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뉴는 손흥민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인가?

입력 2020.07.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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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손흥민 모리뉴 체제 이후 처음 선발 제외
골키퍼 요리스와 언쟁 직후 조치…모리뉴의 ‘손흥민 길들이기?’
1주일 3번 경기 빡빡한 일정 로테이션 일환일 수도 “확대해석 경계해야”

손흥민 모리뉴 체제 이후 처음 선발 제외골키퍼 요리스와 언쟁 직후 조치…모리뉴의 '손흥민 길들이기?'1주일 3번 경기 빡빡한 일정 로테이션 일환일 수도 손흥민 모리뉴 체제 이후 처음 선발 제외골키퍼 요리스와 언쟁 직후 조치…모리뉴의 '손흥민 길들이기?'1주일 3번 경기 빡빡한 일정 로테이션 일환일 수도


손흥민(28)이 조제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선발 출전이 불발되면서, 축구팬들 사이에서 열띤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과연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인가?

최근 몇 경기의 흐름은 이러한 가설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하는 것이 사실이다. 손흥민은 바로 직전 에버턴전에서 골키퍼이자 주장인 요리스와 그라운드 위에서 심한 언쟁을 벌였다. 게다가 오늘 경기 포함 최근 5경기 무득점 침묵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결국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에게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벤치로 내릴 수 있다'는 일종의 길들이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오늘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에서 모리뉴 감독은 에버턴전과 비교해 선발 선수를 3명 바꿨다. 에릭 다이어와 루카스 모우라, 그리고 손흥민이다.

이 가운데 다이어는 FA컵 난동으로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그렇다면 모리뉴 감독이 변화를 준 부분은 사실상 모우라와 손흥민 두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다. 적어도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손흥민이 리그 경기에서 벤치로 출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처음으로 선발 제외된 탓인지, 후반 교체 투입되는 장면에서 손흥민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면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에게 일종의 '분발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모리뉴는 "손흥민, 루카스 모우라, 베르흐베인, 라멜라 모두 같은 포지션이고 훌륭한 선수들이다. 나는 이 선수들을 모두 신뢰한다. 라멜라와 베르흐베인이 선발로 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손흥민이 경쟁자들에 비해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공격적인 지표와 언론 및 팬들의 평가에서 한참 앞서는 등 토트넘의 에이스로 꼽히는 손흥민으로서는 그다지 기분이 좋을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모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 인터뷰에서는 "몇몇 선수들이 지쳤다고 느껴서 미드필드에서 교체를 시도했다. 불과 이틀 전 경기해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주일간 3차례 계속되는 강행군에 대한 체력 안배의 의도가 있었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 대비하기 위한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는 보도가 있는 것도 로테이션 차원이라는 견해에 힘을 실어준다.

이처럼 다양한 추측이 가능한 상황에서 손흥민의 선발 제외의 정확한 이유는 모리뉴 감독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리그 9위에 머무는 토트넘이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용할 여유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만약 로테이션을 한다면 본머스전이 최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토트넘은 에버턴(7일)-본머스(10일)-아스널(13일) 3연전을 치러야 한다. 특히 아스널전은 북런던 더비라는 특수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팀이다. 아스널전에 최상의 베스트 11 구축을 위해서라면 로테이션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또 손흥민의 컨디션과 체력 자체를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수비 지향적 전술 탓도 있지만, 손흥민은 최근 5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모리뉴 감독이 본머스전 직후 언급한 '날카로움(sharpness)의 부족'은 토트넘 전체 선수단에 해당하지만, 손흥민도 예외는 아니다.


결국,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에게 더 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려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모리뉴가 손흥민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견해를 일단 경계한다. 박찬하 축구 해설위원은 "단순 로테이션이다. 이미 본머스전을 앞두고 모리뉴 감독이 이에 대해 예고한 부분도 있었다"면서 "또 다음 경기가 아스널이기 때문에 지난 에버턴전 골키퍼와의 언쟁 등과 이번 선발 제외를 연결지어 볼 문제도 아니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빡빡한 일정이었고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가 최근 없던 점도 모리뉴 감독 선택의 기준이 됐을 것이다. 손흥민은 수비 가담을 요구하는 모리뉴 감독의 전술 요구에도 무리 없이 응해 감독의 불만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다음 경기인 아스널전에서 또 선발 제외된다면 그건 분명한 이상 기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아스널전 선발 명단까지 지켜본 다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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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리뉴는 손흥민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인가?
    • 입력 2020-07-10 17:01:46
    스포츠K
손흥민 모리뉴 체제 이후 처음 선발 제외 <br />골키퍼 요리스와 언쟁 직후 조치…모리뉴의 ‘손흥민 길들이기?’ <br />1주일 3번 경기 빡빡한 일정 로테이션 일환일 수도 “확대해석 경계해야”
손흥민 모리뉴 체제 이후 처음 선발 제외골키퍼 요리스와 언쟁 직후 조치…모리뉴의 '손흥민 길들이기?'1주일 3번 경기 빡빡한 일정 로테이션 일환일 수도

