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살지마] 안면윤곽수술, 직접 칼 잡아봤습니다

입력 2020.07.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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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윤곽수술을 받다 중태에 빠진 뒤 숨진 권대희 씨. 공개된 그의 수술 영상은 성형 수술장에서 벌어지는 대리 수술, 공장식 수술이 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수술장에 들어오면서 이미 수술 장갑과 수술복을 착용한 집도의. 여기에 오기 전 다른 곳에서 다른 누군가를 수술하다 들어왔다는 얘기죠. (의사들은 보통 수술장에 들어와서야 수술 장갑과 수술복을 착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도의는 뼈만 자르고 1시간 정도 있다 나가 버리고 다른 의사가 수술을 이어받죠.

그 의사는 당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지 6개월 된 일천한 경험의 일반의였습니다. 다량 출혈이 있던 급박한 상황에서 보조의 조차 자리를 비우고 30여 분간 간호조무사 혼자서 지혈을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25세 청년 권대희씨는 그렇게 깊은 잠에 빠지고 있었습니다.

권대희씨 수술 CCTV 화면권대희씨 수술 CCTV 화면

뭐가 잘못된 걸까요.

한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물어봤습니다.

-사인이 과다출혈인데, 수술이 잘못됐다고 봐야 하냐
"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안면을 건드리는 수술에는 늘 출혈의 위험이 있다. 저 영상만 봐서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의사 한 명이라도 권대희씨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면 저 지경은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적절한 지혈과 응급 대처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여러 수술방에서 동시에 수술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집도의, 마취의, 보조의 간에 호흡이 안 맞은 느낌이다. 안타까운 사고다"

이 성형외과 전문의의 얘기는 안면부 수술은 각종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있고 따라서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의사가 행해야 하고, 절대로 대리수술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 특히 전신마취 수술의 경우 언제든지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 한 명이 동시에 몇 명의 환자를 마취시켜놓고 하는 동시 수술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분은 익명을 조건으로 전화 취재에 응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취지의 얘기를 몇 년 전부터 하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있습니다. 김선웅 원장입니다. 유령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그는 꾸준히 경고해왔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원장(오른쪽)과 기자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원장(오른쪽)과 기자

<속고살지마>에서는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원장과 함께 유령 수술의 위험성을 3번에 걸쳐 알아보는 기획 시리즈물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은 3번째(마지막 편)로, 꼭 보셔야 하는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성형수술을 집도하는 김선웅 원장 옆에서 기자가 어시스트(보조) 역할을 맡아 안면윤곽수술을 해봤습니다. 마네킹을 이용한 것이었지만, 실제 사용하는 칼과 도구를 이용해 진짜 수술을 재연해 봤습니다. 유방 확대 수술 등에 대해서도 설명해 드립니다. 구독 누르시고 꼭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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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https://bit.ly/2UGOJIN)

다음은 방송 요약

-성형수술은 건강한 신체를 칼이나 전기톱, 가위로 자르고 파괴시킨 다음에 모양을 만들어서 회복시키는 것.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면담 과정에서 수술하기로 한 의사가 로드맵을 짜고 수술을 하는 모양을 정하는 과정이 수술 전 진찰과정이다.

-환자를 마취를 시켜 놓고 유령의사가 들어와서 사람 몸에 칼을 대려고 하면 이 사람 머릿속은 백지상태. 진찰을 안 하고 수술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칼이 들어가는데 그 칼이 들어가는 위치가 매우 치명적인 위치라는 게 문제.

-안면 수술은 칼이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출혈이 벌어질 수 있다. 그 순간에 집도의사는 환자하고 약속이 있고, 또 머릿속에 갖고 있었던 과정이 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지혈시켜나가면서 자른다. 집도의는 수술 계획을 다 짜고 들어가기 때문에 어디를 자를 것인지를 머리에 생각하고 자르고 들어갈 때부터 거기에 맞춰서 자르고 들어간다.

