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6411 첫 버스 타는 80%가 60대, 여성, 청소노동자…출근 전 깨끗한 사무실 위해 새벽에 나와”

입력 2020.08.05 (09:42) 수정 2020.08.0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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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11 첫 버스 타는 80%가 60대 여성 청소노동자, 이들에 대한 연구
- 청소노동자, 시간제 고용이 일반적이라 근무시간 짧게 나타나
- 서울에만 2만명.. 사람들 출근하기 전 청소 위해 새벽 첫차를 탈 수 밖에 없어
- 청소노동자는 다른 이의 눈에 띄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투명노동자 만들어
- 대부분 계약직.. 비정규직 노조 조직 미미해 유의미한 노동조건 개선 없어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8월 5일(수)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양순 기자 (KBS)
■ 출연 : 신희주 교수 (가톨릭대, 노회찬 재단 6411 프로젝트 책임연구자)



▷ 김양순 : 우리 사회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이들에 주목했던 고 노회찬 의원의 6411 버스 연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노회찬 재단 6411 프로젝트에서는 그 정신을 이어가고자 봉제노동자, 요양보호사, 청소노동자와 같은 50~60대 여성 노동아들의 이야기 조명하고 있는데요. 8월 한 달 김경래의 최강시사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오늘 청소노동자에 관한 연구 진행하신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인서트-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

▷ 김양순 : 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저희도 새벽에 청소 어머님이 오시거든요. 이 어머님들 같은 버스 타시고 같이 다니시면서 얼굴도 다 아시더라고요. 가톨릭대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님 함께하고 계시는데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신희주 : 안녕하세요?

▷ 김양순 : 6411 버스의 첫 승객들, 첫차 승객들이죠. 분석하는 연구하셨다는데 어떤 연구인지 간단하게 먼저 소개해주시겠어요?

▶ 신희주 : 저희 연구는 새벽버스를 타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연구팀은 6411 첫차 승객들의 교통카드 빅데이터 분석하고 그다음에 직접 설문을 통해서 그들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보았고요. 전국 단위의 설문 데이터와 서울시 구인광고를 이용해서 우리나라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에 대해서 분석을 했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님께서 6411 버스에 대해서 연설을 했던 2012년과 현재 무엇이 변했고 또 무엇이 변하지 않았는지를 분석하고 우리나라에서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어떤 것일지 모색하기 위해서 하게 된 연구입니다.

▷ 김양순 : 6411 버스도 그렇고 봉제노동자, 요양보호사 등 50~60대 여성 노동자인데 새벽 4시에 출발하는 버스 첫차 교통카드 빅데이터도 보셨다고 하는데 주로 어떤 분들이 타시나요?

▶ 신희주 : 새벽 4시에 출발하는 6411 버스 첫차는 사실 하나가 아니에요. 2대가 동시에 출발을 합니다.

▷ 김양순 : 그러더라고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 태울 수 없어서 2대가 동시에 출발한다고 들었습니다.

▶ 신희주 : 바로 버스 2대가 연달아서 같이 운행을 해요. 그래서 첫차부터 일단 승객들이 꽉 차고요. 그다음에 한 5~6 정거장이 지날 때는 뒤차도 승객들로 가득차게 됩니다. 그런데 이분들에 대한 저희가 설문조사를 진행해서 실제로 어떤 분들이 이 버스를 타고 있는지를 조사했는데요. 80% 정도가 여성분들이고요. 연령으로는 60대 이상이 83% 그리고 청소 업무를 하는 분들이 90%가 넘는 그런 비율을 갖고 있습니다.

▷ 김양순 : 60대 여성이 80% 이상이고 청소하시는 분들이 90% 이상이고 첫차에 오르시는 그분들 세 단어만으로도 그 무게가 느껴지는데 굉장히 청소 노동이라고 하면 실제로 이분들의 노동 환경은 어떤가요?

