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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해수욕장에선 안전요원 믿기 어렵다” 이유가?
입력 2020.07.10 (09:15) 취재K
“충남 태안 해수욕장에선 안전요원 믿기 어렵다” 이유가?
수영 못하는 해수욕장 안전요원?

KBS에 한 제보 영상이 접수됐습니다. 영상을 확인해 보니 남녀 5명이 수영을 합니다. 수영장 안전줄을 사이에 두고 자유형으로 나아갑니다. 레인 끝 반환점에 도착했습니다. 숨이 차는지 몇 명은 안전줄을 잡고 서 있습니다. 슬슬 걸어오기도 합니다. 갈 때는 자유형이었지만 올 때는 평영에 배영, 개헤엄까지 수영 방법이 가지각색입니다.


취미 수영이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이 장면, 알고 보니 충남 태안의 '해수욕장 안전관리요원 선발 시험'이었습니다. 안전요원은 해수욕장에서 익수 사고가 나면 즉시 구조 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수영 실력이 부족해도 시험에 '응시'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으냐고요? 황당하게도 이들 모두 합격했습니다.


수영시험 탈락자들 대거 합격…아예 수영시험 생략하기도

시험 과목은 자유형과 잠영이었습니다. 자유형은 50m를 1분 15초 안에 완주하면 되고 물속에서 헤엄쳐 가는 잠영은 10m만 가면 통과입니다. 이날 65명이 시험을 봤는데 21명이 이 기준에 들지 못했습니다. 기준에 들지 못한 사람들, 처음에는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태안군이 합격자 수가 부족하다며 추가 모집을 진행해 합격시켰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수영 시험도 안 봤습니다. 추가 모집 요강 선발기준에서 아예 '수영 능력' 부분을 삭제했고요. 이렇게 수영 시험 없이 해수욕장 안전요원에 합격한 사람들이 모두 90여 명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태안군 "합격자 부족했다"…안전요원 140명 중 30명 자격증 없어

"합격자 수가 부족했다"는 것이 태안군의 설명입니다. 태안 지역 서해안 해수욕장 28곳에 배치될 안전요원 140명을 뽑아야 하는데 지원자부터 미달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영 실력이 좀 부족해도 일단 충원부터 했다는 건데요. 이렇다 보니 전체 안전요원 140명 중 30명이 인명 구조 관련 자격증조차 없었습니다.

'인명 구조 활동'이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인 해수욕장 안전요원 상당수가 인명 구조 활동 전문가도 아니고 심지어 가장 기본인 수영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겁니다. 여기에 60대 이상 안전요원이 절반을 넘는 해수욕장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주먹구구식 채용이었습니다.


해수욕장 관광객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태안군이 이번 여름 안전요원 운용에 투입할 예산은 모두 8억 2천만 원입니다. 안전요원들은 44일 정도 되는 개장 기간 하루에 9만 원씩 모두 450만 원 정도를 받는데요. 돌아가면서 휴가도 보장됩니다. 자격증에 따라 추가 급여도 받습니다.

생명을 담보로 구급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선발 과정 탓에 자격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이 일부 그 자리에 앉아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코로나19에 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름 해수욕장을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해수욕장 방문객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 “충남 태안 해수욕장에선 안전요원 믿기 어렵다” 이유가?
    • 입력 2020.07.10 (09:15)
    취재K
“충남 태안 해수욕장에선 안전요원 믿기 어렵다” 이유가?
수영 못하는 해수욕장 안전요원?

KBS에 한 제보 영상이 접수됐습니다. 영상을 확인해 보니 남녀 5명이 수영을 합니다. 수영장 안전줄을 사이에 두고 자유형으로 나아갑니다. 레인 끝 반환점에 도착했습니다. 숨이 차는지 몇 명은 안전줄을 잡고 서 있습니다. 슬슬 걸어오기도 합니다. 갈 때는 자유형이었지만 올 때는 평영에 배영, 개헤엄까지 수영 방법이 가지각색입니다.


취미 수영이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이 장면, 알고 보니 충남 태안의 '해수욕장 안전관리요원 선발 시험'이었습니다. 안전요원은 해수욕장에서 익수 사고가 나면 즉시 구조 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수영 실력이 부족해도 시험에 '응시'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으냐고요? 황당하게도 이들 모두 합격했습니다.


수영시험 탈락자들 대거 합격…아예 수영시험 생략하기도

시험 과목은 자유형과 잠영이었습니다. 자유형은 50m를 1분 15초 안에 완주하면 되고 물속에서 헤엄쳐 가는 잠영은 10m만 가면 통과입니다. 이날 65명이 시험을 봤는데 21명이 이 기준에 들지 못했습니다. 기준에 들지 못한 사람들, 처음에는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태안군이 합격자 수가 부족하다며 추가 모집을 진행해 합격시켰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수영 시험도 안 봤습니다. 추가 모집 요강 선발기준에서 아예 '수영 능력' 부분을 삭제했고요. 이렇게 수영 시험 없이 해수욕장 안전요원에 합격한 사람들이 모두 90여 명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태안군 "합격자 부족했다"…안전요원 140명 중 30명 자격증 없어

"합격자 수가 부족했다"는 것이 태안군의 설명입니다. 태안 지역 서해안 해수욕장 28곳에 배치될 안전요원 140명을 뽑아야 하는데 지원자부터 미달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영 실력이 좀 부족해도 일단 충원부터 했다는 건데요. 이렇다 보니 전체 안전요원 140명 중 30명이 인명 구조 관련 자격증조차 없었습니다.

'인명 구조 활동'이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인 해수욕장 안전요원 상당수가 인명 구조 활동 전문가도 아니고 심지어 가장 기본인 수영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겁니다. 여기에 60대 이상 안전요원이 절반을 넘는 해수욕장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주먹구구식 채용이었습니다.


해수욕장 관광객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태안군이 이번 여름 안전요원 운용에 투입할 예산은 모두 8억 2천만 원입니다. 안전요원들은 44일 정도 되는 개장 기간 하루에 9만 원씩 모두 450만 원 정도를 받는데요. 돌아가면서 휴가도 보장됩니다. 자격증에 따라 추가 급여도 받습니다.

생명을 담보로 구급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선발 과정 탓에 자격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이 일부 그 자리에 앉아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코로나19에 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름 해수욕장을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해수욕장 방문객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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