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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北 음악 아름다운 선율…전시로 만나다
입력 2020.08.15 (08:19) 수정 2020.08.15 (09:20)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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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음악’은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을뿐더러 체제를 선전하는 멜로디가 많아서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면이 있습니다.

국립국악원이 그동안 악보나 음원으로 전해지던 북한민족 음악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연주로 재현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남북의 음악 역사의 같고 다름도 볼 수 있다는데요.

음악을 매개체로 남과 북을 잇는 전시 현장을 채유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 구성진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웁니다.

평양의 8가지 경치를 일컫는 ‘기성팔경’.

언뜻 듣기엔 우리의 국악과 비슷하지만 북한의 전통 음악입니다.

연주하는 이들은 오랫동안 북한음악을 꾸준히 연구해 온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인데요.

["아마도 남한 지역에선 처음 소개가 되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남한 지역의 시나위는 깊이감이 있고 애절함이 있습니다만 북한의 시나위는 경쾌함과 발랄함이 흥겨움이 담겨 있습니다.

함경남도의 정서를 느껴 볼 수 있는 기악곡 신아우와 남북한의 분단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인 ‘새봄’

박예섭 거문고 산조 온정맞이 등 분단 이후 한민족의 전통과 정체성을 이어간 음악가들의 노래가 잇따라 연주됩니다.

관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 속으로 점점 빠져듭니다.

[김현미/서울시 관악구 : "(북한 음악 처음 들으신 거죠?) 저는 처음이에요. 새로움이 많이 느껴졌고요. 굉장히 그러면서도 많이 비슷하다는 것도 느껴지고, 분단돼서 다르게 살았을 뿐이지 전통이란 측면은 굉장히 많이 공감할 수 있고..."]

[다카기 소노고/24세/일본 : "한국의 전통 음악을 처음 들었는데 그 소리가 정말 아름답고 인상 깊었습니다."]

생소하면서도 어쩐지 낯설지 않은 선율의 북한민족음악!

연주가 아닌 전시회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는데요.

‘모란봉이오. 대동강이로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전시회에서는 우선 70년의 역사를 지닌 북한 음악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에서 개량해 쓰이는 악기를 만나 볼 수도 있었는데요.

[김희선/국립국악원 연구실장 : "이 악기 이름이 옥류금이라고 합니다.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같이 들린다.”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서양식의 관현악 오케스트라 곡을 소화하기 쉬운 악기로 개량을 한 거죠. 이 악기는 북한에서만 개량된 전 세계에서 북한에만 있는 악기고요. 옥류금 소리가 궁금하시잖아요. 이걸 꽂아보시면..."]

풍금을 본떠 제작한 '옥류금', 첼로의 선율을 본뜬 '대해금' 등 서양악기로 개량된 북한의 국악기들을 보고 실연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분단 이후 북한은 과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계승하기보다는 현대적으로 변형된 형식의 ‘주체음악’을 택했습니다.

판소리도 탁한 느낌의 발성 대신 서양화된 발성에 민요식 창법을 가미했는데요, 북한 민족 가극 춘향전 등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 민족음악을 처음 접해본 느낌은 어떨까요?

[최민준/21세/서울시 관악구 : "북한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고 있다고 해도 관심을 가지긴 어려웠는데 직접 음원을 들어볼 수 있는 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거 같아요."]

[정지안/8세/경기도 김포시 : "북한 노래 듣고 있었어요. (직접 들어보니까 어땠어요?) 재밌었어요. 다르니까 뭔가 좀 특이한 거 같아요."]

20년 전 탈북해 남한으로 온 탈북민 송광호 씨는 노래를 듣고 고향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송광호/45세/서울시 강남구/탈북민 : "꽃 파는 처녀나 춘향전이나 우리가 고향에 있을 때는 지루하게 들었죠. 깊이까지 안 들었지만 여기 와서 들어보니까 새롭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 생활을 하면서 잊고 살았다가 여기서 계기가 돼서 보니까 새롭다... 참 이런 것도 나에게 아직도 고향에 대한 정서가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죠."]

