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 진정”…문 대통령 발언 근거는?

입력 2020.08.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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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집값 상승세 진정' 발언에 "국민 가슴에 염장" 비판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7.10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근거로 제시한 수치는 '서울 기준' 주택가격상승률인데, 전국을 기준으로 하면 7월 마지막 주부터 주택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졌다. 현재 추세만으로는 집값이 진정세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입맛에 맞는 수치를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장과 동떨어진 인식이다' '대책 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에서는 "대통령 본인이 감이 없다"(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국민 가슴에 염장 지르는 것"(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 집값 상승 폭 떨어졌다? 전국 기준으로는 다시 커져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오늘(11일) 직접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 발언의 근거로 한국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 통계를 인용했다.

이 관계자는 7월 6일 주택가격상승률은 0.11%였지만 7·10 대책 발표 이후인 13일엔 0.0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7월 20일은 0.06%, 27일은 0.04%, 8월 3일은 0.04%로 "한 달 가까이 상승률이 둔화된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인용한 통계는 서울을 기준으로 한 매매가격지수이다. 그러나 같은 통계를 '전국 기준'으로 보면 주택가격상승률이 둔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전국 기준 주택가격상승률은 0.13%(6월 29일) -> 0.15%(7월 6일) -> 0.15%(7월 13일) -> 0.12%(7월 20일) -> 0.13%(7월 27일) -> 0.13%(8월 3일)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7·10 대책 이후인 13일에는 오히려 가격 상승 폭이 커졌고, 20일에 하락했으나 27일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서민 주거 안정과 연결되는 전셋값은 부동산 대책 이후 매물 잠김 현상으로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서울 기준 전셋값 상승 폭은 0.10%(7월 6일) -> 0.13%(13일) -> 0.12%(20일) -> 0.14%(27일) -> 0.17%(8월 3일)로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 청와대 "집값 상승률 하락할 것"…모레 주택가격동향 발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불로소득 환수와 대출 규제 강화, 주택공급 확대, 세입자 보호 대책을 '4대 정책 패키지'라고 규정하며 "주거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은 정책 의지를 강조한 표현"이라며, "지난 한 달간 추세와 부동산 입법이 패키지로 완성된 것을 감안하면 집값 상승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감정원은 모레 주간 주택가격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의 기대대로 '역대급'이라 불리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실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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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1 17:04:27
    취재K
■ 문 대통령 '집값 상승세 진정' 발언에 "국민 가슴에 염장" 비판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7.10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근거로 제시한 수치는 '서울 기준' 주택가격상승률인데, 전국을 기준으로 하면 7월 마지막 주부터 주택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졌다. 현재 추세만으로는 집값이 진정세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입맛에 맞는 수치를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장과 동떨어진 인식이다' '대책 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에서는 "대통령 본인이 감이 없다"(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국민 가슴에 염장 지르는 것"(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 집값 상승 폭 떨어졌다? 전국 기준으로는 다시 커져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오늘(11일) 직접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 발언의 근거로 한국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 통계를 인용했다.

이 관계자는 7월 6일 주택가격상승률은 0.11%였지만 7·10 대책 발표 이후인 13일엔 0.0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7월 20일은 0.06%, 27일은 0.04%, 8월 3일은 0.04%로 "한 달 가까이 상승률이 둔화된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인용한 통계는 서울을 기준으로 한 매매가격지수이다. 그러나 같은 통계를 '전국 기준'으로 보면 주택가격상승률이 둔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전국 기준 주택가격상승률은 0.13%(6월 29일) -> 0.15%(7월 6일) -> 0.15%(7월 13일) -> 0.12%(7월 20일) -> 0.13%(7월 27일) -> 0.13%(8월 3일)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7·10 대책 이후인 13일에는 오히려 가격 상승 폭이 커졌고, 20일에 하락했으나 27일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서민 주거 안정과 연결되는 전셋값은 부동산 대책 이후 매물 잠김 현상으로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서울 기준 전셋값 상승 폭은 0.10%(7월 6일) -> 0.13%(13일) -> 0.12%(20일) -> 0.14%(27일) -> 0.17%(8월 3일)로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 청와대 "집값 상승률 하락할 것"…모레 주택가격동향 발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불로소득 환수와 대출 규제 강화, 주택공급 확대, 세입자 보호 대책을 '4대 정책 패키지'라고 규정하며 "주거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은 정책 의지를 강조한 표현"이라며, "지난 한 달간 추세와 부동산 입법이 패키지로 완성된 것을 감안하면 집값 상승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감정원은 모레 주간 주택가격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의 기대대로 '역대급'이라 불리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실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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