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직원 수두룩…미화원 인건비 ‘줄줄’

입력 2020.07.09 (19:19) 수정 2020.07.0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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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화원에 대한 갑질과 용역비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 소식,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이 업체는 일 하지도 않은 가짜 직원을 미화원인 것처럼 속여 수년 동안 인건비를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시 민간 위탁 청소 업체의 인건비 지급 내역입니다.

2년 동안 인건비로 8천백 만 원을 받은 차 모 씨.

하지만 실제 청소일을 한 적이 없는 가짜 직원이었습니다.

미화원에게만 지급하도록 돼 있는 직접 인건비를 멋대로 집행한 겁니다.

석 달간 천만 원이 넘는 돈을 타간 나 모 씨.

알고 보니 전주의 한 장갑 도매상 업주인데, 나 씨의 아내는 청소 업체를 실질적으로 경영해 온 육 모 씨와 친·인척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기수/OO업체 미화원 : "12년 동안 근무하면서, 나OO 등의 이름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육 씨가 청소 업체와 별도로 운영하는 한 인터넷 언론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강 모 씨도 미화원 월급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주시 조사 결과 2천17년부터 이듬해까지 이처럼 가짜로 인건비를 받아간 사람은 모두 21명.

업체는 미화원에게 지급해야 할 용역비에서 월급 말고도 4대 보험료까지 내줬습니다.

시는 인건비와 보험료 등 부당 지급 사실이 확인된 2억 원가량을 전액 환수할 방침입니다.

[이기섭/전주시 자원순환과장 : "이와 다른 위법 사항이 나오면 형사 고발까지 할 예정이며, 계약 해지까지 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온 전주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업체가 청소 구역을 나눠 가짜 인원으로 정원을 채운 사이, 빈자리를 메우려 더 고된 일을 감당해온 건 환경미화원들이었습니다.

[김인수/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직실장 : "작은 돈은 철저히 관리 감독하면서, 몇백 억 대 되는 걸 감독하지 않은 거에요. 그건 유착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근본적으로 이를 예방하려면 전주시가 직접 고용해서…."]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하고, 업체를 찾아갔지만,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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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직원 수두룩…미화원 인건비 ‘줄줄’
    • 입력 2020-07-09 19:19:09
    • 수정2020-07-09 19:24:23
    뉴스7(전주)
[앵커] 미화원에 대한 갑질과 용역비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인 전주시 위탁 청소 업체 소식,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이 업체는 일 하지도 않은 가짜 직원을 미화원인 것처럼 속여 수년 동안 인건비를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시 민간 위탁 청소 업체의 인건비 지급 내역입니다. 2년 동안 인건비로 8천백 만 원을 받은 차 모 씨. 하지만 실제 청소일을 한 적이 없는 가짜 직원이었습니다. 미화원에게만 지급하도록 돼 있는 직접 인건비를 멋대로 집행한 겁니다. 석 달간 천만 원이 넘는 돈을 타간 나 모 씨. 알고 보니 전주의 한 장갑 도매상 업주인데, 나 씨의 아내는 청소 업체를 실질적으로 경영해 온 육 모 씨와 친·인척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기수/OO업체 미화원 : "12년 동안 근무하면서, 나OO 등의 이름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육 씨가 청소 업체와 별도로 운영하는 한 인터넷 언론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강 모 씨도 미화원 월급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주시 조사 결과 2천17년부터 이듬해까지 이처럼 가짜로 인건비를 받아간 사람은 모두 21명. 업체는 미화원에게 지급해야 할 용역비에서 월급 말고도 4대 보험료까지 내줬습니다. 시는 인건비와 보험료 등 부당 지급 사실이 확인된 2억 원가량을 전액 환수할 방침입니다. [이기섭/전주시 자원순환과장 : "이와 다른 위법 사항이 나오면 형사 고발까지 할 예정이며, 계약 해지까지 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온 전주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업체가 청소 구역을 나눠 가짜 인원으로 정원을 채운 사이, 빈자리를 메우려 더 고된 일을 감당해온 건 환경미화원들이었습니다. [김인수/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직실장 : "작은 돈은 철저히 관리 감독하면서, 몇백 억 대 되는 걸 감독하지 않은 거에요. 그건 유착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근본적으로 이를 예방하려면 전주시가 직접 고용해서…."]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하고, 업체를 찾아갔지만,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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