▶ 신희주 :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안정한 삶의 조건을 갖고 있는 집단이죠. 60대 그다음에 여성, 청소노동자. 그러니까 최근에 노인 빈곤에 대한 문제가 크게 제기됐었고요. 또 성차별 없어지지 않는 성차별 그다음에 세 번째는 소위 밑바닥 노동 더 이상 출구 없는 사람들의 선택이라는 그런 청소노동자. 그래서 60대 여성 청소노동자 하면 가장 열악한 노동 환경을 뜻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이 청소원들은 3분의 2 정도가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시간당 임금은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의 3분의 2 정도 수준이고요. 월 수입은 그들의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시간당 임금에 비해서 월 수입이 조금 더 낮게 계산이 되는 이유는 주당 근로시간이 다른 업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짧아서인데요. 사실 우리나라같이 이렇게 장시간 노동이 일반화되어 있는 이런 나라에서 근로시간이 짧다는 것은.

▷ 김양순 : 그만큼 고되다는 이야기겠죠.

▶ 신희주 : 나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계속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데이터를 보면 단축이 되어왔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좋은 현상이다, 이렇게 환영할 일이지만 청소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좀 사정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는 시간제 고용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근로시간이 짧게 나타나는 것이거든요. 시간제 근로라는 것은 고용이라는 것은 노동비용 절감을 위해서 택하는 방식이고요. 그래서 이런 근로시간이 단축이 된다는 것은 청소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청소노동자들의 시간제 일자리는 2011년에서 2017년까지 거의 10%가량이 증가를 해온 현실이 있습니다.

▷ 김양순 : 증가가 되어 있고 그다음에 비정규직이고 초단기 시간제 근로를 함으로써 어떻게 보면 고용의 질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도 뵙고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실제 청소노동자분들은 새벽에 이렇게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을 하시나요?

▶ 신희주 : 저희가 사실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여러 번 새벽 첫차를 탑승을 해봤는데요. 사실 그 버스 분위기 자체가 이분들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만한 분위기는 되지 못해요. 그래서 굉장히 한정적인 범위에서 그분들과 얘기를 나눴고요. 그다음에 설문조사를 하면서 그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 당연히 요통, 근육통 다양한 질환들도 갖고 계시고 피로감 호소하시고 상당 부분이 일과 관련성이 있다고 말씀을 하시고요. 새벽 차 타면서도 늘 시간에 쫓기고 3~4시에. 퇴근 후에 또 가사 일도 해야 되고 새벽 3시에는 일어나야 되니까 일찍 잠들어야 되고 우선 가정생활, 사회생활에 대해서는 제대로 즐기지 못하시는 경향이 있고요. 사실 새벽 4시에 출발하는 첫 버스 안의 풍경 자체가 고된 생활의 반영이에요. 그래서 갈아타는 버스를 놓치면 환승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각을 하기 때문에 지각을 하게 되면 또 굉장히 한소리를 듣는다고 굉장히 싫다고 말씀을 하시고 그래서 붐비는 버스에서 하차하실 때 60~70대 노동자분들이 힘도 없고 그러니까 굉장히 밀치고 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질 때도 있고 앞에 가로막고 있는 젊은 남성들을 향해서 욕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도 서로 교통카드 전달해서 하차 태그도 대신 해주시고 그리고 어떤 분들은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다만 저희가 설문조사를 실시할 때 설문을 거부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 김양순 : 그 이유가?

▶ 신희주 : 신문, 방송 이런 데서 많이 나왔었다. 이런 거 하면 자꾸 하면 뭐 하냐? 소용 없다. 뭐가 변하느냐? 이런 말씀을 하실 때.

▷ 김양순 : 부끄럽네요, 저희도.

▶ 신희주 :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죠. 그래서 새벽의 고된 노동보다 그들한테는 변하지 않는 노동 현실이 더 어렵고 고된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봤습니다.

▷ 김양순 : 그런데 교수님이 직접 새벽 3시, 4시 첫차 타시고 인터뷰 설문하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 차를 꼭 타야만 되는 2대씩이나 출발할 만큼 그 많은 분들이 왜 꼭 새벽 첫차를 타야 하는 걸까요? 좀 늦게 나오셔서 청소해도 되지 않나요?

