라’, ‘대출만 조이지 말고, 공급물량을 더 늘려라’, ‘무주택 서민이나 생애최초 구입자 부담을 줄여라’ ‘도심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런 저런 대책도 많고, 주문도 많습니다. 다 일리 있는 지적들입니다. 그러나 의사 처방이 아무리 좋아도, 환자가 약효를 믿지 않으면 병을 고칠 수 없는 법이죠.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쏟아내도, 시장에서 신뢰를 잃으면 별 효과가 없습니다.

‘시장과 싸우지 말라’ 는 또 다른 격언도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건 모두 투기꾼들 때문이라며 정부가 토끼몰이 하듯 땜질식 뒷북 처방을 쏟아내고 시장과 싸우려 해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시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당근과 채찍을 아우르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일관성과 신뢰에 달려 있습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첫 걸음은 공직자들의 솔선수범하는 자세라고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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