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최장 장마가 남긴 교훈, ‘댐 관리’ 중장기 대책 세워야

입력 2020.08.13 (07:43) 수정 2020.08.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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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길고 길었던 장마가 끝내 50일을 넘겨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피해 규모도 역대급입니다. 안타까운 건 이번 재난을 단순한 천재지변으로 치부하기엔, 상당 부분 부실한 댐 관리 등 '인재'의 흔적과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50여 일의 장마는 지금까지 쉰 명이 넘는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사망·실종이 40여 명, 의암댐에서는 폭우 속에 작업하던 경찰과 공무원 등이 급류에 휩쓸리는 끔찍한 수난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우면산 산사태가 났던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입니다. 특히 천 건이 넘는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자가 이어졌고 침수 피해 등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도 7천 여명에 이릅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남부 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준 댐 관리 부실 문제입니다. 특히 무주와 금산 등 4개 시군 39개 마을을 물에 잠기게 한 용담댐의 방류 사태는 따져볼 대목이 한둘이 아닙니다. 일주일 전 이미 제한수위를 넘겼는데도, 댐의 수위 조절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한꺼번에 방류에 나서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예비 방류를 통해 사전에 피해를 줄일 충분한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친 셈입니다. 섬진강댐과 합천댐 인근 지자체와 주민들 역시 비슷한 주장을 내놓고 있어 반드시 책임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주말까지 장마가 계속되는 만큼, 당장은 추가 피해를 막고 피해를 복구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유념할 점은 이번 재난이 단순 장마가 아닌 기후 변화의 경고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언제든 이보다 심한 기상재해가 우리에게 닥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차제에 기후 변화에 따른 산사태와 댐 관리 체계 정비 등 보다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하는 이윱니다. 기상 재해가 날 때마다 왜 국민들이 외국의 기상청을 찾아봐야 하는지, 기상청의 신뢰 회복 대책도 서둘러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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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3 08:17:32
    • 수정2020-08-13 09: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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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길고 길었던 장마가 끝내 50일을 넘겨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피해 규모도 역대급입니다. 안타까운 건 이번 재난을 단순한 천재지변으로 치부하기엔, 상당 부분 부실한 댐 관리 등 '인재'의 흔적과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50여 일의 장마는 지금까지 쉰 명이 넘는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사망·실종이 40여 명, 의암댐에서는 폭우 속에 작업하던 경찰과 공무원 등이 급류에 휩쓸리는 끔찍한 수난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우면산 산사태가 났던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입니다. 특히 천 건이 넘는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자가 이어졌고 침수 피해 등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도 7천 여명에 이릅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남부 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준 댐 관리 부실 문제입니다. 특히 무주와 금산 등 4개 시군 39개 마을을 물에 잠기게 한 용담댐의 방류 사태는 따져볼 대목이 한둘이 아닙니다. 일주일 전 이미 제한수위를 넘겼는데도, 댐의 수위 조절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한꺼번에 방류에 나서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예비 방류를 통해 사전에 피해를 줄일 충분한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친 셈입니다. 섬진강댐과 합천댐 인근 지자체와 주민들 역시 비슷한 주장을 내놓고 있어 반드시 책임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주말까지 장마가 계속되는 만큼, 당장은 추가 피해를 막고 피해를 복구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유념할 점은 이번 재난이 단순 장마가 아닌 기후 변화의 경고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언제든 이보다 심한 기상재해가 우리에게 닥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차제에 기후 변화에 따른 산사태와 댐 관리 체계 정비 등 보다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하는 이윱니다. 기상 재해가 날 때마다 왜 국민들이 외국의 기상청을 찾아봐야 하는지, 기상청의 신뢰 회복 대책도 서둘러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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