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사태 취약지 2천여 곳…대비는 ‘부실’

입력 2020.07.29 (21:55) 수정 2020.07.2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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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경남에는 산청과 함양, 거창에 이어 하동, 남해에도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잇따른 장맛비로 경남 곳곳에는 지반이 약해져 있어 내일까지 이어지는 비에 큰 피해가 없을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경남의 산사태 위험 지역,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윤현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폭우로 무너져 내린 산청군 한 도로 경사면입니다.

시뻘건 속살을 드러낸 채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한 차례 무너졌던 곳인데, 올해는 더 큰 피해를 본 겁니다.

[조형규/산청군 금서면 주민 : "작년에도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나서 붕괴 조짐이 있었는데 올해는 너무나 장마기간이 길어서 흙이 물을 많이 먹어서 갑작스럽게 산사태가 일어났고, 그래서 여기서 기거를 못하고 임시적으로 피신을 해서 있고…."]

하지만 계속되는 장맛비로 당장 복구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임시로 천막과 펜스를 설치하고 수십 개의 모래주머니를 쌓아올렸지만 계속되는 비로 인해 흙과 모래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22일과 23일에는 합천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2곳이 피해를 봤습니다.

하지만, 이 피해 지역은 산림청과 자치단체가 집중 관리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은 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윤동윤/산림청 산사태방지과 주무관 : "산림청은 산림에 대해서만 하다보니까 산림이 도로나 다른 형지로 변하기 전에 자연산지에 대해서 산림청이 산사태 예방활동을 하게 되고, 도로나 산지에 대한 개발을 했다면 개발한 부서에서 안전에 대해 책임지고 있습니다."]

산사태 취약 지역 가운데 '위험 등급'이 높은 곳의 상황은 어떨까.

함양의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분류된 한 마을의 야산입니다.

이곳은 '위험 등급' A등급으로, 무너질 위험이 큰 곳으로 평가돼 있습니다.

산 바로 앞에는 주택 열 채가 자리잡고 있지만, 모래와 자갈이 뒤섞인 산비탈은 가림막도 없이 방치돼 있습니다.

[진미정/경상남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 "예산도 예산이지만 사방공사는 동의가 안되서 취소되는 경우도 많고, 긍정적인 인식이 안돼 있어서 주민들 반대하는 경우도 많고, 한 개 공사하는데 엄청 민원이 많이 걸리거든요. 그래서 취소되는 경우도…."]

경남 18개 시·군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2천3백여 곳.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지난 20일 자정부터 오늘(29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산청 347.3mm, 합천 309.4mm, 장맛비는 내일 밤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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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산사태 취약지 2천여 곳…대비는 ‘부실’
    • 입력 2020-07-29 21:55:22
    • 수정2020-07-29 22:03:48
    뉴스9(창원)
[앵커] 오늘 경남에는 산청과 함양, 거창에 이어 하동, 남해에도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잇따른 장맛비로 경남 곳곳에는 지반이 약해져 있어 내일까지 이어지는 비에 큰 피해가 없을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경남의 산사태 위험 지역,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윤현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폭우로 무너져 내린 산청군 한 도로 경사면입니다. 시뻘건 속살을 드러낸 채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한 차례 무너졌던 곳인데, 올해는 더 큰 피해를 본 겁니다. [조형규/산청군 금서면 주민 : "작년에도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나서 붕괴 조짐이 있었는데 올해는 너무나 장마기간이 길어서 흙이 물을 많이 먹어서 갑작스럽게 산사태가 일어났고, 그래서 여기서 기거를 못하고 임시적으로 피신을 해서 있고…."] 하지만 계속되는 장맛비로 당장 복구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임시로 천막과 펜스를 설치하고 수십 개의 모래주머니를 쌓아올렸지만 계속되는 비로 인해 흙과 모래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22일과 23일에는 합천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2곳이 피해를 봤습니다. 하지만, 이 피해 지역은 산림청과 자치단체가 집중 관리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은 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윤동윤/산림청 산사태방지과 주무관 : "산림청은 산림에 대해서만 하다보니까 산림이 도로나 다른 형지로 변하기 전에 자연산지에 대해서 산림청이 산사태 예방활동을 하게 되고, 도로나 산지에 대한 개발을 했다면 개발한 부서에서 안전에 대해 책임지고 있습니다."] 산사태 취약 지역 가운데 '위험 등급'이 높은 곳의 상황은 어떨까. 함양의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분류된 한 마을의 야산입니다. 이곳은 '위험 등급' A등급으로, 무너질 위험이 큰 곳으로 평가돼 있습니다. 산 바로 앞에는 주택 열 채가 자리잡고 있지만, 모래와 자갈이 뒤섞인 산비탈은 가림막도 없이 방치돼 있습니다. [진미정/경상남도 산림녹지과 주무관 : "예산도 예산이지만 사방공사는 동의가 안되서 취소되는 경우도 많고, 긍정적인 인식이 안돼 있어서 주민들 반대하는 경우도 많고, 한 개 공사하는데 엄청 민원이 많이 걸리거든요. 그래서 취소되는 경우도…."] 경남 18개 시·군의 산사태 취약지역은 2천3백여 곳.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지난 20일 자정부터 오늘(29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산청 347.3mm, 합천 309.4mm, 장맛비는 내일 밤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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