남북의 전통 음악의 역사는 우표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상현/북한 우표 전문가/민화협 위원 : "(눈여겨볼 만한 우표가 있을까요?) 여기 있는 우표들은 1960년대 남측과 북측에서 발행된 전통악기 우표들입니다. 편경 우표가 북측 우표에서도 보이죠. 근데 여기 보시면 남측 우표에서도 편경 우표가 짝을 이루면서 나옵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용됐던 악기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북측에선 민속적인 음악에 대해서 더 치중하게 되고요. 그 결과 1990년대 2000년대 발행된 우표들을 보면 저음피리라든가 장새납 같은 개량 악기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표를 통해서도 발행 시기에 따라서 북한 음악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죠."]

국립국악원은 이번 전시를 위해 2016년부터 5년간 무려 만 오천여 건에 이르는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왔습니다.

북한 민족음악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북한의 신문이나 공연 사진들 다채로운 기록물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가 남북의 문화 소통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일반인에게 최초로 공개하는 북한 음악 자료실.

그동안 국립국악원에서 일본, 중국, 미국 등 흩어져 있는 자료를 한데 모아 보기 쉽게 마련한 장소입니다.

[김희선/국립국악원 연구실장 : "북한의 민족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선 당대 정치와 예술과 관련된 철학을 같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음반, 음향자료, 영상자료, 신문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일반인들에게 열람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진원/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교수 : "(북한이) 전통 음악을 다시 되살리고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문화유산으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도 아리랑을 등재 시켰지만, 북한도 그 이후에 아리랑을 등재를 시켰고요. 우리가 그것을 같이 연구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미래에 우리 음악은 없다고 생각을 해요."]

70년 분단의 세월 앞에 다른 점도 많지만 분명 뿌리는 같은 우리 민족음악 훗날 남북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선율을 기대해봅니다.
  • [통일로 미래로] 北 음악 아름다운 선율…전시로 만나다
    • 입력 2020-08-15 09:13:45
    • 수정2020-08-15 09:20:57
    남북의 창
[앵커]

‘북한음악’은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을뿐더러 체제를 선전하는 멜로디가 많아서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면이 있습니다.

국립국악원이 그동안 악보나 음원으로 전해지던 북한민족 음악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연주로 재현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남북의 음악 역사의 같고 다름도 볼 수 있다는데요.

음악을 매개체로 남과 북을 잇는 전시 현장을 채유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 구성진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웁니다.

평양의 8가지 경치를 일컫는 ‘기성팔경’.

언뜻 듣기엔 우리의 국악과 비슷하지만 북한의 전통 음악입니다.

연주하는 이들은 오랫동안 북한음악을 꾸준히 연구해 온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인데요.

["아마도 남한 지역에선 처음 소개가 되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남한 지역의 시나위는 깊이감이 있고 애절함이 있습니다만 북한의 시나위는 경쾌함과 발랄함이 흥겨움이 담겨 있습니다.

함경남도의 정서를 느껴 볼 수 있는 기악곡 신아우와 남북한의 분단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인 ‘새봄’

박예섭 거문고 산조 온정맞이 등 분단 이후 한민족의 전통과 정체성을 이어간 음악가들의 노래가 잇따라 연주됩니다.

관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 속으로 점점 빠져듭니다.

[김현미/서울시 관악구 : "(북한 음악 처음 들으신 거죠?) 저는 처음이에요. 새로움이 많이 느껴졌고요. 굉장히 그러면서도 많이 비슷하다는 것도 느껴지고, 분단돼서 다르게 살았을 뿐이지 전통이란 측면은 굉장히 많이 공감할 수 있고..."]

[다카기 소노고/24세/일본 : "한국의 전통 음악을 처음 들었는데 그 소리가 정말 아름답고 인상 깊었습니다."]

