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한 기록 남기고 싶어” 스크린에 담긴 217일 고용 투쟁

입력 2020.08.14 (19:32) 수정 2020.08.1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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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들이 자회사로 소속을 옮기려는 도로공사 지침에 반발하며 농성을 시작했는데요.

이들의 7개월간의 투쟁이 영화로 재탄생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도로 요금소 지붕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

요금소 수납 업무를 자회사로 넘기려는 도로공사 방침에 반발해 투쟁에 나선 톨게이트 노조원들입니다.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고공농성과 오체투지를 이어간 7개월간의 투쟁이 영화에 담겼습니다.

제목은 '보라보라'.

노조원들의 율동패 이름이기도 하지만, 일단 보면 투쟁의 이유를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영화를 전공하는 한 대학생이 노조원들의 행진을 보며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김도준/영화 '보라보라' 감독 : "(자신이) 비정규직이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온 중년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싸우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투쟁 중인 노조원도 카메라를 들고 영화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김승화/민주노총 톨게이트노조원/감독 : "(기사) 댓글에 '떼쓴다'라는 표현들이 많이 올라오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왜 옳고, 떼쓰는 부분이 아니고, 그런 부분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2시간 30분 길이의 영화는 대형 복합 상영관을 통해 개봉했습니다.

앞으로 두 차례 상영을 마친 뒤, 전북 전주에서 장기 상영됩니다.

노조원들도 투쟁 끝에 도로공사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요금 수납 업무는 결국, 자회사로 이관돼, 이들에겐 도로 청소나 잡초 뽑기 같은 업무만 주어집니다.

사측이 제기한 고소 고발 건도 진행 중인 힘든 상황에서도 영화를 널리 알리고 싶은 이유는 길 위의 투쟁을 이어가는 수많은 노동자 때문입니다.

[도명화/민주노총 톨게이트노조 지부장 : "우리가 이렇게 도로공사 직접 고용 투쟁을 해서 들어가는 걸 보시면서 우리가 직접 싸워야되겠다는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할 수 있다는."]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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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떳떳한 기록 남기고 싶어” 스크린에 담긴 217일 고용 투쟁
    • 입력 2020-08-14 19:49:41
    • 수정2020-08-14 19:51:46
    뉴스 7
[앵커]

지난해 여름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들이 자회사로 소속을 옮기려는 도로공사 지침에 반발하며 농성을 시작했는데요.

이들의 7개월간의 투쟁이 영화로 재탄생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도로 요금소 지붕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

요금소 수납 업무를 자회사로 넘기려는 도로공사 방침에 반발해 투쟁에 나선 톨게이트 노조원들입니다.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고공농성과 오체투지를 이어간 7개월간의 투쟁이 영화에 담겼습니다.

제목은 '보라보라'.

노조원들의 율동패 이름이기도 하지만, 일단 보면 투쟁의 이유를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영화를 전공하는 한 대학생이 노조원들의 행진을 보며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김도준/영화 '보라보라' 감독 : "(자신이) 비정규직이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온 중년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싸우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투쟁 중인 노조원도 카메라를 들고 영화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김승화/민주노총 톨게이트노조원/감독 : "(기사) 댓글에 '떼쓴다'라는 표현들이 많이 올라오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왜 옳고, 떼쓰는 부분이 아니고, 그런 부분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2시간 30분 길이의 영화는 대형 복합 상영관을 통해 개봉했습니다.

앞으로 두 차례 상영을 마친 뒤, 전북 전주에서 장기 상영됩니다.

노조원들도 투쟁 끝에 도로공사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요금 수납 업무는 결국, 자회사로 이관돼, 이들에겐 도로 청소나 잡초 뽑기 같은 업무만 주어집니다.

사측이 제기한 고소 고발 건도 진행 중인 힘든 상황에서도 영화를 널리 알리고 싶은 이유는 길 위의 투쟁을 이어가는 수많은 노동자 때문입니다.

[도명화/민주노총 톨게이트노조 지부장 : "우리가 이렇게 도로공사 직접 고용 투쟁을 해서 들어가는 걸 보시면서 우리가 직접 싸워야되겠다는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할 수 있다는."]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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