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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 “한반도의 새로운 길 있다면 ‘강철비3’도”
입력 2020.07.24 (17:55) 연합뉴스
카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예언 능력을 얻었지만, 아폴론과의 끝을 알고 거부한 뒤에 아무도 카산드라의 예언을 믿지 않게 된다.

'강철비2:정상회담'(이하 정상회담) 개봉을 앞두고 24일 만난 양우석 감독은 "카산드라의 그런 서글픔도 있었다"며 웃었다.

양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으로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지 못하는 한반도의 현실에 판타지를 섞어 웹툰 세 편과 영화 두 편으로 '스틸 레인 유니버스'(강철비 세계관)를 구축해 왔다.

북한 지도자의 사망을 가정하고 진행되던 웹툰 연재가 끝나갈 때쯤 실제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는 등 웹툰이나 영화 내용과 맞물려 한반도의 전쟁 위기와 화해 모드가 기시감 있게 오갔다.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을 가장 큰 위기로 그리는데,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만 해도 미·중 관계가 이렇게까지 큰 위기가 될 줄은 감독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강철비'에서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남한으로 내려오고 남과 북에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권이 있는 상황을 상상했다면, '정상회담'은 평화체제로 가는 길에 남한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한반도의 냉정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해외 석학들이 제시한 네 가지 한반도 시나리오, 즉 전쟁·남한의 핵무장·북한의 내부 붕괴·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설정이 영화 두 편에 나눠 담겼지만,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양 감독은 "'강철비' 개봉 직후, 평화체제 논의가 빠진 이야기가 상황을 호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 반성이 바로 2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국제 정세가 바뀌고 한반도가 갈 수 있는 다른 새로운 길이 나온다면 3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한반도와 주변국의 역사적 현실을 압축해 담은 만큼 정보량이 많아 따라가기 벅차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잠수함에 갇힌 남북미 세 정상의 인간적인 모습에 유머를 더하며 긴장을 풀었다가, 수중 액션신으로 몰아치며 리듬감 있게 관객을 끌어간다. 분단물이라는 기본 장르에 블랙 코미디와 잠수함 액션이 더해 속도감을 높였다.

감독은 어떻게 하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풀릴 수 있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상징들을 배치했다고 했다.

제목 '강철비'(steel rain)는 1편에서는 북한 쿠데타를 진압하는 집속탄과 남북한 두 주인공의 이름(철우)으로 쓰였고, 2편에서는 한반도에 닥친 대형 태풍 이름으로 변주됐다. '철우'라는 이름은 북한 강경파를 대변하는 호위총국장이 폭주하게 되는 원인이 되는 인물에게 물려줬다.

영화의 마지막, 감독은 대통령 연설을 통해 관객에게 직접 묻는다. 통일을 할 것이냐고.

양 감독은 "이제 사람들이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거나, 지겹다며 없는 존재로 치부하며 관심을 두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며 "북한 정권의 붕괴는 가장 현실적이고 큰 위협이 될 수 있는데 정작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가 가장 부족하다"고 했다.

"그래서 묻고 싶었죠. 북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가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고 북한의 정권 붕괴는 우리한테 큰 위협이 될 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반도 네 가지 시나리오 중 어떤 게 마음에 드시는지."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영화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감독의 답은 평화체제를 이야기한 "영화 자체"다.

한반도의 분단이 주변 강대국에 이익을 가져다준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평화 체제를 이룬 한반도는 가장 확실한 성장 동력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다만 영화 개봉 때마다 벌어지는 내부 검열과 정치색 논란에 감독은 무의식적으로 해외 석학들의 이론과 논의를 빌려오게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그저 "당면한 현실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스틸레인 유니버스'를 이어왔음을 강조했다.

'스틸레인 유니버스'를 벗어난 다른 작품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건 가족 이야기다. "한두 세대 만에 4인 가족은 1인 가구로 대체됐고, 우리는 인구가 줄고 있는 최초의 세대에요. 가족의 의미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차기작 역시 웹툰과 함께 진행될 계획이다. 양 감독은 "모든 미디어가 스마트폰 하나로 들어오는 '콘텐츠 컨버전스'가 현실화했다"며 "스마트폰에서 콘텐츠가 필요하고, 작품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양우석 감독 “한반도의 새로운 길 있다면 ‘강철비3’도”
    • 입력 2020-07-24 17:55:23
    연합뉴스
카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예언 능력을 얻었지만, 아폴론과의 끝을 알고 거부한 뒤에 아무도 카산드라의 예언을 믿지 않게 된다.

