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방류로 물에 잠긴 터전…주민들 막막

입력 2020.08.09 (22:13) 수정 2020.08.0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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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용담댐 방류로 영동군과 옥천군의 일부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는데요.

날이 바뀐 뒤에도 침수의 흔적은 여전했습니다.

그 현장을 송근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영동군 양산면에 있는 한 마을입니다.

인삼밭과 사과 과수원이었던 자리는 벌건 흙탕물로 가득 채워진 채 그대롭니다.

물 위로 살짝씩 비추는 검은색의 차광막만이 이곳이 농경지임을 말해줍니다.

[박복동/영동군 양산면 죽산리 : "제 평생 한 70년 여기서 살았는데, (물이) 이렇게 많이 분 것은 처음 봤어요."]

전북이지만 인근에 있는 용담댐이 초당 2천 9백 톤의 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건 8일 오후가 되면서부텁니다.

댐 방류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하루가 지난 뒤 물은 다소 빠졌지만, 지대가 낮은 곳은 이렇게, 여전히 물이 차 있습니다.

방 안까지 물이 차오르자 급하게 몸만 피했던 영동과 옥천 주민 590여 명은 임시 대피시설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습니다.

[백대순/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 "물이 너무 세게 들어오는 바람에 놀라가지고, 여길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고. 그게 (침수 당시) 머릿속에 스쳐 가지고 밤에 잠 한숨도 못 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물이 빠진 뒤 모습을 드러낸 마을은 침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가재도구는 마을 곳곳에 널려 있고, 상가와 방 안쪽까지 흙탕물이 고였습니다.

금강 주변의 사과와 인삼밭 등 농경지는 강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틀간 영동에 내린 비의 양은 64mm.

여기에 댐 방류로 주택 50여 채와 농경지 140여 ha가 침수됐습니다.

주민들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주장합니다.

[신동주/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 "30분 내로 송호리 전체가 바다가 돼버렸으니까. 이게 비가 와서는 이렇게 빨리 안 들어오거든. 아무리 위에 댐이 만수위까지 찼더라도, 평소에 물을 줄여놔야지."]

전기까지 끊겨, 피해 복구도 더딘 상황.

악몽 같은 밤을 보낸 피해 주민들은 빠른 피해 복구와 보상,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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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댐 방류로 물에 잠긴 터전…주민들 막막
    • 입력 2020-08-09 22:13:40
    • 수정2020-08-09 22:13:41
    뉴스9(청주)
[앵커] 어제 용담댐 방류로 영동군과 옥천군의 일부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었는데요. 날이 바뀐 뒤에도 침수의 흔적은 여전했습니다. 그 현장을 송근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영동군 양산면에 있는 한 마을입니다. 인삼밭과 사과 과수원이었던 자리는 벌건 흙탕물로 가득 채워진 채 그대롭니다. 물 위로 살짝씩 비추는 검은색의 차광막만이 이곳이 농경지임을 말해줍니다. [박복동/영동군 양산면 죽산리 : "제 평생 한 70년 여기서 살았는데, (물이) 이렇게 많이 분 것은 처음 봤어요."] 전북이지만 인근에 있는 용담댐이 초당 2천 9백 톤의 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건 8일 오후가 되면서부텁니다. 댐 방류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하루가 지난 뒤 물은 다소 빠졌지만, 지대가 낮은 곳은 이렇게, 여전히 물이 차 있습니다. 방 안까지 물이 차오르자 급하게 몸만 피했던 영동과 옥천 주민 590여 명은 임시 대피시설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습니다. [백대순/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 "물이 너무 세게 들어오는 바람에 놀라가지고, 여길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고. 그게 (침수 당시) 머릿속에 스쳐 가지고 밤에 잠 한숨도 못 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물이 빠진 뒤 모습을 드러낸 마을은 침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가재도구는 마을 곳곳에 널려 있고, 상가와 방 안쪽까지 흙탕물이 고였습니다. 금강 주변의 사과와 인삼밭 등 농경지는 강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틀간 영동에 내린 비의 양은 64mm. 여기에 댐 방류로 주택 50여 채와 농경지 140여 ha가 침수됐습니다. 주민들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주장합니다. [신동주/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 "30분 내로 송호리 전체가 바다가 돼버렸으니까. 이게 비가 와서는 이렇게 빨리 안 들어오거든. 아무리 위에 댐이 만수위까지 찼더라도, 평소에 물을 줄여놔야지."] 전기까지 끊겨, 피해 복구도 더딘 상황. 악몽 같은 밤을 보낸 피해 주민들은 빠른 피해 복구와 보상,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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