▶ 신희주 : 실제로 우리나라 직업들 중에서 청소원 환경미화원의 규모가 직업군들 중에 여섯 번째로 규모가 커요. 그런데 이것을 알고 계신 분들은 잘 안 계시더라고요. 저희 연구팀이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서울에 매일 4~5시 사이에 버스를 타는 분들이 최소 2만 명 이상으로 계산되고 있어요.

▷ 김양순 : 2만 명, 서울에서요?

▶ 신희주 : 네. 상위 20개 제일 붐비는 새벽에 제일 붐피는 상위 20개 버스 노선의 탑승자가 4천여 명 이렇게 계산이 되고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왜 새벽버스를 타느냐? 다른 사람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출근해서 청소를 마쳐야 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 눈에 그분들의 노동이 보일 수 없는 거죠. 왜냐하면 6시, 7시, 7시쯤에는 일을 마무리하고 들어가시기 때문에. 그래서 깨끗해진 사무실에서 우리는 일을 하고 또 소비생활을 하고 삶을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중간에 이분들이 청소하는 과정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들이 있고요. 그래서 청소노동은 우리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고 또 띄어서도 안 되는 이런 성격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 김양순 : 그래서 고 노회찬 의원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투명 노동자들에 대해 언급했던 그게 2012년이더라고요. 8년이 지났어요. 지금의 현실 아직도 서울에서만 2만 명의 그 노동자들은 새벽 첫차를 타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투명인간처럼 청소를 해야 되는 이런 현실들은 바뀌지 않은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요?

▶ 신희주 : 우리 사회에 투명 노동자들이라고 불리는 그분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노동 조건을 갖고 계신 분들입니다. 최근 몇 년간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수준이 약간 개선되었다는 것 말고는 사실 별다른 노동 조건 개선이 없었죠. 2006년에 비정규직 관계법의 재개정 이후에 지금까지 유의미한 법 개정이 없었다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두 번째로는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이 아주 낮다는 점, 2% 정도 되는데요. 이것도 굉장히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비정규직 노조는 매우 중요한데 비정규직 가운데서 노조 조직된 부분들은 임금이나 고용보험이 거의 정규직과 매우 비슷한데 그렇지 않은 미조직 비정규직은 그 절반 수준.

▷ 김양순 : 노조가 만들어지지 않은 비정규직은.

▶ 신희주 : 절반 수준밖에 안 돼요. 그래서 이런 상황이고요. 게다가 내년 최저임금이 역대 최저 인상률로 결정이 됐잖아요. 그래도 그들의 저임금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 최저임금이 거의 동결의 상황에 있다 보니까 내년에도 청소노동자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제도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고 그러다 보니 그들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개선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양순 : 교수님, 지금 말씀해주시는 가운데 문자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청취자 ㅇㅂ님이 “청소노동자들 덕분에 우리가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해주셨고요. 또 0352님은 “청소노동자분의 열악한 환경 개선 및 인권 침해가 심각합니다. 개선이 시급합니다.” 또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사실 저희가 보이는 데서 청소하셔도 괜찮다는 그런 관념들, 이런 인식들만 개선이 돼도 이분들의 삶이 개선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열악한 환경 개선에다가 인권 침해까지 이런 부분들, 청소노동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 이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은 뭐라고 보시나요?

