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럽 : 비EU 입국 재개…관광 안전한가?

입력 2020.07.11 (21:56) 수정 2020.07.1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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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연합 이사회 권고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비EU 국가의 입국을 이달 초부터 허용하고 있는데요.

다시 국경을 연 유럽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까요?

현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 입국 허용 국가에 우리나라도 포함이 됐는데, 자유로운 유럽 여행이 가능하게 된 건가요?

[기자]

일부 국가에 대해서만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 국민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는 네덜란드와 영국,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크로아티아 등 6개 나라입니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입국하기 전 건강상태와 최근 체류 국가에 대한 온라인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기록에 따라 입국 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독일과 체코, 포르투갈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가 이들 국가의 입국을 허용할 경우에만 우리도 이 국가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입국한 뒤 2주간 격리를 해야 합니다.

[앵커]

아직 제한이 남아 있는데, 유럽의 관광산업은 회복 기미가 보이나요?

[기자]

유럽 국가들이 여러 안전대책을 세우고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관광산업이 되살아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시 열린 유럽의 관광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꽃과 운하의 도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 속속 비행기들이 도착합니다.

입국장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이제 막 도착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나옵니다.

프라하, 비엔나, 제네바 등 대부분 유럽 도시들에서 오는 비행편입니다.

[안드레아/이탈리아인 여행객 :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요, 이 나라와 도시를 정말 좋아합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 이사회 권고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15개 비EU 국가에 대해 다시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유럽연합 평균과 비슷하거나 양호한 국가들입니다.

현재 비EU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은 평일 기준으로 전체 200편의 10%대에 불과합니다.

승객 대부분은 업무 목적의 출장자들이고, 관광객은 매우 드뭅니다.

홍콩에서 온 항공편의 승객을 보니 대부분 현지에서 돌아온 유럽인들이었고, 홍콩 등 아시아인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북부의 베니스'라 불리는 암스테르담의 인기 관광상품인 운하 크루즈.

1.5미터 거리를 두고 줄을 서고, 손을 소독한 뒤에 탑승합니다.

승객 대부분은 역시 유럽 손님들.

이 독일인 커플은 나흘 일정으로 휴가를 왔습니다.

[안토니노·셀린/독일인 여행객 :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리 유지도 잘 되고 소독제도 비치돼 있습니다."]

특색 있는 다리들과 크고 작은 물길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서 깊은 도시를 탐방하기에, 코로나19 이전엔 전 세계에서 온 손님들로 항상 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경이 차단되며 갑자기 닥친 운항 중단 사태.

두 달 반 휴업 끝에 6월부터 영업을 재개했지만, 예년 매출의 20% 수준 밖에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해롤드 클루이트/투어리즘 그룹 최고운영책임자 : "미국인이나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승객들이 주로 많았는데 올해 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돌아올 거 같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승객의 안전.

제 뒤로 보시는 것처럼 테이블의 절반만 승객에게 표를 판매하고, 한 테이블엔 같은 일행만 앉게 했습니다.

승객들이 몰리지 않도록 온라인 판매만 하고, 미리 탑승시간까지 정합니다.

[해롤드 클루이트/투어리즘 그룹 최고운영책임자 : "승객에게 이상 증상이 없는지 물어보는 등 정부의 규칙을 따릅니다. 탑승객이 내리면 보트를 소독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동 제한이 여행업계에 미친 타격은 상상 이상입니다.

4개국에서 26개 관광업체를 운영하는 이 회사의 봉쇄기간 수입은 제로.

튤립이 만개한 5월을 지나 여름 성수기가 됐지만, 대부분 여행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대표적 명소 중 하나인 까사 바트요.

관람객은 마스크를 써야 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입장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선 이 곳과 구엘 공원만이 일반인에게 다시 개방됐습니다.

성가족성당 역시 아직은 일반인이 관람할 수 없습니다.

[성가족성당 보안 담당자 : "전염병 대유행 중에 수고한 의사와 간호사, 구조대원 등을 위한 초대입니다. 일반 관람객이 언제 입장할 수 있을지 정확한 날짜는 모릅니다."]

관광 재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헤라르도/바르셀로나 시민 : "스페인 경제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죠."]

[호세/택시 기사 : "9, 10월에는 다시 위험 경보가 발령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도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요."]

유럽이사회 권고 이후 비EU 국가 입국을 일부라도 허용한 나라는 현재까지 영국과 프랑스, 그리스 등 10개국이 채 안됩니다.

