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당선되면 아버지 공로 있다”…‘함바왕’ 아들 녹취 입수

입력 2020.07.15 (21:23) 수정 2020.07.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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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4일) KBS는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함바왕'으로 불리는 유상봉 씨와 함께 상대 후보를 흠집 내는 선거 공작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해 드렸습니다.

유 씨 부자가 챙긴 롯데그룹과 관련된 이득과, 윤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청탁성 전화를 했다는 사실도 단독으로 전했습니다.

보도가 나가자 윤 의원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유 씨를 몇 번 만난 건 사실이지만 민원을 들어주는 차원이었다는 겁니다.

오늘(15일) 저희는 추가 보도를 이어갑니다.

KBS 취재진은 함바왕 유상봉 씨 아들이 다른 사업가와 전화 통화한 음성 파일 40여 개를 입수했습니다.

윤 의원의 해명과 달리 총선을 앞두고 유 씨 부자와 윤 의원 측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재진이 입수한 녹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상봉 씨 아들이 다른 사업가와 나눈 전화 통화입니다.

모두 44개 파일, 2시간 분량입니다.

지난해 12월, 유 씨 아들은 호텔 건설 현장 식당 사업권을 거의 따냈다고 말합니다.

경찰이 '범죄수익' 중 하나로 보고 있는 곳입니다.

[유상봉 씨 아들 : "(성남) 정자동에 가면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이라는 걸 짓고 있어요. 가보시면 알겠지만, 기가 막혀요. 주변에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어요. 정자동인데... 게다가 교통도 좋고…."]

총선을 보름도 남기지 않은 시점, 윤상현 의원 측 요청으로 선거 공작을 했다는 걸 암시하는 대화가 오갑니다.

[유상봉 씨 아들 : "안상수는 아버지가 진정했는데, 그 진정 언론에도 다 나오고 그랬어요. (윤상현 측이) 진정 말고 고소를 해달라고 그래서 지금 고소장 접수하고 오는 거예요. (윤상현 의원은 그거하고 나면 도와준다는 얘기 아닌가?) 그렇죠. 근데 진정은 조금 약했나 봐요."]

그 대가가 함바, 즉 건설현장 식당 수주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유상봉 씨 아들 : "원하는 쪽으로 롯데에서 하는 거는 해주겠는데... 선거 상황에서 하게 되면 윤상현 의원이 몸을 엄청 사리더라고요. 지금 제가 윤상현 캠프에 있거든요. 선거 끝나고 2주 안에 어떤 (건설) 현장이건 인사시키겠습니다."]

총선 하루 전날에는 윤 의원이 당선된다면 아버지의 공로가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유상봉 씨 아들 : "(내가 봐서 윤상현 의원이 될 것도 같아.) 되면 사실 아버지 공로도 있는 거죠. 안 됐을 때는 다 죽는 거죠."]

이 같은 녹취록에 대해 유상봉 씨 아들은 아버지의 채권자들에게 사업이 잘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8개월간 나눈 통화가 일관된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의혹은 여전합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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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상현 당선되면 아버지 공로 있다”…‘함바왕’ 아들 녹취 입수
    • 입력 2020-07-15 21:25:57
    • 수정2020-07-15 22: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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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4일) KBS는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함바왕'으로 불리는 유상봉 씨와 함께 상대 후보를 흠집 내는 선거 공작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해 드렸습니다.

유 씨 부자가 챙긴 롯데그룹과 관련된 이득과, 윤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청탁성 전화를 했다는 사실도 단독으로 전했습니다.

보도가 나가자 윤 의원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유 씨를 몇 번 만난 건 사실이지만 민원을 들어주는 차원이었다는 겁니다.

오늘(15일) 저희는 추가 보도를 이어갑니다.

KBS 취재진은 함바왕 유상봉 씨 아들이 다른 사업가와 전화 통화한 음성 파일 40여 개를 입수했습니다.

윤 의원의 해명과 달리 총선을 앞두고 유 씨 부자와 윤 의원 측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재진이 입수한 녹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상봉 씨 아들이 다른 사업가와 나눈 전화 통화입니다.

모두 44개 파일, 2시간 분량입니다.

지난해 12월, 유 씨 아들은 호텔 건설 현장 식당 사업권을 거의 따냈다고 말합니다.

경찰이 '범죄수익' 중 하나로 보고 있는 곳입니다.

[유상봉 씨 아들 : "(성남) 정자동에 가면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이라는 걸 짓고 있어요. 가보시면 알겠지만, 기가 막혀요. 주변에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어요. 정자동인데... 게다가 교통도 좋고…."]

총선을 보름도 남기지 않은 시점, 윤상현 의원 측 요청으로 선거 공작을 했다는 걸 암시하는 대화가 오갑니다.

[유상봉 씨 아들 : "안상수는 아버지가 진정했는데, 그 진정 언론에도 다 나오고 그랬어요. (윤상현 측이) 진정 말고 고소를 해달라고 그래서 지금 고소장 접수하고 오는 거예요. (윤상현 의원은 그거하고 나면 도와준다는 얘기 아닌가?) 그렇죠. 근데 진정은 조금 약했나 봐요."]

그 대가가 함바, 즉 건설현장 식당 수주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유상봉 씨 아들 : "원하는 쪽으로 롯데에서 하는 거는 해주겠는데... 선거 상황에서 하게 되면 윤상현 의원이 몸을 엄청 사리더라고요. 지금 제가 윤상현 캠프에 있거든요. 선거 끝나고 2주 안에 어떤 (건설) 현장이건 인사시키겠습니다."]

총선 하루 전날에는 윤 의원이 당선된다면 아버지의 공로가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유상봉 씨 아들 : "(내가 봐서 윤상현 의원이 될 것도 같아.) 되면 사실 아버지 공로도 있는 거죠. 안 됐을 때는 다 죽는 거죠."]

이 같은 녹취록에 대해 유상봉 씨 아들은 아버지의 채권자들에게 사업이 잘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8개월간 나눈 통화가 일관된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의혹은 여전합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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