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OECD 사무총장 “성장률 전망 1등한 한국, K-방역의 힘”

입력 2020.08.11 (19: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본부,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본부, 프랑스 파리

하늘이 뚫린 듯 장대비가 이어지는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연일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설치된 곳도 많지 않아 힘겨운 파리의 폭염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이곳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2년마다 실시하는 회원국 경제에 대한 진단 결과, 한국이 회원국 중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높은 걸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0.8%…전체 37개 회원국 중 1위"

코로나19가 강타한 세계 경제. OECD 37개 전 회원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걸로 예상되는 암울한 2020년 전망 속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뜻밖의 진단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습니다. 특히 15년째 OECD를 이끌고 있는 경제수장,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에게 직접 그 근거를 듣고 싶었습니다. 다급하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OECD 본부가 문을 닫고, 프랑스 봉쇄 해제 이후에도 사무국 최소 인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이번달까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 특히 파리 시내조차 텅 빈 여름 바캉스의 정점인 8월에 과연 구리아 사무총장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OECD 사무총장에게 물었습니다… "한국 경제, 어떤 상황인가요?"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구리아 총장 역시 휴가 중이었습니다. 전화조차 잘 터지지 않는 산 속으로 이동하고 있어 화상인터뷰도 힘든 상황, 전화선 너머 구리아 총장에게 물었습니다.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OECD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세계 경제 선진국 모임의 수장은 한마디로 "한국 경제가 굉장히 잘 기능하고 있다" 고 답했습니다. 세계 다른 나라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 6~7% 지만 (코로나 19의 2차 재확산이 없을 경우 올해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7.6%입니다) 한국은 마이너스 0.8%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며, 한국 경제가 상당히 좋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구리아 총장은 "다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팬데믹, 즉 세계적 대유행병을 매우 잘 다뤘고 이것이 한국 경제에 여파를 덜 미쳤다" 며 "한국 당국에 대해 OECD는 많은 칭찬과 신뢰를 보낸다" 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구리아 총장 "한국 경제, 미국·일본보다 훨씬 낫다"…K-방역의 힘

특히 한국이 지난 6월보다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높인 점, 2위를 기록한 터키와 4%포인트 격차를 벌일 정도로 긍정적 전망을 가능하게 한 강점으로는 단연 'K-방역'을 꼽았습니다. 구리아 총장은 "팬데믹 시대의 경제 강점은 세계적 대유행병을 어떻게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루느냐에 달렸다" 면서 "빨리, 적시에, 강력한 대응을 한 것이 한국의 차별화된 열쇠가 됐고, 특히 한국의 강점인 하이테크를 활용해 대규모 검사와 감염자 추적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세계 각국에 모범이 된 한국식 방역이 급속한 경제 위축을 막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특히 제조업 타격과 고용률 하락이 현저한 현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OECD 역시 한국이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고 보지만 '다른 회원국에 비해' 경제 위축이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칭찬 일색인 구리아 총장의 말을 잠시 끊었습니다.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충격파가 크고, 이미 불경기가 심화되고 있단 분석도 있는데도요?"


"코로나 시대, 경제 강점은 유행병 대응…한국은 빨리, 적시에, 강력히 대응"

구리아 총장의 답변은 명쾌했습니다. "부정적 관측 또한 한국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해 있습니다. 세계 무역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명백하게, 심한 위축을 겪고 있었고 이후엔 더 심화되고 있죠. 수출 의존도가 매우 큰 한국이, 지금처럼 수출이 저조한 상황에서조차 잘 하고 있다는 측면을 보는게 중요합니다."

"한국 경제가 환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그 어떤 나라도 환상적인 상태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0.8%와 -7, -8%라는 성장률 전망치를 비교할 때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7-8배 더 나은 상황이란 건 분명합니다. 특히 한국처럼 대규모 수출국이자 대형 개방 경제체제의 국가가 무역 상황에도 불구하고 잘 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이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OECD 회원국간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역시 당연한 결과입니다."

