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앞두고 농경지 침수…‘댐 방류’ 책임 공방

입력 2020.08.01 (07:29) 수정 2020.08.0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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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충청권에 내린 집중 호우로 대청댐 하류에 있는 농경지가 대거 물에 잠겼습니다.

침수 원인을 두고 피해 농민들과 수자원공사가 맞서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정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금강 하류에 있는 3,600여 ㎡ 규모의 자두밭입니다.

바로 수확해야 할 자두 수만 개가 모두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유조형/침수 피해 농민 : "황당하죠. 앞이 막막하고, 제가 무엇으로 먹고사나, 그게 한 걱정이죠, 지금."]

2,800㎡ 규모의 근처 복숭아밭도 무릎까지 물이 찼습니다.

당장 다음 주 수확하려던 8년생 나무 130그루를 모두 베어내야 할 처지입니다.

이 마을에서 침수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최소 3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김연수/침수 피해 농민 : "지금 심정은 어떻게 말을 할 수 없어요. 이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상태가 됐으니까."]

주민들은 상류의 대청댐 방류량이 급격히 늘면서 일대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컸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수자원공사는 호우에 댐 수위가 만수위 40cm 직전까지 오르자, 방류량을 초당 1,500톤에서 2,500톤으로 늘렸습니다.

[유승돈/청주시 노산1리 이장 : "자연재해는 절대 아니죠. 수자원공사에서 관리를 잘못한 인재라고."]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방류 확대 3시간 전에 주민에게 문자로 통보하는 등 적법한 절차로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침수가 된 데에는 댐방류 뿐 아니라 집중 호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댐 하류 지역이고 하니까 하천관리청하고 (현장을) 먼저 확인하고 협의를 해봐야 하는 사안입니다."]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수자원공사 측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등 '댐 방류량 조절'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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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확 앞두고 농경지 침수…‘댐 방류’ 책임 공방
    • 입력 2020-08-01 07:31:57
    • 수정2020-08-01 09: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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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충청권에 내린 집중 호우로 대청댐 하류에 있는 농경지가 대거 물에 잠겼습니다. 침수 원인을 두고 피해 농민들과 수자원공사가 맞서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정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금강 하류에 있는 3,600여 ㎡ 규모의 자두밭입니다. 바로 수확해야 할 자두 수만 개가 모두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유조형/침수 피해 농민 : "황당하죠. 앞이 막막하고, 제가 무엇으로 먹고사나, 그게 한 걱정이죠, 지금."] 2,800㎡ 규모의 근처 복숭아밭도 무릎까지 물이 찼습니다. 당장 다음 주 수확하려던 8년생 나무 130그루를 모두 베어내야 할 처지입니다. 이 마을에서 침수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최소 3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김연수/침수 피해 농민 : "지금 심정은 어떻게 말을 할 수 없어요. 이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상태가 됐으니까."] 주민들은 상류의 대청댐 방류량이 급격히 늘면서 일대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컸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수자원공사는 호우에 댐 수위가 만수위 40cm 직전까지 오르자, 방류량을 초당 1,500톤에서 2,500톤으로 늘렸습니다. [유승돈/청주시 노산1리 이장 : "자연재해는 절대 아니죠. 수자원공사에서 관리를 잘못한 인재라고."]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방류 확대 3시간 전에 주민에게 문자로 통보하는 등 적법한 절차로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침수가 된 데에는 댐방류 뿐 아니라 집중 호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댐 하류 지역이고 하니까 하천관리청하고 (현장을) 먼저 확인하고 협의를 해봐야 하는 사안입니다."]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수자원공사 측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등 '댐 방류량 조절'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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