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밀려오는 양쯔강…제주 바다는 무사할까?

입력 2020.07.28 (16:29) 수정 2020.07.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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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만큼 수재민, 피해 계속 늘어나

중국 남부의 기록적인 폭우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23일 기준 수재민은 대한민국 인구에 맞먹는 4,500만 명에 이르고 재산피해는 20조 원에 육박했습니다. 비 피해는 지금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싼샤댐에 걸리는 부하도 커지고 있습니다. 양쯔강 중상류에 자리 잡은 싼샤댐의 높이는 185m, 홍수 최고수위는 175m입니다.

25일 낮 12시 기준 싼샤댐 수위는 158.56m. 141억㎥의 물을 더 담을 수 있다지만, 계속되는 비와 중국 댐 기술에 대한 불신으로 붕괴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싼샤댐을 통과한 강물은 우한과 난징 등 하류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결국은 흘러 흘러 바다에 도달할 것입니다.

바다 건너편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양쯔강 상류에 ‘3차 홍수’가 형성돼 싼샤댐으로 더 많은 물을 유입시키고 있습니다.양쯔강 상류에 ‘3차 홍수’가 형성돼 싼샤댐으로 더 많은 물을 유입시키고 있습니다.

양쯔강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저염분수

평소 중국 양쯔강이 바다로 내보내는 물의 양은 초당 4만 4천 톤 정도입니다. 그런데 중국 남부 폭우 이후 유출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14일에는 초당 8만 2천 톤으로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엔 초당 7만 7천 톤 수준입니다.

동중국해로 빠져나온 엄청난 양의 강물은 해류를 타고 국내 해역으로 들어옵니다. 연구원은 8월 중순이나 하순쯤 제주도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소금기 없는 강물이 짠 바닷물과 만나면 '저염분수'가 만들어집니다. 통상 바닷물 1kg에 녹아있는 염분이 28g에 미치지 못하는 물을 지칭합니다. 바닷속에 생긴 거대한 민물 덩어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짠 바닷물에 맞춰 잘살고 있던 물고기에게는 재앙입니다.

"빈 껍데기만 남은 소라"...일단 닥치면 어장 초토화

양쯔강 발 저염분수 현상은 그동안 여러 차례 우리 어민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1996년 제주 서부 연안어장을 덮친 저염분수는 소라와 전복의 씨를 말렸습니다. 폐사한 해산물이 184톤, 59억 원어치에 달했습니다.

2016년 8월 17일 KBS 뉴스7은 "제주 서부 앞바다, 빈 껍데기만 남은 소라가 보입니다", "옆 마을 양식장에선 매일 넙치 치어가 폐사하고 있습니다."라며 저염분수 피해를 보도했습니다. 당시 양쯔강의 유출량은 지금보다 적은 초당 6만 8천 톤이었는데도 이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저염분수에는 영양분이 많이 들어있어 이를 먹고 사는 미세조류가 폭증할 위험도 있습니다. 적조가 발생하는 거죠.

2016년 저염분수가 밀어닥친 제주 서귀포 바다. 소라가 죽어있습니다.2016년 저염분수가 밀어닥친 제주 서귀포 바다. 소라가 죽어있습니다.

코앞에 닥친 위험...과학조사선에 무인관측장비까지 총동원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해양수산부는 저염분수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측소의 양쯔강 유량을 살펴보고 천리안 위성으로 염분도 관측합니다.

다음 달 4일부터는 동중국해 북부와 제주도 주변 해역에 수산과학조사선을 띄워 현장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무인해양관측장비를 시범 운영해 정밀도도 높일 계획입니다.

제주도 역시 해양수산연구원을 중심으로 예보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광역 무인 해양관측장비인 웨이브 글라이더. 제주 바닷속에서 수온과 염분 정보를 얻어낸 뒤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합니다.광역 무인 해양관측장비인 웨이브 글라이더. 제주 바닷속에서 수온과 염분 정보를 얻어낸 뒤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합니다.

피해 대비책은 마련되고 있지만 피해 복구에는 사각지대가 남아있습니다.

