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식투쟁’…STX조선 ‘소형조선소’ 되나?

입력 2020.07.0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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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STX조선해양 노조가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STX조선 사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스스로 생존하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사실상 규모 축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STX조선해양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건 지난달 2일.

2년 동안의 순환 무급휴직이 끝나면서부터입니다.

이튿날 경상남도가 산업은행과 면담했지만 협의하지 못했고, 사 측은 17일 조업 중단에 이어 29일 희망퇴직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노조는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습니다.

전원 복직에서 한발 물러선 유급 휴직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이장섭/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 : "빚에 못 이겨서 희망퇴직금 얼마라도 받아서 해결하려고 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투입 불가', '자구 회생'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해 550억 원 수준의 고정비를 절반 이상 낮춰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해 최대 20척 이상 건조할 수 있는 회사 규모를 10척 수준으로 줄이라는 요구입니다. 

[경상남도 관계자 : "(산업은행은) STX에 대해서는 배를 짓더라도 스스로 제작비를 마련해서 해야 한다는 부분이고, 그것에 대한 변화는 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규모 축소'가 가장 큰 원칙.

산업은행이 유급 휴직 때 고용유지지원금의 사측 부담금을 일부 부담하겠다는 경남도의 절충안도 거부하는 이윱니다.

고용을 전제로 한 지원금을 받을 경우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도크나 부지 등 물적 규모를 최소화한 상황에서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STX조선 관계자/음성변조 : "정부에서 중형 조선소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건지. 만약에 줄이겠다면 줄이라고 하든지 지원을 할 거면 지원을 해주든지 이런 어떤 방향이 나와야 하는데 그냥 그대로 놔두고 혼자서 살라고 하니까 계속 고사하는 그런 상황인 거죠."]

정부의 장기적 방향성 제시 없이 규모를 축소하는 구조조정이 강행되면서, 산업은행이 성동조선처럼 STX조선의 규모를 줄여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 권경환

그래픽: 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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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단식투쟁’…STX조선 ‘소형조선소’ 되나?
    • 입력 2020-07-09 10:52:00
    뉴스경남(창원)
[앵커] 한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STX조선해양 노조가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STX조선 사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스스로 생존하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사실상 규모 축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STX조선해양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건 지난달 2일. 2년 동안의 순환 무급휴직이 끝나면서부터입니다. 이튿날 경상남도가 산업은행과 면담했지만 협의하지 못했고, 사 측은 17일 조업 중단에 이어 29일 희망퇴직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노조는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습니다. 전원 복직에서 한발 물러선 유급 휴직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이장섭/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 : "빚에 못 이겨서 희망퇴직금 얼마라도 받아서 해결하려고 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투입 불가', '자구 회생'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해 550억 원 수준의 고정비를 절반 이상 낮춰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해 최대 20척 이상 건조할 수 있는 회사 규모를 10척 수준으로 줄이라는 요구입니다.  [경상남도 관계자 : "(산업은행은) STX에 대해서는 배를 짓더라도 스스로 제작비를 마련해서 해야 한다는 부분이고, 그것에 대한 변화는 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규모 축소'가 가장 큰 원칙. 산업은행이 유급 휴직 때 고용유지지원금의 사측 부담금을 일부 부담하겠다는 경남도의 절충안도 거부하는 이윱니다. 고용을 전제로 한 지원금을 받을 경우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도크나 부지 등 물적 규모를 최소화한 상황에서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STX조선 관계자/음성변조 : "정부에서 중형 조선소에 대해서 어떻게 할 건지. 만약에 줄이겠다면 줄이라고 하든지 지원을 할 거면 지원을 해주든지 이런 어떤 방향이 나와야 하는데 그냥 그대로 놔두고 혼자서 살라고 하니까 계속 고사하는 그런 상황인 거죠."] 정부의 장기적 방향성 제시 없이 규모를 축소하는 구조조정이 강행되면서, 산업은행이 성동조선처럼 STX조선의 규모를 줄여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 권경환 그래픽: 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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