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 이후 폐허에서 피우는 희망…영화 ‘반도’

입력 2020.07.0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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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반도는 더 빨라지고 강해진 좀비들로 가득 찼다. 그곳에 고립돼 살아남은 사람들은 인간성과 이성을 잃고 좀비와 다름없는 짐승이 됐다.

K-좀비의 시원을 연 영화 '부산행'의 후속편인 '반도'는 지옥과 같은 곳에서도 찾아내고 지켜야 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4년 전 닥친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국가는 하루 만에 마비되고 무너졌다. 고립된 땅에 덮친 태풍과 홍수는 거대한 배도 지상으로 밀어 올렸다. 가까스로 탈출선에 올랐으나 가족을 잃고 희망도 버린 채 살아온 전직 군인 정석(강동원 분)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폐허가 된 반도로 돌아온다.

임무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 631부대와 좀비 떼의 공격을 받는다. 끝이라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을 때 좀비 떼를 쓸어버리며 나타난 준이(이레 분)와 유진(이예원 분). 정석은 두 아이의 엄마 민정(이정현 분)과 전직 군 간부 김 노인(권해효 분)이 이룬 가족과 함께 필사의 탈출에 나선다.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를 그린 '반도'의 볼거리는 압도적으로 풍성해졌다.

부산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폐허가 된 인천항과 서울 도심으로 확장된 배경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했다. 구로디지털단지 역사와 오목교의 다리 등 익숙한 서울의 모습은 생경하게 다가온다.

좀비들의 움직임과 액션도 더욱더 빠르고 강해졌다. '부산행'의 좀비가 특성을 알 수 없어 두려운 존재였다면, '반도'의 좀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오래 굶주려 강해졌다. 움직임은 드넓은 공간에 맞게 장면마다 다양하게 디자인됐다.

좀비와 맞서 살아남은 사람들, 돌아온 사람들은 육탄전과 총격전, 추격전을 벌이며 빛과 소리에 민감한 좀비의 특성을 활용한다.

심혈을 기울인 카체이싱 장면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떠올리게 한다.

'매드맥스'가 다양한 콘셉트의 자동차들을 실사로 찍은 아날로그 액션으로 짜릿함을 안긴다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한 '반도'의 카체이싱은 생존을 위해 운전을 배운 어린 여자아이들이 좀비를 쓸어버리는 액션이 주는 쾌감 안에 페이소스가 담겨 있다.

압도적으로 늘어난 굶주린 좀비보다 더 공포스러운 존재는 631 부대원들이다. 민간인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된 이 부대는 살아남았지만, 고립된 4년 동안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간을 노리개 삼는 짐승이 되어 버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의 당위는 희망'이라고 말했던 연상호 감독은 9일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서 "'부산행'을 초등학생들이 그렇게 좋아했다. 부모님들이 속편을 기대하신다는 게 신기했다"며 "'반도'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건 보편적인 메시지로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거였다"고 말했다.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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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재앙 이후 폐허에서 피우는 희망…영화 ‘반도’
    • 입력 2020-07-09 19:37:47
    연합뉴스
폐허가 된 반도는 더 빨라지고 강해진 좀비들로 가득 찼다. 그곳에 고립돼 살아남은 사람들은 인간성과 이성을 잃고 좀비와 다름없는 짐승이 됐다.

K-좀비의 시원을 연 영화 '부산행'의 후속편인 '반도'는 지옥과 같은 곳에서도 찾아내고 지켜야 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4년 전 닥친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국가는 하루 만에 마비되고 무너졌다. 고립된 땅에 덮친 태풍과 홍수는 거대한 배도 지상으로 밀어 올렸다. 가까스로 탈출선에 올랐으나 가족을 잃고 희망도 버린 채 살아온 전직 군인 정석(강동원 분)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폐허가 된 반도로 돌아온다.

임무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 631부대와 좀비 떼의 공격을 받는다. 끝이라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을 때 좀비 떼를 쓸어버리며 나타난 준이(이레 분)와 유진(이예원 분). 정석은 두 아이의 엄마 민정(이정현 분)과 전직 군 간부 김 노인(권해효 분)이 이룬 가족과 함께 필사의 탈출에 나선다.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를 그린 '반도'의 볼거리는 압도적으로 풍성해졌다.

부산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폐허가 된 인천항과 서울 도심으로 확장된 배경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했다. 구로디지털단지 역사와 오목교의 다리 등 익숙한 서울의 모습은 생경하게 다가온다.

좀비들의 움직임과 액션도 더욱더 빠르고 강해졌다. '부산행'의 좀비가 특성을 알 수 없어 두려운 존재였다면, '반도'의 좀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오래 굶주려 강해졌다. 움직임은 드넓은 공간에 맞게 장면마다 다양하게 디자인됐다.

좀비와 맞서 살아남은 사람들, 돌아온 사람들은 육탄전과 총격전, 추격전을 벌이며 빛과 소리에 민감한 좀비의 특성을 활용한다.

심혈을 기울인 카체이싱 장면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떠올리게 한다.

'매드맥스'가 다양한 콘셉트의 자동차들을 실사로 찍은 아날로그 액션으로 짜릿함을 안긴다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한 '반도'의 카체이싱은 생존을 위해 운전을 배운 어린 여자아이들이 좀비를 쓸어버리는 액션이 주는 쾌감 안에 페이소스가 담겨 있다.

압도적으로 늘어난 굶주린 좀비보다 더 공포스러운 존재는 631 부대원들이다. 민간인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된 이 부대는 살아남았지만, 고립된 4년 동안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간을 노리개 삼는 짐승이 되어 버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의 당위는 희망'이라고 말했던 연상호 감독은 9일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서 "'부산행'을 초등학생들이 그렇게 좋아했다. 부모님들이 속편을 기대하신다는 게 신기했다"며 "'반도'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건 보편적인 메시지로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거였다"고 말했다.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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