▶ 신희주 : 청소노동자들이 가장 바라는 점은 사실 맨앞에 인터뷰를 하셨던 청소노동자분들 말씀에 다 있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분들의 요구는 남들이 받는 임금만큼 남들이 받는 대우만큼 해달라는 거죠.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던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매우 시급하고요. 그다음에 야간 노동에 대한 문제를 지적을 할 수 있는데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이미 2007년에 야간 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적이 있어요. 그만큼 건강상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고 삶의 질에도 매우 악영향을 끼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어떤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어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변화뿐만 아니라 야간 노동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양순 : 우리 모두의 인식 개선, 내가 사무실에 나왔을 때 사무실이 꼭 완전히 깨끗한 상황이어야 되는가, 내 눈에 청소노동자들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리 모두 함께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희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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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5 09:42:55
    • 수정2020-08-05 13:03:21
    최강시사
- 6411 첫 버스 타는 80%가 60대 여성 청소노동자, 이들에 대한 연구
- 청소노동자, 시간제 고용이 일반적이라 근무시간 짧게 나타나
- 서울에만 2만명.. 사람들 출근하기 전 청소 위해 새벽 첫차를 탈 수 밖에 없어
- 청소노동자는 다른 이의 눈에 띄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투명노동자 만들어
- 대부분 계약직.. 비정규직 노조 조직 미미해 유의미한 노동조건 개선 없어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8월 5일(수)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양순 기자 (KBS)
■ 출연 : 신희주 교수 (가톨릭대, 노회찬 재단 6411 프로젝트 책임연구자)



▷ 김양순 : 우리 사회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이들에 주목했던 고 노회찬 의원의 6411 버스 연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노회찬 재단 6411 프로젝트에서는 그 정신을 이어가고자 봉제노동자, 요양보호사, 청소노동자와 같은 50~60대 여성 노동아들의 이야기 조명하고 있는데요. 8월 한 달 김경래의 최강시사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오늘 청소노동자에 관한 연구 진행하신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인서트-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

▷ 김양순 : 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저희도 새벽에 청소 어머님이 오시거든요. 이 어머님들 같은 버스 타시고 같이 다니시면서 얼굴도 다 아시더라고요. 가톨릭대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님 함께하고 계시는데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신희주 : 안녕하세요?

▷ 김양순 : 6411 버스의 첫 승객들, 첫차 승객들이죠. 분석하는 연구하셨다는데 어떤 연구인지 간단하게 먼저 소개해주시겠어요?

▶ 신희주 : 저희 연구는 새벽버스를 타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연구팀은 6411 첫차 승객들의 교통카드 빅데이터 분석하고 그다음에 직접 설문을 통해서 그들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보았고요. 전국 단위의 설문 데이터와 서울시 구인광고를 이용해서 우리나라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에 대해서 분석을 했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님께서 6411 버스에 대해서 연설을 했던 2012년과 현재 무엇이 변했고 또 무엇이 변하지 않았는지를 분석하고 우리나라에서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어떤 것일지 모색하기 위해서 하게 된 연구입니다.

▷ 김양순 : 6411 버스도 그렇고 봉제노동자, 요양보호사 등 50~60대 여성 노동자인데 새벽 4시에 출발하는 버스 첫차 교통카드 빅데이터도 보셨다고 하는데 주로 어떤 분들이 타시나요?

▶ 신희주 : 새벽 4시에 출발하는 6411 버스 첫차는 사실 하나가 아니에요. 2대가 동시에 출발을 합니다.

▷ 김양순 : 그러더라고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 태울 수 없어서 2대가 동시에 출발한다고 들었습니다.

▶ 신희주 : 바로 버스 2대가 연달아서 같이 운행을 해요. 그래서 첫차부터 일단 승객들이 꽉 차고요. 그다음에 한 5~6 정거장이 지날 때는 뒤차도 승객들로 가득차게 됩니다. 그런데 이분들에 대한 저희가 설문조사를 진행해서 실제로 어떤 분들이 이 버스를 타고 있는지를 조사했는데요. 80% 정도가 여성분들이고요. 연령으로는 60대 이상이 83% 그리고 청소 업무를 하는 분들이 90%가 넘는 그런 비율을 갖고 있습니다.

▷ 김양순 : 60대 여성이 80% 이상이고 청소하시는 분들이 90% 이상이고 첫차에 오르시는 그분들 세 단어만으로도 그 무게가 느껴지는데 굉장히 청소 노동이라고 하면 실제로 이분들의 노동 환경은 어떤가요?