손흥민(28)이 조제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선발 출전이 불발되면서, 축구팬들 사이에서 열띤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과연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인가?

최근 몇 경기의 흐름은 이러한 가설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하는 것이 사실이다. 손흥민은 바로 직전 에버턴전에서 골키퍼이자 주장인 요리스와 그라운드 위에서 심한 언쟁을 벌였다. 게다가 오늘 경기 포함 최근 5경기 무득점 침묵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결국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에게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벤치로 내릴 수 있다'는 일종의 길들이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오늘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에서 모리뉴 감독은 에버턴전과 비교해 선발 선수를 3명 바꿨다. 에릭 다이어와 루카스 모우라, 그리고 손흥민이다.

이 가운데 다이어는 FA컵 난동으로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그렇다면 모리뉴 감독이 변화를 준 부분은 사실상 모우라와 손흥민 두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다. 적어도 모리뉴 감독 부임 이후 손흥민이 리그 경기에서 벤치로 출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처음으로 선발 제외된 탓인지, 후반 교체 투입되는 장면에서 손흥민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면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에게 일종의 '분발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모리뉴는 "손흥민, 루카스 모우라, 베르흐베인, 라멜라 모두 같은 포지션이고 훌륭한 선수들이다. 나는 이 선수들을 모두 신뢰한다. 라멜라와 베르흐베인이 선발로 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손흥민이 경쟁자들에 비해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공격적인 지표와 언론 및 팬들의 평가에서 한참 앞서는 등 토트넘의 에이스로 꼽히는 손흥민으로서는 그다지 기분이 좋을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모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 인터뷰에서는 "몇몇 선수들이 지쳤다고 느껴서 미드필드에서 교체를 시도했다. 불과 이틀 전 경기해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주일간 3차례 계속되는 강행군에 대한 체력 안배의 의도가 있었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 대비하기 위한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는 보도가 있는 것도 로테이션 차원이라는 견해에 힘을 실어준다.

이처럼 다양한 추측이 가능한 상황에서 손흥민의 선발 제외의 정확한 이유는 모리뉴 감독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리그 9위에 머무는 토트넘이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용할 여유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만약 로테이션을 한다면 본머스전이 최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토트넘은 에버턴(7일)-본머스(10일)-아스널(13일) 3연전을 치러야 한다. 특히 아스널전은 북런던 더비라는 특수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팀이다. 아스널전에 최상의 베스트 11 구축을 위해서라면 로테이션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또 손흥민의 컨디션과 체력 자체를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수비 지향적 전술 탓도 있지만, 손흥민은 최근 5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모리뉴 감독이 본머스전 직후 언급한 '날카로움(sharpness)의 부족'은 토트넘 전체 선수단에 해당하지만, 손흥민도 예외는 아니다.


결국,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에게 더 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려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모리뉴가 손흥민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견해를 일단 경계한다. 박찬하 축구 해설위원은 "단순 로테이션이다. 이미 본머스전을 앞두고 모리뉴 감독이 이에 대해 예고한 부분도 있었다"면서 "또 다음 경기가 아스널이기 때문에 지난 에버턴전 골키퍼와의 언쟁 등과 이번 선발 제외를 연결지어 볼 문제도 아니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빡빡한 일정이었고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가 최근 없던 점도 모리뉴 감독 선택의 기준이 됐을 것이다. 손흥민은 수비 가담을 요구하는 모리뉴 감독의 전술 요구에도 무리 없이 응해 감독의 불만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다음 경기인 아스널전에서 또 선발 제외된다면 그건 분명한 이상 기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아스널전 선발 명단까지 지켜본 다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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