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기획]③ 밀물 겹친 폭우에 역류…하수도 용량 ‘한계’

입력 2020.07.29 (19:59) 수정 2020.07.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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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기록적인 폭우 때 곳곳에서 물난리가 난 데는 하수도관의 용량 탓도 큽니다.

대부분 설치한 지 20년이 넘어 집중호우 때 내린 빗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밀물까지 겹치면 사실상 배수 기능을 잃어버립니다.

KBS의 재난 기획 보도, 오늘은 도심 하수시설의 문제점을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는 부산의 한 교차로 인근 도로.

하수도로 빗물이 역류하자, 맨홀 뚜껑까지 솟구쳐 오릅니다.

부산 서구의 한 도로.

이곳 역시 지난주 집중호우 때 침수 피해를 봤습니다.

당시 내린 폭우로 하수도가 범람해 아래쪽 가게까지 모두 물이 들어찼습니다.

빗물을 모아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하수도가 설치돼 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김동완/부산 서구청 준설팀장 : "평소에는 범람하지는 않습니다. 몇 년 만에 내린 집중호우 때문에 하수도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부산에 설치된 하수도관은 모두 9천2백여 ㎞.

이 가운데 65% 정도는 설치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주로 원도심권에 몰려 있는 이런 노후 하수도관은 시간당 70mm로 내린 빗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지난주 폭우처럼 시간당 80mm 이상의 비가 집중해서 내리면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상호/부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워낙 부산이 오래전부터 시가지가 발달하다 보니깐 하수관에 빗물 배제능력이 작아서 지금과 같이 80mm 이상의 비가 오면 그 빗물을 배수하기 어렵고 도로가 침수되는 게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2016년부터 새로 설치하는 하수도관은 시간당 96mm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됐지만, 역시나 문제가 있습니다.

밀물과 겹쳐 바닷물까지 역류할 경우 용량을 초과해 하수도관도 제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또 각 자치단체가 하수도관 정비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노후관을 교체하지 않고 보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약 한 천km로 (정비)공사하는데 9천억 원 든다고…. 그냥 단순 역계산으로 가본다고 하면 (교체)금액은 상상하기 힘든 금액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하수도관의 용량을 키우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소규모 저류조와 배수 펌프장 설치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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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기획]③ 밀물 겹친 폭우에 역류…하수도 용량 ‘한계’
    • 입력 2020-07-29 19:59:35
    • 수정2020-07-29 20:02:50
    뉴스7(부산)
[앵커] 지난주 기록적인 폭우 때 곳곳에서 물난리가 난 데는 하수도관의 용량 탓도 큽니다. 대부분 설치한 지 20년이 넘어 집중호우 때 내린 빗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밀물까지 겹치면 사실상 배수 기능을 잃어버립니다. KBS의 재난 기획 보도, 오늘은 도심 하수시설의 문제점을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우가 쏟아지는 부산의 한 교차로 인근 도로. 하수도로 빗물이 역류하자, 맨홀 뚜껑까지 솟구쳐 오릅니다. 부산 서구의 한 도로. 이곳 역시 지난주 집중호우 때 침수 피해를 봤습니다. 당시 내린 폭우로 하수도가 범람해 아래쪽 가게까지 모두 물이 들어찼습니다. 빗물을 모아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하수도가 설치돼 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김동완/부산 서구청 준설팀장 : "평소에는 범람하지는 않습니다. 몇 년 만에 내린 집중호우 때문에 하수도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부산에 설치된 하수도관은 모두 9천2백여 ㎞. 이 가운데 65% 정도는 설치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주로 원도심권에 몰려 있는 이런 노후 하수도관은 시간당 70mm로 내린 빗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지난주 폭우처럼 시간당 80mm 이상의 비가 집중해서 내리면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상호/부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워낙 부산이 오래전부터 시가지가 발달하다 보니깐 하수관에 빗물 배제능력이 작아서 지금과 같이 80mm 이상의 비가 오면 그 빗물을 배수하기 어렵고 도로가 침수되는 게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2016년부터 새로 설치하는 하수도관은 시간당 96mm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됐지만, 역시나 문제가 있습니다. 밀물과 겹쳐 바닷물까지 역류할 경우 용량을 초과해 하수도관도 제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또 각 자치단체가 하수도관 정비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노후관을 교체하지 않고 보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약 한 천km로 (정비)공사하는데 9천억 원 든다고…. 그냥 단순 역계산으로 가본다고 하면 (교체)금액은 상상하기 힘든 금액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하수도관의 용량을 키우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소규모 저류조와 배수 펌프장 설치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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