-그런데 유령의사는 문제가 생긴다. 수술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 공포 영화 같은데 보면 면도칼로 그어 버리면 수돗물처럼 피가 콸콸 솟으면서 죽어버린다. 유령의사들이 많이 잘라먹는 게 안면 동맥이다. 그것을 탁 자르는 순간 피가 걷잡을 수 없이 나오면서 시야 확보 자체가 불가능. 그때는 동맥이 작동을 못 하게끔 꽉 묶어줘야 하는데, 집도 의사가 없고 유령 의사만 있다면 제대로 대처가 안된다.

-쌍꺼풀 수술의 경우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그다지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 치명적인 구조물을 건들 일이 잘 없다. 그런데 유령 수술이 돼버리면 상황이 급격히 달라진다. 유령의사에 의한 수술임을 감춰야 하니까 프로포폴이나 다른 마취약을 쓰게 됨. 그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 연출.

-가슴 수술은 250cc정도 되는 보형물을 넣어야 하는데 갈비뼈하고 대흉근 그 사이에 넣어야 함. 갈비뼈하고 대흉근 사이를 벌려야 하는데 갈고리처럼 생긴 도구를 겨드랑이를 통해 넣어서 막 긁어내야 하는데, 갈비뼈 사이를 팍 찌르고 들어가 버리면 즉사할 수 있다. 물론 수술 전 진찰 했던 의사 머릿속에는 어디를 박리해서 잘라야 하느냐 하는 수술 설계도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유령의사, 대리의사에게는 그런 게 없다.

-어느 판사의 1심 판결문에 보면 내용이 나온다. 대단히 치명적인 구조물이 있는 사이에 전기톱으로 자르는 작업을 하면서 모르는 사람이 했다. 이걸 어떻게 용납할 수 있냐.

※<속고살지마>는 3회에 걸쳐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원장과 함께 성형 수술에 있어 유령수술이라 불리는 대리 성형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편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sVCCGWBiy88&t=7s
2편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uQBAG4GZT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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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9 14:00:11
    속고살지마
안면윤곽수술을 받다 중태에 빠진 뒤 숨진 권대희 씨. 공개된 그의 수술 영상은 성형 수술장에서 벌어지는 대리 수술, 공장식 수술이 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수술장에 들어오면서 이미 수술 장갑과 수술복을 착용한 집도의. 여기에 오기 전 다른 곳에서 다른 누군가를 수술하다 들어왔다는 얘기죠. (의사들은 보통 수술장에 들어와서야 수술 장갑과 수술복을 착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도의는 뼈만 자르고 1시간 정도 있다 나가 버리고 다른 의사가 수술을 이어받죠.

그 의사는 당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지 6개월 된 일천한 경험의 일반의였습니다. 다량 출혈이 있던 급박한 상황에서 보조의 조차 자리를 비우고 30여 분간 간호조무사 혼자서 지혈을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25세 청년 권대희씨는 그렇게 깊은 잠에 빠지고 있었습니다.

권대희씨 수술 CCTV 화면
뭐가 잘못된 걸까요.

한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물어봤습니다.

-사인이 과다출혈인데, 수술이 잘못됐다고 봐야 하냐
"그렇게도 볼 수 있지만, 안면을 건드리는 수술에는 늘 출혈의 위험이 있다. 저 영상만 봐서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의사 한 명이라도 권대희씨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면 저 지경은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적절한 지혈과 응급 대처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여러 수술방에서 동시에 수술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집도의, 마취의, 보조의 간에 호흡이 안 맞은 느낌이다. 안타까운 사고다"

