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심판대 오른 경남-전남 ‘해상경계’ 분쟁

입력 2020.07.09 (20:06) 수정 2020.07.0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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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 간 영해가 구분되듯 국내 자치단체 사이에도 해상 경계가 있습니다.

남해군과 전남 여수시가 해상 경계를 두고 법적 분쟁을 계속 벌이고 있는데요.

전남 쪽 경계선 부근이 멸치와 장어 등이 풍부한 황금어장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본격적인 심리를 앞두고 경남과 전남은 대형로펌을 내세워 최종 변론을 마쳤습니다.

김해정 기자가 변론 내용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법적 분쟁의 요지는 현 해상경계선을 유지하느냐 재설정하느냐입니다.

오늘 열린 헌재 최종 변론에서 전남 측 변호인단은 100년 넘게 유지한 해상경계선을 새롭게 설정할 경우 각종 어업 허가서부터 육성수면 지정까지 대혼란이 야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경남 측 변호인단은 해상경계에 관한 명시적 법령이 없다며 새로운 경계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자치단체 간 분쟁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전남해역에서 조업한 혐의로 기소된 멸치잡이 경남 선단에 대해 대법원이 현 '전남의 해상경계선'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한 겁니다.

이에 대해 경상남도는 과거 지형도상 경계가 아닌, 여수와 남해에 인접한 섬을 기준으로 한 등거리 원칙으로 새롭게 획정하자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경계선에 따라 달라지는 어업 구역은 2만 헥타르 안팎.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멸치와 장어 등이 풍부해 한해 조업량이 수 백억 원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전남 여수지역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지켜달라"며 기존 경계선 유지를 위해 헌재에 각하 결정을 촉구했습니다.

[노평우/전남 여수수산인협회장 : "어업인이 평생 100년을 넘게 지켜 온 바다를 잃어버린다면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어업질서에 대혼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어업권 사수냐 쟁탈이냐.

헌법재판소 최종 판단에 따라 전남과 경남 어민들의 희비는 엇갈릴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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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심판대 오른 경남-전남 ‘해상경계’ 분쟁
    • 입력 2020-07-09 20:06:19
    • 수정2020-07-09 20:54:30
    뉴스7(창원)
[앵커] 국가 간 영해가 구분되듯 국내 자치단체 사이에도 해상 경계가 있습니다. 남해군과 전남 여수시가 해상 경계를 두고 법적 분쟁을 계속 벌이고 있는데요. 전남 쪽 경계선 부근이 멸치와 장어 등이 풍부한 황금어장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본격적인 심리를 앞두고 경남과 전남은 대형로펌을 내세워 최종 변론을 마쳤습니다. 김해정 기자가 변론 내용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법적 분쟁의 요지는 현 해상경계선을 유지하느냐 재설정하느냐입니다. 오늘 열린 헌재 최종 변론에서 전남 측 변호인단은 100년 넘게 유지한 해상경계선을 새롭게 설정할 경우 각종 어업 허가서부터 육성수면 지정까지 대혼란이 야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경남 측 변호인단은 해상경계에 관한 명시적 법령이 없다며 새로운 경계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자치단체 간 분쟁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전남해역에서 조업한 혐의로 기소된 멸치잡이 경남 선단에 대해 대법원이 현 '전남의 해상경계선'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한 겁니다. 이에 대해 경상남도는 과거 지형도상 경계가 아닌, 여수와 남해에 인접한 섬을 기준으로 한 등거리 원칙으로 새롭게 획정하자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경계선에 따라 달라지는 어업 구역은 2만 헥타르 안팎.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멸치와 장어 등이 풍부해 한해 조업량이 수 백억 원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전남 여수지역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지켜달라"며 기존 경계선 유지를 위해 헌재에 각하 결정을 촉구했습니다. [노평우/전남 여수수산인협회장 : "어업인이 평생 100년을 넘게 지켜 온 바다를 잃어버린다면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어업질서에 대혼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어업권 사수냐 쟁탈이냐. 헌법재판소 최종 판단에 따라 전남과 경남 어민들의 희비는 엇갈릴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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