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통해 ‘수출실적 조작’ 상장폐지…1,400억 원 피해

입력 2020.08.11 (19:26) 수정 2020.08.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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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요즘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기가 뜨거운데요.

투자하실 때 공시정보라고 하더라도 조금 더 주의해야 겠습니다.

한 코스닥 상장사가 해외 법인의 수출 실적을 부풀리다 지난해 상장폐지됐는데,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천억 원이 넘습니다.

장덕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코스닥 상장사였던 A사, 2017년 11월 깜짝 실적을 발표합니다.

필리핀 법인의 수출 증가로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70% 이상 늘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는 겁니다.

A사는 2주 후 해외 투자를 더 늘리겠다며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375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런데 관세청 조사결과 이런 실적은 모두 가짜였습니다.

필리핀 법인의 수출은 서류 조작이었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돈은 사채를 갚는 데 대부분 쓰였다고 관세청은 밝혔습니다.

A사는 회계 감사인이 해외 거래처에 수출 실적을 확인하려 하면 자신들이 만든 가짜 이메일 연락처를 알려주며 상황을 모면했습니다.

[당시 A사 대표 : "그 뭐야 분식이라든가 아까 나오는 건 얘네들(회계감사인)이 IP 조사 들어오고..."]

[당시 A사 재무책임자 : "말씀도 하지 마세요. 절대로 하지 마세요. 해서 도움될 거 없습니다."]

그러나 회계 감사인이 필리핀 법인을 현장 조사하면서 사기극은 결국 들통났습니다.

결국 A사는 지난해 상장폐지됐고, 개인 투자자 6천5백 명이 천 4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재희/서울본부세관 외환조사과 팀장 : "(과거 수출입기업 분식회계와 달리) 이거는 실물의 이동 자체가 없고 서류로만 조작을 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알아채기는 굉장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관세청은 업체 대표 등 6명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수출입 기업의 해외 법인 매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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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법인 통해 ‘수출실적 조작’ 상장폐지…1,400억 원 피해
    • 입력 2020-08-11 19:42:28
    • 수정2020-08-11 22: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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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요즘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기가 뜨거운데요.

투자하실 때 공시정보라고 하더라도 조금 더 주의해야 겠습니다.

한 코스닥 상장사가 해외 법인의 수출 실적을 부풀리다 지난해 상장폐지됐는데,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천억 원이 넘습니다.

장덕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코스닥 상장사였던 A사, 2017년 11월 깜짝 실적을 발표합니다.

필리핀 법인의 수출 증가로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70% 이상 늘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는 겁니다.

A사는 2주 후 해외 투자를 더 늘리겠다며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375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런데 관세청 조사결과 이런 실적은 모두 가짜였습니다.

필리핀 법인의 수출은 서류 조작이었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돈은 사채를 갚는 데 대부분 쓰였다고 관세청은 밝혔습니다.

A사는 회계 감사인이 해외 거래처에 수출 실적을 확인하려 하면 자신들이 만든 가짜 이메일 연락처를 알려주며 상황을 모면했습니다.

[당시 A사 대표 : "그 뭐야 분식이라든가 아까 나오는 건 얘네들(회계감사인)이 IP 조사 들어오고..."]

[당시 A사 재무책임자 : "말씀도 하지 마세요. 절대로 하지 마세요. 해서 도움될 거 없습니다."]

그러나 회계 감사인이 필리핀 법인을 현장 조사하면서 사기극은 결국 들통났습니다.

결국 A사는 지난해 상장폐지됐고, 개인 투자자 6천5백 명이 천 4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재희/서울본부세관 외환조사과 팀장 : "(과거 수출입기업 분식회계와 달리) 이거는 실물의 이동 자체가 없고 서류로만 조작을 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알아채기는 굉장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관세청은 업체 대표 등 6명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수출입 기업의 해외 법인 매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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