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아동·여성 강제동원 입증…실명 적힌 문서들 첫 공개

입력 2020.08.13 (21:39) 수정 2020.08.13 (2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모레, 15일은 광복 75주년입니다.

일본은 줄곧 일제강점기 갖가지 인력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해오고 있죠.

그런데 어린 학생부터 여성까지 강제로 동원된 사실을 뒷받침 해줄, 실명이 적힌 문서들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제 강점기인 1939년 작성된 학교 수료증입니다.

'동덕고등여학교장' 직인이 찍혀있고 3학년 김 모 학생 이름이 나옵니다.

그 옆으로 '근로보국대 생활'을 열흘간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근로보국대란 일제가 조선인의 노동력을 수탈하기 위해 강제로 만든 노역조직입니다.

1943년 작성된 군산공립중학교 한 졸업생 학적부에도 근로보국대에서 한계고개근, 즉 혹한기 훈련을 여러 차례 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일제 패전 직전인 1944년엔 대상자가 초등학교 4학년까지 어려지고 동원 기간도 길어집니다.

조선총독부의 '학도동원 비상조치 요강'에는 '근로가 곧 교육'이라면서 학생 생도는 모두 1년을 상시적으로 근로할 것을 지시합니다.

학생을 교육이 아닌 노동력 착취 대상으로 삼았다는 명백한 증거들입니다.

[이영도/국가기록원 학예연구관 : "(당시 국제법상) 14세 이하의 어린이, 조금 더 올라가면 18세까지는 원래 노동력을 착취하지 못하게 돼 있는...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했다? 그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1941년 매일신보엔 어린이들을 '소년공' 이나 '산업전사'로 선전하며 모집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여성을 대상으론 '백의천사'라며 간호부를 모집했는데, 침략전쟁에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는 의도였습니다.

[이소연/국가기록원장 : "일본과의 관계에서 설득과 협의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자료들을, 이런 근거들을 찾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국가기록원 등 연구기관들은 일제의 강제동원을 입증할 자료들이 아직 빛을 못 보고 있다며 예산과 인력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김지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일제 아동·여성 강제동원 입증…실명 적힌 문서들 첫 공개
    • 입력 2020-08-13 21:42:28
    • 수정2020-08-13 21:58:08
    뉴스 9
[앵커]

모레, 15일은 광복 75주년입니다.

일본은 줄곧 일제강점기 갖가지 인력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해오고 있죠.

그런데 어린 학생부터 여성까지 강제로 동원된 사실을 뒷받침 해줄, 실명이 적힌 문서들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제 강점기인 1939년 작성된 학교 수료증입니다.

'동덕고등여학교장' 직인이 찍혀있고 3학년 김 모 학생 이름이 나옵니다.

그 옆으로 '근로보국대 생활'을 열흘간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근로보국대란 일제가 조선인의 노동력을 수탈하기 위해 강제로 만든 노역조직입니다.

1943년 작성된 군산공립중학교 한 졸업생 학적부에도 근로보국대에서 한계고개근, 즉 혹한기 훈련을 여러 차례 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일제 패전 직전인 1944년엔 대상자가 초등학교 4학년까지 어려지고 동원 기간도 길어집니다.

조선총독부의 '학도동원 비상조치 요강'에는 '근로가 곧 교육'이라면서 학생 생도는 모두 1년을 상시적으로 근로할 것을 지시합니다.

학생을 교육이 아닌 노동력 착취 대상으로 삼았다는 명백한 증거들입니다.

[이영도/국가기록원 학예연구관 : "(당시 국제법상) 14세 이하의 어린이, 조금 더 올라가면 18세까지는 원래 노동력을 착취하지 못하게 돼 있는...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했다? 그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1941년 매일신보엔 어린이들을 '소년공' 이나 '산업전사'로 선전하며 모집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여성을 대상으론 '백의천사'라며 간호부를 모집했는데, 침략전쟁에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는 의도였습니다.

[이소연/국가기록원장 : "일본과의 관계에서 설득과 협의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자료들을, 이런 근거들을 찾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국가기록원 등 연구기관들은 일제의 강제동원을 입증할 자료들이 아직 빛을 못 보고 있다며 예산과 인력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김지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