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 나흘 동안 뭐했나?”…미리 방류했어야

입력 2020.08.11 (19:32) 수정 2020.08.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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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용담댐의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은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 등 금강유역 일대 마을에서도 이번 수해가 '사실상 인재'라는 주민 성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초당 3천 톤의 물을 방류하기 일주일 전에 이미 용담댐이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겼지만, 나흘 가까이 방류량을 늘리지 않다가 갑자기 방류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는지 백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초당 3천여 톤의 물을 방류한 전북 용담댐.

이 때문에 댐 하류지역인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 옥천, 전북 무주 등 4개 군이 주택과 농경지 침수피해를 봤습니다.

인삼 주 재배지인 금산만 해도 인삼밭 200ha가 물에 잠겨 3백억 원이 넘는 피해가 났습니다.

물이 빠지고 난 인삼밭은 진흙펄로 변했습니다.

수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인삼 농사를 망친 주민들은 이번 수해가 '인재'라고 성토합니다.

[고권기/인삼 재배 농민 : "(용담댐에서) 비 올 때, 물이 많이 내려올 때 같이 빼니까 이런 현상이 나는 거예요."]

하지만 미리 방류할 기회는 있었습니다.

집중호우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용담댐 저수율은 이미 홍수기 제한수위인 85.3%를 넘어섰습니다.

다음 날에는 90%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선 겁니다.

수자원공사는 댐 관리 규정에 따라 당시 방류량을 늘려야 했지만, 오히려 초당 3백 톤 가량 내보내던 물을 45톤으로 줄였고, 이 상태는 나흘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주민 민원 때문이라는게 수자원공사 측의 해명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방류를 멈추라고)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래프팅하는 업체들 좀 있고요. 펜션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방류량이 늘어나게 되면 손님을 못 받으시는 거죠. 위험하니까."]

이러다 지난 7일 집중호우가 시작됐고 용담댐은 그 즈음에서야 방류량을 7백 톤으로 늘렸지만, 저수율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해 100%를 넘어섰습니다.

결국 초당 '3천 톤' 방류가 시작됐고 댐 하류 일대 4개 지역 마을 39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예비 방류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용담댐은) 저수용이죠. 주로. 용수 댐인데 용수 댐이라고 하더라도 비가 많이 오면 넘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비 방류를 반드시 해야죠."]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본 4개 지역 군수들은 내일(12일) 한국수자원공사를 방문해 수위 조절 실패에 공식항의하고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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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담댐, 나흘 동안 뭐했나?”…미리 방류했어야
    • 입력 2020-08-11 19:32:45
    • 수정2020-08-11 21:57:34
    뉴스7(전주)
[앵커] 용담댐의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은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 등 금강유역 일대 마을에서도 이번 수해가 '사실상 인재'라는 주민 성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초당 3천 톤의 물을 방류하기 일주일 전에 이미 용담댐이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겼지만, 나흘 가까이 방류량을 늘리지 않다가 갑자기 방류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는지 백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초당 3천여 톤의 물을 방류한 전북 용담댐. 이 때문에 댐 하류지역인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 옥천, 전북 무주 등 4개 군이 주택과 농경지 침수피해를 봤습니다. 인삼 주 재배지인 금산만 해도 인삼밭 200ha가 물에 잠겨 3백억 원이 넘는 피해가 났습니다. 물이 빠지고 난 인삼밭은 진흙펄로 변했습니다. 수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인삼 농사를 망친 주민들은 이번 수해가 '인재'라고 성토합니다. [고권기/인삼 재배 농민 : "(용담댐에서) 비 올 때, 물이 많이 내려올 때 같이 빼니까 이런 현상이 나는 거예요."] 하지만 미리 방류할 기회는 있었습니다. 집중호우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용담댐 저수율은 이미 홍수기 제한수위인 85.3%를 넘어섰습니다. 다음 날에는 90%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선 겁니다. 수자원공사는 댐 관리 규정에 따라 당시 방류량을 늘려야 했지만, 오히려 초당 3백 톤 가량 내보내던 물을 45톤으로 줄였고, 이 상태는 나흘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주민 민원 때문이라는게 수자원공사 측의 해명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방류를 멈추라고)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래프팅하는 업체들 좀 있고요. 펜션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방류량이 늘어나게 되면 손님을 못 받으시는 거죠. 위험하니까."] 이러다 지난 7일 집중호우가 시작됐고 용담댐은 그 즈음에서야 방류량을 7백 톤으로 늘렸지만, 저수율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해 100%를 넘어섰습니다. 결국 초당 '3천 톤' 방류가 시작됐고 댐 하류 일대 4개 지역 마을 39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예비 방류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용담댐은) 저수용이죠. 주로. 용수 댐인데 용수 댐이라고 하더라도 비가 많이 오면 넘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비 방류를 반드시 해야죠."]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본 4개 지역 군수들은 내일(12일) 한국수자원공사를 방문해 수위 조절 실패에 공식항의하고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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