'비교적 선방'이냐 '붕괴 직전'이냐,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에서 일단 OECD는 전자의 손을 들어준 셈. 그러나 지난 6월 통계이긴 하지만, 국제통화기금 IMF가 내놓은 2020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2.1%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우호적인 분석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글로벌 경제가 큰 위기에 처해있는데, OECD가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아닌가요?"


지나친 긍정 평가?…"OECD, 매우 예외적 전망 내놓은 것"

구리아 총장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먼저, 우리가 꽤나 '예외적인' 전망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군요. 극소수의 나라들에만 적용된 (긍정적)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내년말 더 나아질 겁니다. 한국은 성장 분야이자 필수 분야인 하이테크에 집중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봉쇄 조치가 잇따랐고 지금도 각국의 지역적 봉쇄가 있는 상황에서 특히 강점이 될 겁니다."

첨단 과학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미래 한국 경제의 열쇠라는 구리아 총장의 조언. 한국의 다음 분기와 내년도 경제 전략을 묻는 질문엔 다시 'K-방역' 이 등장했습니다.

"한국식 방역이 최선…경제적 측면 변화도 이끌 것"

"2차 재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는 지난 몇달 간 우리가 배운 것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그중 최선의 방법은 바로 한국식 방역 방식을 따르는 거죠. 한국은 메르스, 사스를 거치며 대비했고 강력한 의료체계를 기반으로 충격에 효율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또 한국 국민들은 방역 수칙을 잘 준수했습니다. 이것이 매우 큰 변화를 만들었고, 앞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럴 것이란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잡음이 섞인 통화 와중에 갑자기 마음 한 켠이 뜨거워졌습니다. 한국식 방역을 둘러싼 찬사 뒤에 인권침해 등 뒤따른 논란. 세계적 석학들조차 한 치 앞의 내일을 명쾌하게 진단하지 못하는 불투명한 미래. 한국은 현재와 미래의 이 파고를 견딜 견고한 성채를 쌓았고, 이는 국민들이 하나하나 다진 희생의 벽돌로 이뤄졌단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문득 고형권 주 OECD 한국대표부 대사가 전해준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한국 상황도 급속도로 악화되던 지난 2월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는 겁니다. 중국에 대해 출장자 등은 OECD 본부 회의장 출입 제한 조치가 돼 있는데 한국도 제한조치를 해야 하니 양해해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출입 금지했던 OECD…한 달 뒤엔 "K-방역 전수" 요청

"이탈리아와 일본 등도 함께 출입이 제한되긴 했지만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중국 다음으로 한국의 확진자가 많은 상황에서, 국제기구 안전을 위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죠. 반전은 불과 한 달 뒤부터 일어났습니다. 한국의 방역이 성공을 거두자 4월 중순 개최된 OECD 이사회에서 각국 대사들로부터 경험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우리나라 코로나 대응 메뉴얼을 4번에 걸쳐 소개했는데 추가 자료 부탁도 쇄도했고요. 회의장 출입조차 제한됐던 나라에서 코로나 대응 모범국으로, 극적 변화가 일어난 겁니다."

고 대사는 최근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대응책으로 발표한 이른바 '뉴딜' 정책에 대해서도 OECD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제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OECD는 '강하고, 환경친화적이고,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했는데, 그와 한국 '뉴딜'의 방향성이 같다는 겁니다. 구리아 사무총장도 한국 정부의 뉴딜 정책에 대해 "뉴딜은 정책적 맥락에서 평가가 필요하고, 최대한 다양한 정책들을 동원해야 한다" 고 당부했습니다.