▶ 신희주 :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안정한 삶의 조건을 갖고 있는 집단이죠. 60대 그다음에 여성, 청소노동자. 그러니까 최근에 노인 빈곤에 대한 문제가 크게 제기됐었고요. 또 성차별 없어지지 않는 성차별 그다음에 세 번째는 소위 밑바닥 노동 더 이상 출구 없는 사람들의 선택이라는 그런 청소노동자. 그래서 60대 여성 청소노동자 하면 가장 열악한 노동 환경을 뜻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이 청소원들은 3분의 2 정도가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시간당 임금은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의 3분의 2 정도 수준이고요. 월 수입은 그들의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시간당 임금에 비해서 월 수입이 조금 더 낮게 계산이 되는 이유는 주당 근로시간이 다른 업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짧아서인데요. 사실 우리나라같이 이렇게 장시간 노동이 일반화되어 있는 이런 나라에서 근로시간이 짧다는 것은.

▷ 김양순 : 그만큼 고되다는 이야기겠죠.

▶ 신희주 : 나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계속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데이터를 보면 단축이 되어왔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좋은 현상이다, 이렇게 환영할 일이지만 청소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좀 사정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는 시간제 고용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근로시간이 짧게 나타나는 것이거든요. 시간제 근로라는 것은 고용이라는 것은 노동비용 절감을 위해서 택하는 방식이고요. 그래서 이런 근로시간이 단축이 된다는 것은 청소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청소노동자들의 시간제 일자리는 2011년에서 2017년까지 거의 10%가량이 증가를 해온 현실이 있습니다.

▷ 김양순 : 증가가 되어 있고 그다음에 비정규직이고 초단기 시간제 근로를 함으로써 어떻게 보면 고용의 질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도 뵙고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실제 청소노동자분들은 새벽에 이렇게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을 하시나요?

▶ 신희주 : 저희가 사실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여러 번 새벽 첫차를 탑승을 해봤는데요. 사실 그 버스 분위기 자체가 이분들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만한 분위기는 되지 못해요. 그래서 굉장히 한정적인 범위에서 그분들과 얘기를 나눴고요. 그다음에 설문조사를 하면서 그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 당연히 요통, 근육통 다양한 질환들도 갖고 계시고 피로감 호소하시고 상당 부분이 일과 관련성이 있다고 말씀을 하시고요. 새벽 차 타면서도 늘 시간에 쫓기고 3~4시에. 퇴근 후에 또 가사 일도 해야 되고 새벽 3시에는 일어나야 되니까 일찍 잠들어야 되고 우선 가정생활, 사회생활에 대해서는 제대로 즐기지 못하시는 경향이 있고요. 사실 새벽 4시에 출발하는 첫 버스 안의 풍경 자체가 고된 생활의 반영이에요. 그래서 갈아타는 버스를 놓치면 환승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각을 하기 때문에 지각을 하게 되면 또 굉장히 한소리를 듣는다고 굉장히 싫다고 말씀을 하시고 그래서 붐비는 버스에서 하차하실 때 60~70대 노동자분들이 힘도 없고 그러니까 굉장히 밀치고 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질 때도 있고 앞에 가로막고 있는 젊은 남성들을 향해서 욕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도 서로 교통카드 전달해서 하차 태그도 대신 해주시고 그리고 어떤 분들은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다만 저희가 설문조사를 실시할 때 설문을 거부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 김양순 : 그 이유가?

▶ 신희주 : 신문, 방송 이런 데서 많이 나왔었다. 이런 거 하면 자꾸 하면 뭐 하냐? 소용 없다. 뭐가 변하느냐? 이런 말씀을 하실 때.

▷ 김양순 : 부끄럽네요, 저희도.

▶ 신희주 :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죠. 그래서 새벽의 고된 노동보다 그들한테는 변하지 않는 노동 현실이 더 어렵고 고된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봤습니다.

▷ 김양순 : 그런데 교수님이 직접 새벽 3시, 4시 첫차 타시고 인터뷰 설문하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 차를 꼭 타야만 되는 2대씩이나 출발할 만큼 그 많은 분들이 왜 꼭 새벽 첫차를 타야 하는 걸까요? 좀 늦게 나오셔서 청소해도 되지 않나요?

