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사투 ‘145일째’…역학조사관의 하루

입력 2020.07.15 (22:01) 수정 2020.07.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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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라고 하면, 누구나 다 꺼리기 때문에 한동안 발길이 뜸해지죠. 

하지만 오히려 확진자의 동선을 뒤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역학조사관인데요. 

대전에서 코로나19가 첫 발생한 이후 오늘까지 145일째 방역 사투를 이어가고 있는 대전시 역학조사팀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솔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로 익숙해진 말 중 하나가 바로 역학조사인데요.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19에 맞서는 역학조사팀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칠판에 빼곡히 적힌 글자들. 

지금까지 발생한 주요 확진자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추가 조사해야 할 사례가 있는지 검토하며 대전시 역학조사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역학조사관 : "지표환자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단 추후에 또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사 대상이 정해지면 곧바로 확진자가 다녀간 현장에 투입됩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차에서 내리자마자 방역복을 단단히 고쳐 입습니다.  

[박희용/대전시 역학조사팀 주무관 : "(위험한 장소만 가시는데?) 근데 또 누군가는 해야 되고. 오히려 이런 소상공인, 조그맣게 점포 하시는 분들이 선의의 피해를 많이 당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이 좀 더 마음이 안 좋습니다."]

오늘 확인할 장소는 확진자가 들른 상점. 

확진자가 진술한 동선에는 빠져있었지만 카드사용 내역을 분석해 확인된 곳입니다. 

[박희용/대전시 역학조사팀 주무관 : "접촉자와의 거리라든지 그리고 대화를 얼마큼 했나, 그리고 대화를 할 때 마스크를 제대로 썼나. 이런 부분까지 저희가 조사를 하고요."]

같은 시각, 사무실 안도 숨 가쁘게 돌아갑니다.  

확진자 동선이 담긴 CCTV를 분석해 감염 위험이 큰 장소나 접촉자는 없는지 확인합니다.  

확진자 한 명의 CCTV지만, 온종일 봐도 분석을 못 끝낼 때도 있습니다.  

신속과 정확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집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한두 시간 안에 그것들을 빨리해야 돼요. 이송까지 하려면. 그러니까 한두 시간 안에 자기가 최근 2주간 있었던 일을 다 기억하라. 정확하게. 저도 기억이 안 날 것 같거든요."]

대전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한 건 지난 2월 21일,  그러다 한동안 잠시 멈춘 듯 했지만 다시 방문판매발 집단감염 발생 후 확산이 계속된 지 어느덧 한 달.  

주말, 휴일도 없이 단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올 2월 결혼해 신혼 주말 부부로 살고 있는데, 그동안 대구에 사는 아내 얼굴을 본 건 고작 네 번 뿐입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하루종일 전화 100통 150통을 다 처리해주면서 제 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죠. 하루가 정말 모자랄 정도로."]

비협조적인 확진자를 만날 땐 꽉 막힌 벽을 마주한 기분입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예를 들어서 CCTV가 없는 곳에서 설명회를 했는데 누가 왔는지를 얘기를 해줘야 알잖아요. 알려 달라고 빌고. 협박도 해보고."]

한밤중에도 쉴 새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다할 수 없습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특히 사망하셨던 분들은... 그분들의 행적을 제가 CCTV 같은 거로 보잖아요. 그러면 너무 안타깝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역학조사팀원들. 

오늘도 묵묵히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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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 사투 ‘145일째’…역학조사관의 하루
    • 입력 2020-07-15 22:01:11
    • 수정2020-07-15 22:20:39
    뉴스9(대전)
[앵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라고 하면, 누구나 다 꺼리기 때문에 한동안 발길이 뜸해지죠.  하지만 오히려 확진자의 동선을 뒤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역학조사관인데요.  대전에서 코로나19가 첫 발생한 이후 오늘까지 145일째 방역 사투를 이어가고 있는 대전시 역학조사팀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솔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로 익숙해진 말 중 하나가 바로 역학조사인데요.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19에 맞서는 역학조사팀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칠판에 빼곡히 적힌 글자들.  지금까지 발생한 주요 확진자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추가 조사해야 할 사례가 있는지 검토하며 대전시 역학조사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역학조사관 : "지표환자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단 추후에 또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사 대상이 정해지면 곧바로 확진자가 다녀간 현장에 투입됩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차에서 내리자마자 방역복을 단단히 고쳐 입습니다.   [박희용/대전시 역학조사팀 주무관 : "(위험한 장소만 가시는데?) 근데 또 누군가는 해야 되고. 오히려 이런 소상공인, 조그맣게 점포 하시는 분들이 선의의 피해를 많이 당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이 좀 더 마음이 안 좋습니다."] 오늘 확인할 장소는 확진자가 들른 상점.  확진자가 진술한 동선에는 빠져있었지만 카드사용 내역을 분석해 확인된 곳입니다.  [박희용/대전시 역학조사팀 주무관 : "접촉자와의 거리라든지 그리고 대화를 얼마큼 했나, 그리고 대화를 할 때 마스크를 제대로 썼나. 이런 부분까지 저희가 조사를 하고요."] 같은 시각, 사무실 안도 숨 가쁘게 돌아갑니다.   확진자 동선이 담긴 CCTV를 분석해 감염 위험이 큰 장소나 접촉자는 없는지 확인합니다.   확진자 한 명의 CCTV지만, 온종일 봐도 분석을 못 끝낼 때도 있습니다.   신속과 정확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집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한두 시간 안에 그것들을 빨리해야 돼요. 이송까지 하려면. 그러니까 한두 시간 안에 자기가 최근 2주간 있었던 일을 다 기억하라. 정확하게. 저도 기억이 안 날 것 같거든요."] 대전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한 건 지난 2월 21일,  그러다 한동안 잠시 멈춘 듯 했지만 다시 방문판매발 집단감염 발생 후 확산이 계속된 지 어느덧 한 달.   주말, 휴일도 없이 단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올 2월 결혼해 신혼 주말 부부로 살고 있는데, 그동안 대구에 사는 아내 얼굴을 본 건 고작 네 번 뿐입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하루종일 전화 100통 150통을 다 처리해주면서 제 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죠. 하루가 정말 모자랄 정도로."] 비협조적인 확진자를 만날 땐 꽉 막힌 벽을 마주한 기분입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예를 들어서 CCTV가 없는 곳에서 설명회를 했는데 누가 왔는지를 얘기를 해줘야 알잖아요. 알려 달라고 빌고. 협박도 해보고."] 한밤중에도 쉴 새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다할 수 없습니다.  [곽명신/대전시 역학조사관 : "특히 사망하셨던 분들은... 그분들의 행적을 제가 CCTV 같은 거로 보잖아요. 그러면 너무 안타깝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역학조사팀원들.  오늘도 묵묵히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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