코로나 19 2차 재확산의 위기감이 먹구름처럼 전 지구를 에워싼 2020년 여름, 한국의 극심한 장맛비가 그치고 태풍이 지나가면 우리는 어떤 가을을 맞게 될까요?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청명한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을 맞을 준비에, 경제 충격파를 덜어낸 K-방역의 힘이 그 발판이 될 거란 기대를 해 봅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리포트] OECD 사무총장 “성장률 전망 1등한 한국, K-방역의 힘”
    • 입력 2020-08-11 19:06:35
    특파원 리포트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본부, 프랑스 파리

하늘이 뚫린 듯 장대비가 이어지는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연일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설치된 곳도 많지 않아 힘겨운 파리의 폭염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이곳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2년마다 실시하는 회원국 경제에 대한 진단 결과, 한국이 회원국 중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높은 걸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0.8%…전체 37개 회원국 중 1위"

코로나19가 강타한 세계 경제. OECD 37개 전 회원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걸로 예상되는 암울한 2020년 전망 속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뜻밖의 진단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습니다. 특히 15년째 OECD를 이끌고 있는 경제수장,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에게 직접 그 근거를 듣고 싶었습니다. 다급하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OECD 본부가 문을 닫고, 프랑스 봉쇄 해제 이후에도 사무국 최소 인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이번달까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 특히 파리 시내조차 텅 빈 여름 바캉스의 정점인 8월에 과연 구리아 사무총장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OECD 사무총장에게 물었습니다… "한국 경제, 어떤 상황인가요?"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구리아 총장 역시 휴가 중이었습니다. 전화조차 잘 터지지 않는 산 속으로 이동하고 있어 화상인터뷰도 힘든 상황, 전화선 너머 구리아 총장에게 물었습니다.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OECD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세계 경제 선진국 모임의 수장은 한마디로 "한국 경제가 굉장히 잘 기능하고 있다" 고 답했습니다. 세계 다른 나라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 6~7% 지만 (코로나 19의 2차 재확산이 없을 경우 올해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7.6%입니다) 한국은 마이너스 0.8%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며, 한국 경제가 상당히 좋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구리아 총장은 "다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팬데믹, 즉 세계적 대유행병을 매우 잘 다뤘고 이것이 한국 경제에 여파를 덜 미쳤다" 며 "한국 당국에 대해 OECD는 많은 칭찬과 신뢰를 보낸다" 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구리아 총장 "한국 경제, 미국·일본보다 훨씬 낫다"…K-방역의 힘

특히 한국이 지난 6월보다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높인 점, 2위를 기록한 터키와 4%포인트 격차를 벌일 정도로 긍정적 전망을 가능하게 한 강점으로는 단연 'K-방역'을 꼽았습니다. 구리아 총장은 "팬데믹 시대의 경제 강점은 세계적 대유행병을 어떻게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루느냐에 달렸다" 면서 "빨리, 적시에, 강력한 대응을 한 것이 한국의 차별화된 열쇠가 됐고, 특히 한국의 강점인 하이테크를 활용해 대규모 검사와 감염자 추적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세계 각국에 모범이 된 한국식 방역이 급속한 경제 위축을 막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특히 제조업 타격과 고용률 하락이 현저한 현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OECD 역시 한국이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고 보지만 '다른 회원국에 비해' 경제 위축이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칭찬 일색인 구리아 총장의 말을 잠시 끊었습니다.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충격파가 크고, 이미 불경기가 심화되고 있단 분석도 있는데도요?"


"코로나 시대, 경제 강점은 유행병 대응…한국은 빨리, 적시에, 강력히 대응"

구리아 총장의 답변은 명쾌했습니다. "부정적 관측 또한 한국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해 있습니다. 세계 무역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명백하게, 심한 위축을 겪고 있었고 이후엔 더 심화되고 있죠. 수출 의존도가 매우 큰 한국이, 지금처럼 수출이 저조한 상황에서조차 잘 하고 있다는 측면을 보는게 중요합니다."

"한국 경제가 환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그 어떤 나라도 환상적인 상태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0.8%와 -7, -8%라는 성장률 전망치를 비교할 때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7-8배 더 나은 상황이란 건 분명합니다. 특히 한국처럼 대규모 수출국이자 대형 개방 경제체제의 국가가 무역 상황에도 불구하고 잘 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이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OECD 회원국간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역시 당연한 결과입니다."

