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속고살지마] 임대주택등록, 치명적 실수였나(①)
입력 2020.07.28 (16:18) 수정 2020.07.31 (10:37) 속고살지마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도 높은 옥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책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죠.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에 저해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제도가 있다면 고치고, 이를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이룰 필요성에 대해서 토를 달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정부의 말만 믿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이미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과거 약속했던 혜택을 없애는, 소급적인 효과를 가진 정책을 편다면 이건 원칙의 문제로 정부의 정책 신뢰성을 해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지적도 나옵니다. 매년 주던 혜택을 몇 년 후 박탈하는 차원이 아니라 한번 주기로 했던 혜택을 기대하며 의무 사항을 지키던 사람들에게 아예 혜택을 안 준다고 하면 당사자들은 무척 억울할 것입니다.

<속고살지마>에서는 지난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커지고 있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소급적 혜택 박탈 논란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몇 차례 마련해 볼까 합니다.

※속고살지마 구독하러가기: https://bit.ly/2UGOJIN
다음은 방송 요약

1. 폐지 수순 밟는 임대사업자

정부는 이번 7·10 대책에서 임대사업자를 대폭 축소하는 대책을 발표했죠.

임대 의무기간 4년인 단기임대, 그리고 아파트를 구입한 뒤 8년간 세를 놓은 ‘아파트 장기임대 매입임대’는 폐지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의 경우는 장기임대(8년) 매입임대 주택을 신규 등록하더라도 종합부동산 합산 배제 같은 혜택을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장기 등록임대의 임대의무기간도 8년에서 10년으로 길어집니다.

이런 정책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급적 1가구 1주택만 유지하자는 공감대는 더 폭넓게 확산돼야 합니다.

문제는 정부의 말만 믿고 2014~2018년 임대주택 등록을 이미 했던 분들입니다. 당시만 해도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각종 혜택을 주며 임대주택 등록을 적극 장려하던 시기였습니다.

정부는 "기존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혜택은 임대 의무기간까지는 유지한다"는 입장입니다. 4년(단기임대) 혹은 8년(장기일반민간임대 혹은 준공공임대)의 임대기간 동안의 혜택은 약속대로 유지하고, 그 대신 그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등록을 말소하고 이후에는 혜택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 합리적으로 들리는 이 정책. 그러나 임대사업자들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지난 25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항의하는 집회.지난 25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항의하는 집회.

2. 현행법상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임대사업자 제도를 대폭 축소하기로 한 마당에 기존에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고 해서 무한정 혜택을 줄 수 없다는 말은 분명 일리 있습니다. 하지만 양도세 문제를 감안하면 정부 정책을 신뢰했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혜택은 뭐가 있을까요.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입니다. 일정한 요건 충족 시 임대주택을 가진 상태에서 거주주택을 팔 때 1가구1주택으로 봐서 9억 원까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줍니다. (5년 이상 임대해야 함)


8년 이상 임대하는 장기일반민간임대(예전 준공공주택)주택입니다. 8년 이상 임대 시 임대주택을 매각할 때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50%, 그리고 10년 이상 보유 시 70%를 적용하는 혜택이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도 규정돼 있습니다. 정부는 2014년 이 제도를 발표하면서 대대적으로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했습니다. 착한 임대료(5% 인상 제한)와 장기간 임대를 유지하면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에는 더 파격적인 혜택이 발표됩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주택을 취득 후 3개월 이내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뒤 10년간 임대하면 양도세 100% 감면(농특세 20%는 냄) 혜택을 발표합니다. (이 제도는 현재는 폐지됨)


3. 양도세 혜택 못 받게 된 임대사업자들

지금 보면 이런 양도세 혜택은 분명 과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을 신뢰한 기존 임대 사업자에 대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주택 임대사업자들은 말합니다.

그런데 이번 7.10 부동산 대책에 나오는 '임대의무기간 종료 후 임대사업자 자동 말소' 정책에 따라 상당수는 양도세 혜택을 못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단기임대(4년)로 등록한 임대사업자의 경우입니다. 4년이 지나 임대사업자 등록이 말소되면 '5년간 임대'라는 요건을 맞출 수가 없죠. 즉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를 받을 수가 없게 됩니다. 이 경우 거주주택 매도 시 세금 혜택을 못 받을 뿐 아니라 이미 양도세 비과세로 거주주택을 판 경우 비과세를 토해 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준공공임대주택)도 8년이 지나면 사업자등록이 말소되기 때문에 장특공제 70% 혜택을 위해 필요한 '임대 기간 10년' 요건을 맞출 수 없게 됩니다. 조세특례 규정은 분명히 남아 있는데 누구도 그 혜택을 맞추기가 불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아까 설명해 드린 양도세 100% 감면을 노리던 임대사업자들도 8년이 지나면 임대사업자가 말소되기 때문에 10년 임대요건을 채울 수 없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2015년에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사람들은 2025년이 돼야 양도세 100% 감면을 받는데 2023년까지만 임대주택사업자가 유지됩니다. 결국, 2015년에 생긴 이 제도는, 대한민국에 단 한 명도 혜택을 못 받게 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겁니다.