국회 농해수위 안병길 의원은 "현행법을 보면 저염분수 피해 복구지원 대상으로는 양식업만 해당할 뿐 해녀를 포함한 일반 어민들은 제외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중국의 자연재해가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영상으로 보는 "대륙의 '역대급' 물난리,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
-유튜브 '체크살' 보러 가기
https://youtu.be/5C91mN7YM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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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로 밀려오는 양쯔강…제주 바다는 무사할까?
    • 입력 2020-07-28 16:29:43
    • 수정2020-07-28 19:00:31
    취재K
대한민국 인구만큼 수재민, 피해 계속 늘어나

중국 남부의 기록적인 폭우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23일 기준 수재민은 대한민국 인구에 맞먹는 4,500만 명에 이르고 재산피해는 20조 원에 육박했습니다. 비 피해는 지금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싼샤댐에 걸리는 부하도 커지고 있습니다. 양쯔강 중상류에 자리 잡은 싼샤댐의 높이는 185m, 홍수 최고수위는 175m입니다.

25일 낮 12시 기준 싼샤댐 수위는 158.56m. 141억㎥의 물을 더 담을 수 있다지만, 계속되는 비와 중국 댐 기술에 대한 불신으로 붕괴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싼샤댐을 통과한 강물은 우한과 난징 등 하류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결국은 흘러 흘러 바다에 도달할 것입니다.

바다 건너편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양쯔강 상류에 ‘3차 홍수’가 형성돼 싼샤댐으로 더 많은 물을 유입시키고 있습니다.
양쯔강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저염분수

평소 중국 양쯔강이 바다로 내보내는 물의 양은 초당 4만 4천 톤 정도입니다. 그런데 중국 남부 폭우 이후 유출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14일에는 초당 8만 2천 톤으로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관측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엔 초당 7만 7천 톤 수준입니다.

동중국해로 빠져나온 엄청난 양의 강물은 해류를 타고 국내 해역으로 들어옵니다. 연구원은 8월 중순이나 하순쯤 제주도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소금기 없는 강물이 짠 바닷물과 만나면 '저염분수'가 만들어집니다. 통상 바닷물 1kg에 녹아있는 염분이 28g에 미치지 못하는 물을 지칭합니다. 바닷속에 생긴 거대한 민물 덩어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짠 바닷물에 맞춰 잘살고 있던 물고기에게는 재앙입니다.

"빈 껍데기만 남은 소라"...일단 닥치면 어장 초토화

양쯔강 발 저염분수 현상은 그동안 여러 차례 우리 어민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1996년 제주 서부 연안어장을 덮친 저염분수는 소라와 전복의 씨를 말렸습니다. 폐사한 해산물이 184톤, 59억 원어치에 달했습니다.

2016년 8월 17일 KBS 뉴스7은 "제주 서부 앞바다, 빈 껍데기만 남은 소라가 보입니다", "옆 마을 양식장에선 매일 넙치 치어가 폐사하고 있습니다."라며 저염분수 피해를 보도했습니다. 당시 양쯔강의 유출량은 지금보다 적은 초당 6만 8천 톤이었는데도 이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저염분수에는 영양분이 많이 들어있어 이를 먹고 사는 미세조류가 폭증할 위험도 있습니다. 적조가 발생하는 거죠.

2016년 저염분수가 밀어닥친 제주 서귀포 바다. 소라가 죽어있습니다.
코앞에 닥친 위험...과학조사선에 무인관측장비까지 총동원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해양수산부는 저염분수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측소의 양쯔강 유량을 살펴보고 천리안 위성으로 염분도 관측합니다.

다음 달 4일부터는 동중국해 북부와 제주도 주변 해역에 수산과학조사선을 띄워 현장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무인해양관측장비를 시범 운영해 정밀도도 높일 계획입니다.

제주도 역시 해양수산연구원을 중심으로 예보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광역 무인 해양관측장비인 웨이브 글라이더. 제주 바닷속에서 수온과 염분 정보를 얻어낸 뒤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합니다.
피해 대비책은 마련되고 있지만 피해 복구에는 사각지대가 남아있습니다.

국회 농해수위 안병길 의원은 "현행법을 보면 저염분수 피해 복구지원 대상으로는 양식업만 해당할 뿐 해녀를 포함한 일반 어민들은 제외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중국의 자연재해가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영상으로 보는 "대륙의 '역대급' 물난리,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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