'강철비2:정상회담'(이하 정상회담) 개봉을 앞두고 24일 만난 양우석 감독은 "카산드라의 그런 서글픔도 있었다"며 웃었다.

양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으로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지 못하는 한반도의 현실에 판타지를 섞어 웹툰 세 편과 영화 두 편으로 '스틸 레인 유니버스'(강철비 세계관)를 구축해 왔다.

북한 지도자의 사망을 가정하고 진행되던 웹툰 연재가 끝나갈 때쯤 실제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는 등 웹툰이나 영화 내용과 맞물려 한반도의 전쟁 위기와 화해 모드가 기시감 있게 오갔다.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을 가장 큰 위기로 그리는데,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만 해도 미·중 관계가 이렇게까지 큰 위기가 될 줄은 감독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강철비'에서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남한으로 내려오고 남과 북에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권이 있는 상황을 상상했다면, '정상회담'은 평화체제로 가는 길에 남한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한반도의 냉정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해외 석학들이 제시한 네 가지 한반도 시나리오, 즉 전쟁·남한의 핵무장·북한의 내부 붕괴·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설정이 영화 두 편에 나눠 담겼지만,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양 감독은 "'강철비' 개봉 직후, 평화체제 논의가 빠진 이야기가 상황을 호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 반성이 바로 2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국제 정세가 바뀌고 한반도가 갈 수 있는 다른 새로운 길이 나온다면 3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한반도와 주변국의 역사적 현실을 압축해 담은 만큼 정보량이 많아 따라가기 벅차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잠수함에 갇힌 남북미 세 정상의 인간적인 모습에 유머를 더하며 긴장을 풀었다가, 수중 액션신으로 몰아치며 리듬감 있게 관객을 끌어간다. 분단물이라는 기본 장르에 블랙 코미디와 잠수함 액션이 더해 속도감을 높였다.

감독은 어떻게 하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풀릴 수 있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상징들을 배치했다고 했다.

제목 '강철비'(steel rain)는 1편에서는 북한 쿠데타를 진압하는 집속탄과 남북한 두 주인공의 이름(철우)으로 쓰였고, 2편에서는 한반도에 닥친 대형 태풍 이름으로 변주됐다. '철우'라는 이름은 북한 강경파를 대변하는 호위총국장이 폭주하게 되는 원인이 되는 인물에게 물려줬다.

영화의 마지막, 감독은 대통령 연설을 통해 관객에게 직접 묻는다. 통일을 할 것이냐고.

양 감독은 "이제 사람들이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거나, 지겹다며 없는 존재로 치부하며 관심을 두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며 "북한 정권의 붕괴는 가장 현실적이고 큰 위협이 될 수 있는데 정작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가 가장 부족하다"고 했다.

"그래서 묻고 싶었죠. 북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가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고 북한의 정권 붕괴는 우리한테 큰 위협이 될 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반도 네 가지 시나리오 중 어떤 게 마음에 드시는지."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영화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감독의 답은 평화체제를 이야기한 "영화 자체"다.

한반도의 분단이 주변 강대국에 이익을 가져다준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평화 체제를 이룬 한반도는 가장 확실한 성장 동력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다만 영화 개봉 때마다 벌어지는 내부 검열과 정치색 논란에 감독은 무의식적으로 해외 석학들의 이론과 논의를 빌려오게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그저 "당면한 현실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스틸레인 유니버스'를 이어왔음을 강조했다.

'스틸레인 유니버스'를 벗어난 다른 작품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건 가족 이야기다. "한두 세대 만에 4인 가족은 1인 가구로 대체됐고, 우리는 인구가 줄고 있는 최초의 세대에요. 가족의 의미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차기작 역시 웹툰과 함께 진행될 계획이다. 양 감독은 "모든 미디어가 스마트폰 하나로 들어오는 '콘텐츠 컨버전스'가 현실화했다"며 "스마트폰에서 콘텐츠가 필요하고, 작품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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