4. 흔들리는 정책 신뢰성

정부는 세제 혜택 폐지가 부진정 소급입법이라고도 합니다. 소급입법처럼 보이지만, '부진정' 즉 가짜 소급입법이기 때문에 소급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겁니다. 과거에 시작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고 진행 중인 법률관계 및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새로운 법령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논리죠. 부동산은 공공성이 강한 만큼 다른 재산권보다 더 강한 제한을 가할 수 있다 말에 수긍도 갑니다.


그럼에도 임대사업자들은 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은 어차피 공시가격 6억 원 이상 종부세나 재산세 혜택을 못 받기 때문에 6억 원 이상의 경우 대부분 매도 시 양도세 절세를 염두에 두고 임대주택 등록을 한 사람들입니다. 정부의 정책 목표에 맞춰 '5% 임대료 상한' '장기간 임대 유지'라는 희생을 한 기존 임대사업자에게 애초 약속한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법치국가 법 원칙인 '신뢰보호'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납세자연맹도 자료를 통해 ▲정부가 등록임대 가입을 유인했고 ▲일정 기간 세제 감면을 구체적으로 약속 했고 ▲법 존속에 대한 신뢰 이익이 공공 이익에 비해 더 크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부동산 시장 안정도 필요하고 기존 임대주택 사업자들의 소급적 불이익도 막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은 없을지, 정부가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입니다.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 검색 후 구독 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사회, 경제 분야에서 발생하는 각종 현안을 깊이 있게 분석해 드립니다. (속고살지마 구독하러가기: https://bit.ly/2UGOJIN )
  • [속고살지마] 임대주택등록, 치명적 실수였나(①)
    • 입력 2020-07-28 16:18:38
    • 수정2020-07-31 10:37:52
    속고살지마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도 높은 옥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책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죠.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에 저해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제도가 있다면 고치고, 이를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이룰 필요성에 대해서 토를 달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정부의 말만 믿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이미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과거 약속했던 혜택을 없애는, 소급적인 효과를 가진 정책을 편다면 이건 원칙의 문제로 정부의 정책 신뢰성을 해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지적도 나옵니다. 매년 주던 혜택을 몇 년 후 박탈하는 차원이 아니라 한번 주기로 했던 혜택을 기대하며 의무 사항을 지키던 사람들에게 아예 혜택을 안 준다고 하면 당사자들은 무척 억울할 것입니다.

<속고살지마>에서는 지난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커지고 있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소급적 혜택 박탈 논란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몇 차례 마련해 볼까 합니다.

※속고살지마 구독하러가기: https://bit.ly/2UGOJIN
다음은 방송 요약

1. 폐지 수순 밟는 임대사업자

정부는 이번 7·10 대책에서 임대사업자를 대폭 축소하는 대책을 발표했죠.

임대 의무기간 4년인 단기임대, 그리고 아파트를 구입한 뒤 8년간 세를 놓은 ‘아파트 장기임대 매입임대’는 폐지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의 경우는 장기임대(8년) 매입임대 주택을 신규 등록하더라도 종합부동산 합산 배제 같은 혜택을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장기 등록임대의 임대의무기간도 8년에서 10년으로 길어집니다.

이런 정책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급적 1가구 1주택만 유지하자는 공감대는 더 폭넓게 확산돼야 합니다.

문제는 정부의 말만 믿고 2014~2018년 임대주택 등록을 이미 했던 분들입니다. 당시만 해도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각종 혜택을 주며 임대주택 등록을 적극 장려하던 시기였습니다.

정부는 "기존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혜택은 임대 의무기간까지는 유지한다"는 입장입니다. 4년(단기임대) 혹은 8년(장기일반민간임대 혹은 준공공임대)의 임대기간 동안의 혜택은 약속대로 유지하고, 그 대신 그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등록을 말소하고 이후에는 혜택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 합리적으로 들리는 이 정책. 그러나 임대사업자들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지난 25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항의하는 집회.지난 25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항의하는 집회.