관광업 회생과 바이러스 재확산 차단 사이에 놓인 유럽의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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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유럽 : 비EU 입국 재개…관광 안전한가?
    • 입력 2020-07-11 21:58:18
    • 수정2020-07-11 22:31:4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유럽연합 이사회 권고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비EU 국가의 입국을 이달 초부터 허용하고 있는데요.

다시 국경을 연 유럽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까요?

현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 입국 허용 국가에 우리나라도 포함이 됐는데, 자유로운 유럽 여행이 가능하게 된 건가요?

[기자]

일부 국가에 대해서만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 국민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는 네덜란드와 영국,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크로아티아 등 6개 나라입니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입국하기 전 건강상태와 최근 체류 국가에 대한 온라인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기록에 따라 입국 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독일과 체코, 포르투갈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가 이들 국가의 입국을 허용할 경우에만 우리도 이 국가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입국한 뒤 2주간 격리를 해야 합니다.

[앵커]

아직 제한이 남아 있는데, 유럽의 관광산업은 회복 기미가 보이나요?

[기자]

유럽 국가들이 여러 안전대책을 세우고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관광산업이 되살아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시 열린 유럽의 관광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꽃과 운하의 도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 속속 비행기들이 도착합니다.

입국장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이제 막 도착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나옵니다.

프라하, 비엔나, 제네바 등 대부분 유럽 도시들에서 오는 비행편입니다.

[안드레아/이탈리아인 여행객 :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요, 이 나라와 도시를 정말 좋아합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 이사회 권고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15개 비EU 국가에 대해 다시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유럽연합 평균과 비슷하거나 양호한 국가들입니다.

현재 비EU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은 평일 기준으로 전체 200편의 10%대에 불과합니다.

승객 대부분은 업무 목적의 출장자들이고, 관광객은 매우 드뭅니다.

홍콩에서 온 항공편의 승객을 보니 대부분 현지에서 돌아온 유럽인들이었고, 홍콩 등 아시아인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북부의 베니스'라 불리는 암스테르담의 인기 관광상품인 운하 크루즈.

1.5미터 거리를 두고 줄을 서고, 손을 소독한 뒤에 탑승합니다.

승객 대부분은 역시 유럽 손님들.

이 독일인 커플은 나흘 일정으로 휴가를 왔습니다.

[안토니노·셀린/독일인 여행객 :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리 유지도 잘 되고 소독제도 비치돼 있습니다."]

특색 있는 다리들과 크고 작은 물길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서 깊은 도시를 탐방하기에, 코로나19 이전엔 전 세계에서 온 손님들로 항상 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경이 차단되며 갑자기 닥친 운항 중단 사태.

두 달 반 휴업 끝에 6월부터 영업을 재개했지만, 예년 매출의 20% 수준 밖에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해롤드 클루이트/투어리즘 그룹 최고운영책임자 : "미국인이나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승객들이 주로 많았는데 올해 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돌아올 거 같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승객의 안전.

제 뒤로 보시는 것처럼 테이블의 절반만 승객에게 표를 판매하고, 한 테이블엔 같은 일행만 앉게 했습니다.

승객들이 몰리지 않도록 온라인 판매만 하고, 미리 탑승시간까지 정합니다.

[해롤드 클루이트/투어리즘 그룹 최고운영책임자 : "승객에게 이상 증상이 없는지 물어보는 등 정부의 규칙을 따릅니다. 탑승객이 내리면 보트를 소독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동 제한이 여행업계에 미친 타격은 상상 이상입니다.

4개국에서 26개 관광업체를 운영하는 이 회사의 봉쇄기간 수입은 제로.

튤립이 만개한 5월을 지나 여름 성수기가 됐지만, 대부분 여행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대표적 명소 중 하나인 까사 바트요.

관람객은 마스크를 써야 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입장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선 이 곳과 구엘 공원만이 일반인에게 다시 개방됐습니다.

성가족성당 역시 아직은 일반인이 관람할 수 없습니다.

[성가족성당 보안 담당자 : "전염병 대유행 중에 수고한 의사와 간호사, 구조대원 등을 위한 초대입니다. 일반 관람객이 언제 입장할 수 있을지 정확한 날짜는 모릅니다."]

관광 재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헤라르도/바르셀로나 시민 : "스페인 경제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죠."]

[호세/택시 기사 : "9, 10월에는 다시 위험 경보가 발령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도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요."]

유럽이사회 권고 이후 비EU 국가 입국을 일부라도 허용한 나라는 현재까지 영국과 프랑스, 그리스 등 10개국이 채 안됩니다.

관광업 회생과 바이러스 재확산 차단 사이에 놓인 유럽의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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