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라도 못 때린다…‘부모 징계권’ 삭제 정부안 사실상 확정

입력 2020.07.29 (19:30) 수정 2020.07.2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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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녀에 대해 이른바 '사랑의 매'는 괜찮다는 인식은 자칫하면 아동학대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정부가 부모의 '징계권'을 명시한 민법 조항을 삭제하기로 사실상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중 입법예고 하기로 했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모에 의해 가방에 갇혔다 결국 숨진 9살 아이.

거짓말을 했다며 '훈육' 차원에서 가방에 들어가라고 시켰다는 게 의붓어머니의 변명이었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만 9세 나이치고는 좀 말라 보였거든요. 23kg정도 나갔고 얼굴과 발 포함해서 멍이 굉장히 많았고..."]

민법 915조는 부모가 자녀를 징계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체벌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한 법 조항인데, 훈육을 빙자한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법 조항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김민지/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사무관 : "민법 915조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체벌 금지의 취지를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취지가 있을 거라 생각이 되고요. 징계권을 체벌의 근거로 오인하고 있는 해석 자체가 줄어들 것이고요."]

이에 따라 정부는 민법 개정안에서 '부모 징계권'을 삭제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는 개정안이 입법예고될 전망입니다.

다만 국회에서 발의된 민법 개정안 중에 있는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는 문구가 막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강정은/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 "'필요한 훈육'으로 대체해, 아동에게 행사하는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징계권 삭제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현장의 혼란도 예상되지만, 잇따르는 아동학대에 법 개정으로 선제 대응을 하자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입니다.

정부는 또 특별 전담팀을 만들어 아동학대 범죄자에 대한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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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애라도 못 때린다…‘부모 징계권’ 삭제 정부안 사실상 확정
    • 입력 2020-07-29 19:34:21
    • 수정2020-07-29 19: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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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녀에 대해 이른바 '사랑의 매'는 괜찮다는 인식은 자칫하면 아동학대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정부가 부모의 '징계권'을 명시한 민법 조항을 삭제하기로 사실상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중 입법예고 하기로 했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모에 의해 가방에 갇혔다 결국 숨진 9살 아이.

거짓말을 했다며 '훈육' 차원에서 가방에 들어가라고 시켰다는 게 의붓어머니의 변명이었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만 9세 나이치고는 좀 말라 보였거든요. 23kg정도 나갔고 얼굴과 발 포함해서 멍이 굉장히 많았고..."]

민법 915조는 부모가 자녀를 징계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체벌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한 법 조항인데, 훈육을 빙자한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법 조항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김민지/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사무관 : "민법 915조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체벌 금지의 취지를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취지가 있을 거라 생각이 되고요. 징계권을 체벌의 근거로 오인하고 있는 해석 자체가 줄어들 것이고요."]

이에 따라 정부는 민법 개정안에서 '부모 징계권'을 삭제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는 개정안이 입법예고될 전망입니다.

다만 국회에서 발의된 민법 개정안 중에 있는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는 문구가 막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강정은/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 "'필요한 훈육'으로 대체해, 아동에게 행사하는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징계권 삭제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합니다."]

현장의 혼란도 예상되지만, 잇따르는 아동학대에 법 개정으로 선제 대응을 하자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입니다.

정부는 또 특별 전담팀을 만들어 아동학대 범죄자에 대한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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