2. 현행법상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임대사업자 제도를 대폭 축소하기로 한 마당에 기존에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고 해서 무한정 혜택을 줄 수 없다는 말은 분명 일리 있습니다. 하지만 양도세 문제를 감안하면 정부 정책을 신뢰했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혜택은 뭐가 있을까요.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입니다. 일정한 요건 충족 시 임대주택을 가진 상태에서 거주주택을 팔 때 1가구1주택으로 봐서 9억 원까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줍니다. (5년 이상 임대해야 함)


8년 이상 임대하는 장기일반민간임대(예전 준공공주택)주택입니다. 8년 이상 임대 시 임대주택을 매각할 때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50%, 그리고 10년 이상 보유 시 70%를 적용하는 혜택이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도 규정돼 있습니다. 정부는 2014년 이 제도를 발표하면서 대대적으로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했습니다. 착한 임대료(5% 인상 제한)와 장기간 임대를 유지하면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에는 더 파격적인 혜택이 발표됩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주택을 취득 후 3개월 이내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뒤 10년간 임대하면 양도세 100% 감면(농특세 20%는 냄) 혜택을 발표합니다. (이 제도는 현재는 폐지됨)


3. 양도세 혜택 못 받게 된 임대사업자들

지금 보면 이런 양도세 혜택은 분명 과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을 신뢰한 기존 임대 사업자에 대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주택 임대사업자들은 말합니다.

그런데 이번 7.10 부동산 대책에 나오는 '임대의무기간 종료 후 임대사업자 자동 말소' 정책에 따라 상당수는 양도세 혜택을 못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단기임대(4년)로 등록한 임대사업자의 경우입니다. 4년이 지나 임대사업자 등록이 말소되면 '5년간 임대'라는 요건을 맞출 수가 없죠. 즉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를 받을 수가 없게 됩니다. 이 경우 거주주택 매도 시 세금 혜택을 못 받을 뿐 아니라 이미 양도세 비과세로 거주주택을 판 경우 비과세를 토해 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준공공임대주택)도 8년이 지나면 사업자등록이 말소되기 때문에 장특공제 70% 혜택을 위해 필요한 '임대 기간 10년' 요건을 맞출 수 없게 됩니다. 조세특례 규정은 분명히 남아 있는데 누구도 그 혜택을 맞추기가 불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아까 설명해 드린 양도세 100% 감면을 노리던 임대사업자들도 8년이 지나면 임대사업자가 말소되기 때문에 10년 임대요건을 채울 수 없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2015년에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사람들은 2025년이 돼야 양도세 100% 감면을 받는데 2023년까지만 임대주택사업자가 유지됩니다. 결국, 2015년에 생긴 이 제도는, 대한민국에 단 한 명도 혜택을 못 받게 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겁니다.

4. 흔들리는 정책 신뢰성

정부는 세제 혜택 폐지가 부진정 소급입법이라고도 합니다. 소급입법처럼 보이지만, '부진정' 즉 가짜 소급입법이기 때문에 소급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겁니다. 과거에 시작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고 진행 중인 법률관계 및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새로운 법령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논리죠. 부동산은 공공성이 강한 만큼 다른 재산권보다 더 강한 제한을 가할 수 있다 말에 수긍도 갑니다.


그럼에도 임대사업자들은 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은 어차피 공시가격 6억 원 이상 종부세나 재산세 혜택을 못 받기 때문에 6억 원 이상의 경우 대부분 매도 시 양도세 절세를 염두에 두고 임대주택 등록을 한 사람들입니다. 정부의 정책 목표에 맞춰 '5% 임대료 상한' '장기간 임대 유지'라는 희생을 한 기존 임대사업자에게 애초 약속한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법치국가 법 원칙인 '신뢰보호'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납세자연맹도 자료를 통해 ▲정부가 등록임대 가입을 유인했고 ▲일정 기간 세제 감면을 구체적으로 약속 했고 ▲법 존속에 대한 신뢰 이익이 공공 이익에 비해 더 크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부동산 시장 안정도 필요하고 기존 임대주택 사업자들의 소급적 불이익도 막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은 없을지, 정부가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입니다.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 검색 후 구독 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사회, 경제 분야에서 발생하는 각종 현안을 깊이 있게 분석해 드립니다. (속고살지마 구독하러가기: https://bit.ly/2UGOJIN )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