'비교적 선방'이냐 '붕괴 직전'이냐, 극명히 엇갈리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에서 일단 OECD는 전자의 손을 들어준 셈. 그러나 지난 6월 통계이긴 하지만, 국제통화기금 IMF가 내놓은 2020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2.1%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우호적인 분석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글로벌 경제가 큰 위기에 처해있는데, OECD가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아닌가요?"


지나친 긍정 평가?…"OECD, 매우 예외적 전망 내놓은 것"

구리아 총장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먼저, 우리가 꽤나 '예외적인' 전망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군요. 극소수의 나라들에만 적용된 (긍정적)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내년말 더 나아질 겁니다. 한국은 성장 분야이자 필수 분야인 하이테크에 집중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봉쇄 조치가 잇따랐고 지금도 각국의 지역적 봉쇄가 있는 상황에서 특히 강점이 될 겁니다."

첨단 과학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미래 한국 경제의 열쇠라는 구리아 총장의 조언. 한국의 다음 분기와 내년도 경제 전략을 묻는 질문엔 다시 'K-방역' 이 등장했습니다.

"한국식 방역이 최선…경제적 측면 변화도 이끌 것"

"2차 재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는 지난 몇달 간 우리가 배운 것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그중 최선의 방법은 바로 한국식 방역 방식을 따르는 거죠. 한국은 메르스, 사스를 거치며 대비했고 강력한 의료체계를 기반으로 충격에 효율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또 한국 국민들은 방역 수칙을 잘 준수했습니다. 이것이 매우 큰 변화를 만들었고, 앞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럴 것이란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잡음이 섞인 통화 와중에 갑자기 마음 한 켠이 뜨거워졌습니다. 한국식 방역을 둘러싼 찬사 뒤에 인권침해 등 뒤따른 논란. 세계적 석학들조차 한 치 앞의 내일을 명쾌하게 진단하지 못하는 불투명한 미래. 한국은 현재와 미래의 이 파고를 견딜 견고한 성채를 쌓았고, 이는 국민들이 하나하나 다진 희생의 벽돌로 이뤄졌단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문득 고형권 주 OECD 한국대표부 대사가 전해준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한국 상황도 급속도로 악화되던 지난 2월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는 겁니다. 중국에 대해 출장자 등은 OECD 본부 회의장 출입 제한 조치가 돼 있는데 한국도 제한조치를 해야 하니 양해해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출입 금지했던 OECD…한 달 뒤엔 "K-방역 전수" 요청

"이탈리아와 일본 등도 함께 출입이 제한되긴 했지만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중국 다음으로 한국의 확진자가 많은 상황에서, 국제기구 안전을 위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죠. 반전은 불과 한 달 뒤부터 일어났습니다. 한국의 방역이 성공을 거두자 4월 중순 개최된 OECD 이사회에서 각국 대사들로부터 경험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우리나라 코로나 대응 메뉴얼을 4번에 걸쳐 소개했는데 추가 자료 부탁도 쇄도했고요. 회의장 출입조차 제한됐던 나라에서 코로나 대응 모범국으로, 극적 변화가 일어난 겁니다."

고 대사는 최근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대응책으로 발표한 이른바 '뉴딜' 정책에 대해서도 OECD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제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OECD는 '강하고, 환경친화적이고,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했는데, 그와 한국 '뉴딜'의 방향성이 같다는 겁니다. 구리아 사무총장도 한국 정부의 뉴딜 정책에 대해 "뉴딜은 정책적 맥락에서 평가가 필요하고, 최대한 다양한 정책들을 동원해야 한다" 고 당부했습니다.

코로나 19 2차 재확산의 위기감이 먹구름처럼 전 지구를 에워싼 2020년 여름, 한국의 극심한 장맛비가 그치고 태풍이 지나가면 우리는 어떤 가을을 맞게 될까요?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청명한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을 맞을 준비에, 경제 충격파를 덜어낸 K-방역의 힘이 그 발판이 될 거란 기대를 해 봅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