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쿠션이 아니라 유해 납 쿠션?…일부 리콜 착수

입력 2020.08.11 (12:01) 수정 2020.09.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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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성 유기화합물 검출 시험

휘발성 유기화합물 검출 시험

흔히들 "육아는 아이템빨"이라고 하죠? 육아용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모가 편하다는 뜻입니다. 육아용품 중에서도 수유쿠션은 이른바 필수템, 즉 꼭 필요한 아이템으로 꼽힙니다.

두툼한 수유쿠션은 엄마나 아빠가 몸을 굽히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로 수유할 수 있게 해줍니다. 팔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고 할까요? 어깨나 허리에 걸리는 부담을 덜어줍니다. 왠지 프로 엄마·아빠가 된듯한 든든함은 덤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갓난아기들과 맨살을 비비는 수유쿠션. 그런데 무엇보다 안전해야 할 쿠션을 까보니 위험한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아이 입 닿을 수 있는 지퍼에서 납 검출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16개 D자형 수유쿠션을 조사해봤습니다. 합성수지 폼 내장재가 들어있고 지지대나 벨트를 허리에 둘러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조사결과 3개 제품의 지퍼 손잡이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이 검출됐습니다. 안전기준은 1kg에 300mg 이하인데, 이들 제품에서는 351mg에서 930mg에 이르렀습니다.

납중독 때문에 로마가 멸망했다는 학설이 나올 만큼 납은 위험한 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납을 어린이 지능발달 저하, 빈혈,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인체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아이 근처에 두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납이 검출된 수유쿠션은 판매가 중단됐고, 소비자가 원할 경우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합니다.


방부제·멸균제 만드는 폼알데하이드가 거기서 왜 나와?

3개 제품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유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습니다. 1개 제품에서는 많이들 들어보셨을 폼알데하이드가 나왔습니다. 방부제나 멸균제에 들어가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또 다른 2개 제품에서는 다소 생소한 2-에틸헥소익 에시드가 측정됐습니다. 피부접촉을 통해 체내로 흡수될 수 있는데, 눈·코·목의 점막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푹신한 느낌을 주는 합성수지 폼은 제조과정에서 유해화학물질이 용매나 촉매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공정관리가 미흡할 경우 완제품에 남아있다가 사용 중에 공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된 4개 제품 역시 판매가 중단됐고 소비자가 원할 경우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합니다.


수유쿠션, 바닥매트 기준 가져와 조사한 이유는?

신생아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수유쿠션에 올라갑니다. 어른처럼 하루 3끼만 먹는 게 아니니까요.

신생아가 하루 평균 5시간, 생후 최장 6개월까지 수유쿠션을 사용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만큼 엄격한 안전관리가 필요하지만, 감시 사각지대가 드러났습니다.

수유쿠션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안전기준의 적용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적용대상은 어린이용 바닥 매트뿐입니다.

마침 어린이용 바닥 매트와 수유쿠션 속 합성수지 폼은 재질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한국소비자원은 바닥 매트 기준을 가지고 방출량을 조사했고 4개 제품을 적발했습니다.

정밀한 안전기준이 필요하겠죠?

소비자원은 국가기술표준원에 수유쿠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휘발성유기화합물 안전기준 적용대상 제품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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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유쿠션이 아니라 유해 납 쿠션?…일부 리콜 착수
    • 입력 2020-08-11 12:01:45
    • 수정2020-09-02 17:09:59
    취재K

휘발성 유기화합물 검출 시험

흔히들 "육아는 아이템빨"이라고 하죠? 육아용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모가 편하다는 뜻입니다. 육아용품 중에서도 수유쿠션은 이른바 필수템, 즉 꼭 필요한 아이템으로 꼽힙니다.

두툼한 수유쿠션은 엄마나 아빠가 몸을 굽히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로 수유할 수 있게 해줍니다. 팔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고 할까요? 어깨나 허리에 걸리는 부담을 덜어줍니다. 왠지 프로 엄마·아빠가 된듯한 든든함은 덤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갓난아기들과 맨살을 비비는 수유쿠션. 그런데 무엇보다 안전해야 할 쿠션을 까보니 위험한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아이 입 닿을 수 있는 지퍼에서 납 검출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16개 D자형 수유쿠션을 조사해봤습니다. 합성수지 폼 내장재가 들어있고 지지대나 벨트를 허리에 둘러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조사결과 3개 제품의 지퍼 손잡이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이 검출됐습니다. 안전기준은 1kg에 300mg 이하인데, 이들 제품에서는 351mg에서 930mg에 이르렀습니다.

납중독 때문에 로마가 멸망했다는 학설이 나올 만큼 납은 위험한 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납을 어린이 지능발달 저하, 빈혈,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인체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아이 근처에 두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납이 검출된 수유쿠션은 판매가 중단됐고, 소비자가 원할 경우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합니다.


방부제·멸균제 만드는 폼알데하이드가 거기서 왜 나와?

3개 제품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유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습니다. 1개 제품에서는 많이들 들어보셨을 폼알데하이드가 나왔습니다. 방부제나 멸균제에 들어가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또 다른 2개 제품에서는 다소 생소한 2-에틸헥소익 에시드가 측정됐습니다. 피부접촉을 통해 체내로 흡수될 수 있는데, 눈·코·목의 점막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푹신한 느낌을 주는 합성수지 폼은 제조과정에서 유해화학물질이 용매나 촉매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공정관리가 미흡할 경우 완제품에 남아있다가 사용 중에 공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된 4개 제품 역시 판매가 중단됐고 소비자가 원할 경우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합니다.


수유쿠션, 바닥매트 기준 가져와 조사한 이유는?

신생아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수유쿠션에 올라갑니다. 어른처럼 하루 3끼만 먹는 게 아니니까요.

신생아가 하루 평균 5시간, 생후 최장 6개월까지 수유쿠션을 사용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만큼 엄격한 안전관리가 필요하지만, 감시 사각지대가 드러났습니다.

수유쿠션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안전기준의 적용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적용대상은 어린이용 바닥 매트뿐입니다.

마침 어린이용 바닥 매트와 수유쿠션 속 합성수지 폼은 재질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한국소비자원은 바닥 매트 기준을 가지고 방출량을 조사했고 4개 제품을 적발했습니다.

정밀한 안전기준이 필요하겠죠?

소비자원은 국가기술표준원에 수유쿠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휘발성유기화합물 안전기준 적용대상 제품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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