▶ 신희주 : 실제로 우리나라 직업들 중에서 청소원 환경미화원의 규모가 직업군들 중에 여섯 번째로 규모가 커요. 그런데 이것을 알고 계신 분들은 잘 안 계시더라고요. 저희 연구팀이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서울에 매일 4~5시 사이에 버스를 타는 분들이 최소 2만 명 이상으로 계산되고 있어요.

▷ 김양순 : 2만 명, 서울에서요?

▶ 신희주 : 네. 상위 20개 제일 붐비는 새벽에 제일 붐피는 상위 20개 버스 노선의 탑승자가 4천여 명 이렇게 계산이 되고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왜 새벽버스를 타느냐? 다른 사람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출근해서 청소를 마쳐야 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 눈에 그분들의 노동이 보일 수 없는 거죠. 왜냐하면 6시, 7시, 7시쯤에는 일을 마무리하고 들어가시기 때문에. 그래서 깨끗해진 사무실에서 우리는 일을 하고 또 소비생활을 하고 삶을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중간에 이분들이 청소하는 과정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인식들이 있고요. 그래서 청소노동은 우리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고 또 띄어서도 안 되는 이런 성격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 김양순 : 그래서 고 노회찬 의원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투명 노동자들에 대해 언급했던 그게 2012년이더라고요. 8년이 지났어요. 지금의 현실 아직도 서울에서만 2만 명의 그 노동자들은 새벽 첫차를 타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투명인간처럼 청소를 해야 되는 이런 현실들은 바뀌지 않은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요?

▶ 신희주 : 우리 사회에 투명 노동자들이라고 불리는 그분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노동 조건을 갖고 계신 분들입니다. 최근 몇 년간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수준이 약간 개선되었다는 것 말고는 사실 별다른 노동 조건 개선이 없었죠. 2006년에 비정규직 관계법의 재개정 이후에 지금까지 유의미한 법 개정이 없었다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두 번째로는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이 아주 낮다는 점, 2% 정도 되는데요. 이것도 굉장히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비정규직 노조는 매우 중요한데 비정규직 가운데서 노조 조직된 부분들은 임금이나 고용보험이 거의 정규직과 매우 비슷한데 그렇지 않은 미조직 비정규직은 그 절반 수준.

▷ 김양순 : 노조가 만들어지지 않은 비정규직은.

▶ 신희주 : 절반 수준밖에 안 돼요. 그래서 이런 상황이고요. 게다가 내년 최저임금이 역대 최저 인상률로 결정이 됐잖아요. 그래도 그들의 저임금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 최저임금이 거의 동결의 상황에 있다 보니까 내년에도 청소노동자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제도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고 그러다 보니 그들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개선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김양순 : 교수님, 지금 말씀해주시는 가운데 문자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청취자 ㅇㅂ님이 “청소노동자들 덕분에 우리가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해주셨고요. 또 0352님은 “청소노동자분의 열악한 환경 개선 및 인권 침해가 심각합니다. 개선이 시급합니다.” 또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사실 저희가 보이는 데서 청소하셔도 괜찮다는 그런 관념들, 이런 인식들만 개선이 돼도 이분들의 삶이 개선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열악한 환경 개선에다가 인권 침해까지 이런 부분들, 청소노동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 이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은 뭐라고 보시나요?

▶ 신희주 : 청소노동자들이 가장 바라는 점은 사실 맨앞에 인터뷰를 하셨던 청소노동자분들 말씀에 다 있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분들의 요구는 남들이 받는 임금만큼 남들이 받는 대우만큼 해달라는 거죠.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던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매우 시급하고요. 그다음에 야간 노동에 대한 문제를 지적을 할 수 있는데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이미 2007년에 야간 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적이 있어요. 그만큼 건강상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고 삶의 질에도 매우 악영향을 끼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어떤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어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변화뿐만 아니라 야간 노동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양순 : 우리 모두의 인식 개선, 내가 사무실에 나왔을 때 사무실이 꼭 완전히 깨끗한 상황이어야 되는가, 내 눈에 청소노동자들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리 모두 함께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희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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