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 덮친 구례…주택·축사·시설물 피해 속출

입력 2020.08.09 (22:17) 수정 2020.08.0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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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동안 4백 밀리미터의 호우가 쏟아지고 섬진강까지 범람한 구례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구례에서만 이재민이 천 명 넘게 나왔고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도 속출했는데요.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복구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양창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구례읍 한복판에 있는 5일시장.

양동이, 빗자루, 의자 등 온갖 가재도구로 거리가 가득 찼습니다. 

물에 잠겼던 집기들을 밖으로 꺼내 놓은 겁니다. 

시장 구석에 있는 작은 집은 한때 천장까지 들어찼던 물로 가구가 다 엉망이 됐습니다. 

폐허에서 이것저것 건져내 보지만 전부 다 물에 젖어 쓸 수가 없습니다. 

[박진웅/침수 피해자 가족 : "(아버지께서) 창문 넘어서 보트로 구조가 되셨어요. 어떻게 언제 다 치워질지도 모르겠어요."]

섬진강 물을 끌어와 정수장으로 공급하는 취수장 안에는 아직도 물이 넘실거립니다. 

취수장 설비가 물에 젖어 먹통이 되면서 구례 대부분의 수도 공급이 끊겼습니다. 

[김병노/구례군 상하수도사업소장 : "전면 단수가 돼 있는 그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일단 배수 작업 완료하고 그 안의 기계 설비를 전부 교체해서…."]

섬진강과 가까운 곳에 밀집해 있는 축사도 피해가 심각합니다. 

폐사한 가축과 자재들로 내부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성한 물건이 하나도 없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합니다. 

[장갑용/구례군 구례읍 양정리 : "닭은 나갈 데가 없으니까, 위에 다 막아 놓으니까 그 자리, 현장에서 싹 죽고 지금 그대로 있어요."]

축사 근처에서는 소들이 도로를 배회합니다.

헤엄쳐 달아나다 축사 지붕에 올라간 뒤 미처 못 내려온 소도 여럿입니다. 

축사에 차오른 물을 피해 밖으로 나온 소 수십 마리가 공터에 모여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송아지들은 수마에 어미를 잃었습니다. 

[백남례/구례군 구례읍 : "아침 소 밥을 주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물이 밀려온 거예요. 그래서 얘들만 보듬고 나왔지."]

제방이 무너지며 붕괴됐던 도로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한 복구가 한창입니다. 

도로 시설물이 무너졌던 구례 서시1교입니다. 도로 가장자리 부분이 이렇게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부서진 아스팔트 일부는 다리 아래에서 나뒹굴고 있습니다. 

흙으로 파손 부위를 메꿔 보지만 틈이 너무 커 여의치 않습니다. 

[노규수/복구 공사장 소장 : "차량 통행을 하기 위해서 응급하게 부분적인 보수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 오전 기준으로 침수 주택 천백여 곳, 이재민 천여 명, 농작물 421ha, 소·돼지 3천6백마리 등의 피해가 발생한 구례군.

신고가 이어지는 만큼 피해 규모는 이보다도 더 늘 것으로 보여 복구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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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마 덮친 구례…주택·축사·시설물 피해 속출
    • 입력 2020-08-09 22:17:56
    • 수정2020-08-09 22:18:11
    뉴스9(광주)
[앵커] 이틀 동안 4백 밀리미터의 호우가 쏟아지고 섬진강까지 범람한 구례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구례에서만 이재민이 천 명 넘게 나왔고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도 속출했는데요.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복구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양창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구례읍 한복판에 있는 5일시장. 양동이, 빗자루, 의자 등 온갖 가재도구로 거리가 가득 찼습니다.  물에 잠겼던 집기들을 밖으로 꺼내 놓은 겁니다.  시장 구석에 있는 작은 집은 한때 천장까지 들어찼던 물로 가구가 다 엉망이 됐습니다.  폐허에서 이것저것 건져내 보지만 전부 다 물에 젖어 쓸 수가 없습니다.  [박진웅/침수 피해자 가족 : "(아버지께서) 창문 넘어서 보트로 구조가 되셨어요. 어떻게 언제 다 치워질지도 모르겠어요."] 섬진강 물을 끌어와 정수장으로 공급하는 취수장 안에는 아직도 물이 넘실거립니다.  취수장 설비가 물에 젖어 먹통이 되면서 구례 대부분의 수도 공급이 끊겼습니다.  [김병노/구례군 상하수도사업소장 : "전면 단수가 돼 있는 그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일단 배수 작업 완료하고 그 안의 기계 설비를 전부 교체해서…."] 섬진강과 가까운 곳에 밀집해 있는 축사도 피해가 심각합니다.  폐사한 가축과 자재들로 내부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성한 물건이 하나도 없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합니다.  [장갑용/구례군 구례읍 양정리 : "닭은 나갈 데가 없으니까, 위에 다 막아 놓으니까 그 자리, 현장에서 싹 죽고 지금 그대로 있어요."] 축사 근처에서는 소들이 도로를 배회합니다. 헤엄쳐 달아나다 축사 지붕에 올라간 뒤 미처 못 내려온 소도 여럿입니다.  축사에 차오른 물을 피해 밖으로 나온 소 수십 마리가 공터에 모여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송아지들은 수마에 어미를 잃었습니다.  [백남례/구례군 구례읍 : "아침 소 밥을 주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물이 밀려온 거예요. 그래서 얘들만 보듬고 나왔지."] 제방이 무너지며 붕괴됐던 도로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한 복구가 한창입니다.  도로 시설물이 무너졌던 구례 서시1교입니다. 도로 가장자리 부분이 이렇게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부서진 아스팔트 일부는 다리 아래에서 나뒹굴고 있습니다.  흙으로 파손 부위를 메꿔 보지만 틈이 너무 커 여의치 않습니다.  [노규수/복구 공사장 소장 : "차량 통행을 하기 위해서 응급하게 부분적인 보수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 오전 기준으로 침수 주택 천백여 곳, 이재민 천여 명, 농작물 421ha, 소·돼지 3천6백마리 등의 피해가 발생한 구례군. 신고가 이어지는 만큼 피해 규모는 이보다도 더 늘 것으로 보여 복구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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