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 병원 운영 자금 ‘펑펑’…경남도, 8년째 ‘나 몰라라’

입력 2020.07.17 (08:28) 수정 2020.07.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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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의 한 의료재단이 도립 병원의 위탁 운영자금을 유용해 새 병원을 짓는 데 쓴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 재단 이사장은 법인카드로 해외여행과 쇼핑을 하고 미용 시술을 받는 데만 수천만 원을 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감독기관인 경상남도는 8년째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의료재단이 경상남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260 병상 규모의 경남도립 통영노인전문병원입니다.

감사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점검한 결과, 재단 이사장 A씨가 개인적으로 병원 신축을 위한 부동산 매입자금으로 도립 병원 운영 자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연초에 두세 차례씩 돈을 빼내 신축 병원 터를 사거나 개인 빚을 갚는 데 쓴 뒤, 연말 결산 직전에 반환한 방식입니다. 

지난 2013년부터 8년 동안 해마다 유용해 쓴 돈은 13억 원에서 18억 원, 감사원이 계산한, 이자 특혜만 6억 4천여만 원입니다. 

[○○의료재단 이사장/음성변조 : "저는 의료재단에 눈으로 이걸 본 거죠. 보통예금통장에 있는 돈이니까 이용하고 다시 입금하면 된다고 제 좁은 생각에…."]

재단 이사장은 도립 병원 법인카드를 자신의 신용카드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옷을 사는 등 쇼핑에 3천여만 원, 미용 시술 천9백여만 원, 해외여행 380만 원 등 5년 동안 170여 차례에 걸쳐 5천4백여만 원을 개인 용도로 썼습니다.  

[의료재단 이사장/음성변조 : "제가 판공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까…."]

병원 이사장의 자금 부당 사용은 8년 동안 이어졌지만 위탁을 맡긴 경상남도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경상남도가 운영자금의 임의 사용이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지도·감독이 소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재단이 불법으로 얻은 이자비용과 법인카드 사용액을 돌려받고, 계약 해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해지 사유는 되죠.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기존 직원들 고용문제라든지, 누가 선뜻 위탁경영에 나설지도 사실 조금 의문스럽고…."]

감사원은 재단 이사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경남도에 지도·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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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립 병원 운영 자금 ‘펑펑’…경남도, 8년째 ‘나 몰라라’
    • 입력 2020-07-17 08:28:01
    • 수정2020-07-17 09:15:54
    뉴스광장(창원)
[앵커] 경남의 한 의료재단이 도립 병원의 위탁 운영자금을 유용해 새 병원을 짓는 데 쓴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 재단 이사장은 법인카드로 해외여행과 쇼핑을 하고 미용 시술을 받는 데만 수천만 원을 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감독기관인 경상남도는 8년째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의료재단이 경상남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260 병상 규모의 경남도립 통영노인전문병원입니다. 감사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점검한 결과, 재단 이사장 A씨가 개인적으로 병원 신축을 위한 부동산 매입자금으로 도립 병원 운영 자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연초에 두세 차례씩 돈을 빼내 신축 병원 터를 사거나 개인 빚을 갚는 데 쓴 뒤, 연말 결산 직전에 반환한 방식입니다.  지난 2013년부터 8년 동안 해마다 유용해 쓴 돈은 13억 원에서 18억 원, 감사원이 계산한, 이자 특혜만 6억 4천여만 원입니다.  [○○의료재단 이사장/음성변조 : "저는 의료재단에 눈으로 이걸 본 거죠. 보통예금통장에 있는 돈이니까 이용하고 다시 입금하면 된다고 제 좁은 생각에…."] 재단 이사장은 도립 병원 법인카드를 자신의 신용카드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옷을 사는 등 쇼핑에 3천여만 원, 미용 시술 천9백여만 원, 해외여행 380만 원 등 5년 동안 170여 차례에 걸쳐 5천4백여만 원을 개인 용도로 썼습니다.   [의료재단 이사장/음성변조 : "제가 판공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까…."] 병원 이사장의 자금 부당 사용은 8년 동안 이어졌지만 위탁을 맡긴 경상남도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경상남도가 운영자금의 임의 사용이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지도·감독이 소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재단이 불법으로 얻은 이자비용과 법인카드 사용액을 돌려받고, 계약 해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해지 사유는 되죠.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기존 직원들 고용문제라든지, 누가 선뜻 위탁경영에 나설지도 사실 조금 의문스럽고…."] 감사원은 재단 이사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경남도에 지도·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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