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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美·中 패권경쟁, 돌고 돌면 결국 ‘5G’
입력 2020.07.12 (08:01) 특파원 리포트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전방위적이다. 코로나19 책임론으로 불붙더니, 화웨이, 남중국해, 홍콩, 신장위구르, 무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연일 제재 카드를 내놓는다. 이달 초부턴 남중국해에 항공모함 두 척까지 띄워 군사력도 과시 중이다. 중국에 어설프게 나대지 말라는 경고다. 중국은 미국에 대항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물러설 뜻이 없다.

美中 패권경쟁은 지금 국제질서에서 힘의 우위를 다투는 싸움이기도 하지만, 미래 전쟁이기도 하다. 미국이 유독 화웨이를 물고 늘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가진 무엇에 꽂힌 것일까? 그건 '5G(Generation·세대)'다. '5G'에 양국의 미래가 달렸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도 '5G' 선두 주자라는 거다.


'5G'가 도대체 뭐길래?

통신기술은 1G 음성에서 4G, 5G로 발전해 왔다. 2G로 문자, 3G로 동영상 전송이 가능해졌다. 4G는 음성, 문자, 영상을 3G보다 10배 빠르게 주고받는다. 통신기술 변화에 주목하는 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같은 수많은 SNS, 실시간으로 보는 유튜브,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 등 4G를 기반으로 한 산업의 규모와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런데 5G의 산업적 성취는 4G를 압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손 안 휴대전화 변화가 아니라는 거다. 5G를 한마디로 하면 '더 큰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하고, 또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것'이다.

2시간짜리 영화를 1초에 내려받는 속도 덕분에 당장 서비스 가능한 응용 분야는 초고화질 영상(4K, 8K),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등이다. 영화에서나 봤던 홀로그램과 현장감이 극대화된 초고화질 소통이 가능하다. 원격 근무, 원격 교육, 원격 의료, 원격 쇼핑 등 다양한 비대면 경제활동에 적용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이 산업을 더 촉진할 것이다.

전문가들이 더 주목하는 건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5G의 '초연결성'과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초저지연성'이다. 5G에서는 1㎢ 반경에서 100만 개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고, 지연시간도 4G보다 최대 20배나 향상돼 거의 실시간 통신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 탓에 가능한 대표적인 산업이 '자율 주행'이다. 자율 주행 트럭과 버스, 자율 비행 택시와 로봇이 상용화된 사회를 상상해 보자. 수백km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자동화를 넘어서서 지능화된 공장. 인간의 개입 없이도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는 도시. 우리가 흔히 4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하는 다양한 기술도 5G 인프라 기반 아래서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5G가 당장에는 통신,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산업 등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의 삶 자체를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5G' 구축 어디까지 왔나?

중국은 이 '5G' 인프라 구축에 가장 앞선 나라다.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계획'과 '중국 제조 2025'에서 5G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기술혁신 없인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로 경기둔화 압력이 커지자, 인프라 투자에서 5G를 전략적으로 더 투자하고 있다. 5G는 고주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4G보다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중국은 2026년까지 653만 개의 기지국을 완성할 예정이다. 투입되는 예산이 1조 위안, 우리 돈 170조 원이다.


KDB산업은행 베이징지사 자료를 보면 중국은 작년 이미 15만 개의 기지국을 구축했다. 올해 65만 개를 더 설치하고, 내년부턴 매년 100만 개 이상 기지국을 건설할 예정이다.

5G 응용 산업이 태동하기 위해선 선행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뛰고 있다. 미국 역시 '5G FAST PLAN'을 세우고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 중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이후 중국 사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 현재 8,566만 명으로 영국 15만 명, 미국 10만 명, 스위스 8만 9천 명을 압도한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한국은 4월 현재 가입자가 634만 명, 기지국은 11만 5천 개다.


美 제재에도 화웨이 5G 세계특허 1위

더 놀라운 건 중국의 기술력이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도 현재 5G 세계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기술조사업체 자료를 인용해 5G 관련 표준기술특허(SEP) 보도를 내놓았다. SEP는 특정 사업에 채택된 표준 기술을 구현하는 데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술 특허다.

블룸버그는 유럽통신표준화기구(ETSI)에서 특허권을 받은 5G 기술 중 실제 5G에 필수적인 것은 1,658건으로 이중 화웨이가 302건(19%)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삼성이 256건(15%), LG 228건(14%), 노키아 202건(12%), 퀄컴 191건(11%) 다. 전체 특허의 71%를 다섯 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기업은 퀄컴 한 곳뿐이다. 미국이 5G 응용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중국에 특허료를 내야 할 판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에 각국의 정보를 넘겨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화웨이 기술과 장비를 쓰는 건 안보 문제라는 거다. 그런데 화웨이는 지난달 스페인 정부로 부터 CC 인증을 받아 이런 보안 우려를 일부 잠재웠다. 추진하는 글로벌 협력사업도 800건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5G 이후 6G, 7G 기술 개발도 기반을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 갈 수도 있다는 거다. 다행스러운 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 기업은 꾸준히 기술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 [특파원리포트] 美·中 패권경쟁, 돌고 돌면 결국 ‘5G’
    • 입력 2020-07-12 08:01:36
    특파원 리포트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전방위적이다. 코로나19 책임론으로 불붙더니, 화웨이, 남중국해, 홍콩, 신장위구르, 무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연일 제재 카드를 내놓는다. 이달 초부턴 남중국해에 항공모함 두 척까지 띄워 군사력도 과시 중이다. 중국에 어설프게 나대지 말라는 경고다. 중국은 미국에 대항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물러설 뜻이 없다.