이 성형외과 전문의의 얘기는 안면부 수술은 각종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있고 따라서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의사가 행해야 하고, 절대로 대리수술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 특히 전신마취 수술의 경우 언제든지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 한 명이 동시에 몇 명의 환자를 마취시켜놓고 하는 동시 수술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분은 익명을 조건으로 전화 취재에 응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취지의 얘기를 몇 년 전부터 하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있습니다. 김선웅 원장입니다. 유령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그는 꾸준히 경고해왔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원장(오른쪽)과 기자
<속고살지마>에서는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원장과 함께 유령 수술의 위험성을 3번에 걸쳐 알아보는 기획 시리즈물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은 3번째(마지막 편)로, 꼭 보셔야 하는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성형수술을 집도하는 김선웅 원장 옆에서 기자가 어시스트(보조) 역할을 맡아 안면윤곽수술을 해봤습니다. 마네킹을 이용한 것이었지만, 실제 사용하는 칼과 도구를 이용해 진짜 수술을 재연해 봤습니다. 유방 확대 수술 등에 대해서도 설명해 드립니다. 구독 누르시고 꼭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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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방송 요약

-성형수술은 건강한 신체를 칼이나 전기톱, 가위로 자르고 파괴시킨 다음에 모양을 만들어서 회복시키는 것.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면담 과정에서 수술하기로 한 의사가 로드맵을 짜고 수술을 하는 모양을 정하는 과정이 수술 전 진찰과정이다.

-환자를 마취를 시켜 놓고 유령의사가 들어와서 사람 몸에 칼을 대려고 하면 이 사람 머릿속은 백지상태. 진찰을 안 하고 수술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칼이 들어가는데 그 칼이 들어가는 위치가 매우 치명적인 위치라는 게 문제.

-안면 수술은 칼이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출혈이 벌어질 수 있다. 그 순간에 집도의사는 환자하고 약속이 있고, 또 머릿속에 갖고 있었던 과정이 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지혈시켜나가면서 자른다. 집도의는 수술 계획을 다 짜고 들어가기 때문에 어디를 자를 것인지를 머리에 생각하고 자르고 들어갈 때부터 거기에 맞춰서 자르고 들어간다.

-그런데 유령의사는 문제가 생긴다. 수술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 공포 영화 같은데 보면 면도칼로 그어 버리면 수돗물처럼 피가 콸콸 솟으면서 죽어버린다. 유령의사들이 많이 잘라먹는 게 안면 동맥이다. 그것을 탁 자르는 순간 피가 걷잡을 수 없이 나오면서 시야 확보 자체가 불가능. 그때는 동맥이 작동을 못 하게끔 꽉 묶어줘야 하는데, 집도 의사가 없고 유령 의사만 있다면 제대로 대처가 안된다.

-쌍꺼풀 수술의 경우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그다지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 치명적인 구조물을 건들 일이 잘 없다. 그런데 유령 수술이 돼버리면 상황이 급격히 달라진다. 유령의사에 의한 수술임을 감춰야 하니까 프로포폴이나 다른 마취약을 쓰게 됨. 그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 연출.

-가슴 수술은 250cc정도 되는 보형물을 넣어야 하는데 갈비뼈하고 대흉근 그 사이에 넣어야 함. 갈비뼈하고 대흉근 사이를 벌려야 하는데 갈고리처럼 생긴 도구를 겨드랑이를 통해 넣어서 막 긁어내야 하는데, 갈비뼈 사이를 팍 찌르고 들어가 버리면 즉사할 수 있다. 물론 수술 전 진찰 했던 의사 머릿속에는 어디를 박리해서 잘라야 하느냐 하는 수술 설계도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유령의사, 대리의사에게는 그런 게 없다.

-어느 판사의 1심 판결문에 보면 내용이 나온다. 대단히 치명적인 구조물이 있는 사이에 전기톱으로 자르는 작업을 하면서 모르는 사람이 했다. 이걸 어떻게 용납할 수 있냐.

※<속고살지마>는 3회에 걸쳐 성형외과 전문의 김선웅 원장과 함께 성형 수술에 있어 유령수술이라 불리는 대리 성형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편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sVCCGWBiy88&t=7s
2편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uQBAG4GZT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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