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포장된 도심 ‘비 피해’에는 속수무책

입력 2020.08.1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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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0일 가까이 장맛비가 계속 이어지면서 도심 곳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유는 도심 개발로 포장된 도로에 빗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쉴 새 없이 쏟아붓는 폭우에 대전 도심 곳곳은 물바다가 됐습니다.

지난 3일 충남지역에 내린 폭우로 천안과 아산 등의 도심도 물에 잠겼습니다.

이렇게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가 반복되는 이유는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 때문입니다.

도시 지표 대부분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되면서 땅속으로 빗물을 제대로 흘려보내지 못하고, 빗물이 땅에 그대로 고이는 겁니다.

[이병재/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 : "건물이라든지 도로라든지 이런 것들로 포장이 돼 있어서 지하로 침투하지 못하고, 또 모여있는 빗물이 하수관이라든지 우수관의 용량 문제 때문에 한순간에 빠져나가지 못해서…."]

실제로 대전의 불투수 면적은 약 23%.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되면 감당하기 힘든 수치로, 서울과 부산 등에 이어 전국 네 번째로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산지 개발로 자연 물길이 줄어들고 인공 도로가 생기면서 대규모 산사태나 토사 붕괴에도 더 취약해진 상태라고 지적합니다.

[이경호/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하천부지마저 도로라든지 자전거 도로, 공원 형태로 만들면서 하천 내에서도 투수층이 없어지고 있어요. 하천은 하천의 역할 노릇을 하게 하고 도심 자체도 투수층을 늘려서..."]

대전시는 장마가 시작되 전인 지난 5월부터, 빗물 처리 등과 관련해 대책 마련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계획은 나온 게 없습니다.

[대전시 관계자/음성변조 : "자연재해 저감 종합계획을 저희가 재수립하고 우수유출 저감시설 대책수립 용역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용역을 추진해서 향후에 어떻게 할 건지 계획은 앞으로 세울 예정이거든요."]

120년 기상관측이래 우리나라에 시간당 8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것은 모두 99번.

빈번해진 폭우로 침수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만큼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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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포장된 도심 ‘비 피해’에는 속수무책
    • 입력 2020-08-11 20:01:38
    뉴스7(대전)
[앵커] 50일 가까이 장맛비가 계속 이어지면서 도심 곳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유는 도심 개발로 포장된 도로에 빗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인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쉴 새 없이 쏟아붓는 폭우에 대전 도심 곳곳은 물바다가 됐습니다. 지난 3일 충남지역에 내린 폭우로 천안과 아산 등의 도심도 물에 잠겼습니다. 이렇게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가 반복되는 이유는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 때문입니다. 도시 지표 대부분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되면서 땅속으로 빗물을 제대로 흘려보내지 못하고, 빗물이 땅에 그대로 고이는 겁니다. [이병재/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 : "건물이라든지 도로라든지 이런 것들로 포장이 돼 있어서 지하로 침투하지 못하고, 또 모여있는 빗물이 하수관이라든지 우수관의 용량 문제 때문에 한순간에 빠져나가지 못해서…."] 실제로 대전의 불투수 면적은 약 23%.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되면 감당하기 힘든 수치로, 서울과 부산 등에 이어 전국 네 번째로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산지 개발로 자연 물길이 줄어들고 인공 도로가 생기면서 대규모 산사태나 토사 붕괴에도 더 취약해진 상태라고 지적합니다. [이경호/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하천부지마저 도로라든지 자전거 도로, 공원 형태로 만들면서 하천 내에서도 투수층이 없어지고 있어요. 하천은 하천의 역할 노릇을 하게 하고 도심 자체도 투수층을 늘려서..."] 대전시는 장마가 시작되 전인 지난 5월부터, 빗물 처리 등과 관련해 대책 마련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계획은 나온 게 없습니다. [대전시 관계자/음성변조 : "자연재해 저감 종합계획을 저희가 재수립하고 우수유출 저감시설 대책수립 용역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용역을 추진해서 향후에 어떻게 할 건지 계획은 앞으로 세울 예정이거든요."] 120년 기상관측이래 우리나라에 시간당 8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것은 모두 99번. 빈번해진 폭우로 침수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만큼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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