美中 패권경쟁은 지금 국제질서에서 힘의 우위를 다투는 싸움이기도 하지만, 미래 전쟁이기도 하다. 미국이 유독 화웨이를 물고 늘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가진 무엇에 꽂힌 것일까? 그건 '5G(Generation·세대)'다. '5G'에 양국의 미래가 달렸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도 '5G' 선두 주자라는 거다.


'5G'가 도대체 뭐길래?

통신기술은 1G 음성에서 4G, 5G로 발전해 왔다. 2G로 문자, 3G로 동영상 전송이 가능해졌다. 4G는 음성, 문자, 영상을 3G보다 10배 빠르게 주고받는다. 통신기술 변화에 주목하는 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같은 수많은 SNS, 실시간으로 보는 유튜브,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 등 4G를 기반으로 한 산업의 규모와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런데 5G의 산업적 성취는 4G를 압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손 안 휴대전화 변화가 아니라는 거다. 5G를 한마디로 하면 '더 큰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하고, 또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것'이다.

2시간짜리 영화를 1초에 내려받는 속도 덕분에 당장 서비스 가능한 응용 분야는 초고화질 영상(4K, 8K),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등이다. 영화에서나 봤던 홀로그램과 현장감이 극대화된 초고화질 소통이 가능하다. 원격 근무, 원격 교육, 원격 의료, 원격 쇼핑 등 다양한 비대면 경제활동에 적용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이 산업을 더 촉진할 것이다.

전문가들이 더 주목하는 건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5G의 '초연결성'과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초저지연성'이다. 5G에서는 1㎢ 반경에서 100만 개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고, 지연시간도 4G보다 최대 20배나 향상돼 거의 실시간 통신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 탓에 가능한 대표적인 산업이 '자율 주행'이다. 자율 주행 트럭과 버스, 자율 비행 택시와 로봇이 상용화된 사회를 상상해 보자. 수백km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자동화를 넘어서서 지능화된 공장. 인간의 개입 없이도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는 도시. 우리가 흔히 4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하는 다양한 기술도 5G 인프라 기반 아래서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5G가 당장에는 통신,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산업 등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의 삶 자체를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5G' 구축 어디까지 왔나?

중국은 이 '5G' 인프라 구축에 가장 앞선 나라다.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계획'과 '중국 제조 2025'에서 5G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기술혁신 없인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로 경기둔화 압력이 커지자, 인프라 투자에서 5G를 전략적으로 더 투자하고 있다. 5G는 고주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4G보다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중국은 2026년까지 653만 개의 기지국을 완성할 예정이다. 투입되는 예산이 1조 위안, 우리 돈 170조 원이다.


KDB산업은행 베이징지사 자료를 보면 중국은 작년 이미 15만 개의 기지국을 구축했다. 올해 65만 개를 더 설치하고, 내년부턴 매년 100만 개 이상 기지국을 건설할 예정이다.

5G 응용 산업이 태동하기 위해선 선행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뛰고 있다. 미국 역시 '5G FAST PLAN'을 세우고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 중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이후 중국 사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 현재 8,566만 명으로 영국 15만 명, 미국 10만 명, 스위스 8만 9천 명을 압도한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한국은 4월 현재 가입자가 634만 명, 기지국은 11만 5천 개다.


美 제재에도 화웨이 5G 세계특허 1위

더 놀라운 건 중국의 기술력이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도 현재 5G 세계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기술조사업체 자료를 인용해 5G 관련 표준기술특허(SEP) 보도를 내놓았다. SEP는 특정 사업에 채택된 표준 기술을 구현하는 데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술 특허다.

블룸버그는 유럽통신표준화기구(ETSI)에서 특허권을 받은 5G 기술 중 실제 5G에 필수적인 것은 1,658건으로 이중 화웨이가 302건(19%)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삼성이 256건(15%), LG 228건(14%), 노키아 202건(12%), 퀄컴 191건(11%) 다. 전체 특허의 71%를 다섯 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기업은 퀄컴 한 곳뿐이다. 미국이 5G 응용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중국에 특허료를 내야 할 판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에 각국의 정보를 넘겨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화웨이 기술과 장비를 쓰는 건 안보 문제라는 거다. 그런데 화웨이는 지난달 스페인 정부로 부터 CC 인증을 받아 이런 보안 우려를 일부 잠재웠다. 추진하는 글로벌 협력사업도 800건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5G 이후 6G, 7G 기술 개발도 기반을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 갈 수도 있다는 거다. 다행스러운 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 기업은 꾸준히 기술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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