생소하면서도 어쩐지 낯설지 않은 선율의 북한민족음악!

연주가 아닌 전시회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는데요.

‘모란봉이오. 대동강이로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전시회에서는 우선 70년의 역사를 지닌 북한 음악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에서 개량해 쓰이는 악기를 만나 볼 수도 있었는데요.

[김희선/국립국악원 연구실장 : "이 악기 이름이 옥류금이라고 합니다.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같이 들린다.”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서양식의 관현악 오케스트라 곡을 소화하기 쉬운 악기로 개량을 한 거죠. 이 악기는 북한에서만 개량된 전 세계에서 북한에만 있는 악기고요. 옥류금 소리가 궁금하시잖아요. 이걸 꽂아보시면..."]

풍금을 본떠 제작한 '옥류금', 첼로의 선율을 본뜬 '대해금' 등 서양악기로 개량된 북한의 국악기들을 보고 실연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분단 이후 북한은 과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계승하기보다는 현대적으로 변형된 형식의 ‘주체음악’을 택했습니다.

판소리도 탁한 느낌의 발성 대신 서양화된 발성에 민요식 창법을 가미했는데요, 북한 민족 가극 춘향전 등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 민족음악을 처음 접해본 느낌은 어떨까요?

[최민준/21세/서울시 관악구 : "북한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고 있다고 해도 관심을 가지긴 어려웠는데 직접 음원을 들어볼 수 있는 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거 같아요."]

[정지안/8세/경기도 김포시 : "북한 노래 듣고 있었어요. (직접 들어보니까 어땠어요?) 재밌었어요. 다르니까 뭔가 좀 특이한 거 같아요."]

20년 전 탈북해 남한으로 온 탈북민 송광호 씨는 노래를 듣고 고향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송광호/45세/서울시 강남구/탈북민 : "꽃 파는 처녀나 춘향전이나 우리가 고향에 있을 때는 지루하게 들었죠. 깊이까지 안 들었지만 여기 와서 들어보니까 새롭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 생활을 하면서 잊고 살았다가 여기서 계기가 돼서 보니까 새롭다... 참 이런 것도 나에게 아직도 고향에 대한 정서가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죠."]

남북의 전통 음악의 역사는 우표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상현/북한 우표 전문가/민화협 위원 : "(눈여겨볼 만한 우표가 있을까요?) 여기 있는 우표들은 1960년대 남측과 북측에서 발행된 전통악기 우표들입니다. 편경 우표가 북측 우표에서도 보이죠. 근데 여기 보시면 남측 우표에서도 편경 우표가 짝을 이루면서 나옵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용됐던 악기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북측에선 민속적인 음악에 대해서 더 치중하게 되고요. 그 결과 1990년대 2000년대 발행된 우표들을 보면 저음피리라든가 장새납 같은 개량 악기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표를 통해서도 발행 시기에 따라서 북한 음악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죠."]

국립국악원은 이번 전시를 위해 2016년부터 5년간 무려 만 오천여 건에 이르는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왔습니다.

북한 민족음악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북한의 신문이나 공연 사진들 다채로운 기록물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가 남북의 문화 소통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일반인에게 최초로 공개하는 북한 음악 자료실.

그동안 국립국악원에서 일본, 중국, 미국 등 흩어져 있는 자료를 한데 모아 보기 쉽게 마련한 장소입니다.

[김희선/국립국악원 연구실장 : "북한의 민족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선 당대 정치와 예술과 관련된 철학을 같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음반, 음향자료, 영상자료, 신문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일반인들에게 열람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진원/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교수 : "(북한이) 전통 음악을 다시 되살리고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문화유산으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도 아리랑을 등재 시켰지만, 북한도 그 이후에 아리랑을 등재를 시켰고요. 우리가 그것을 같이 연구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미래에 우리 음악은 없다고 생각을 해요."]

70년 분단의 세월 앞에 다른 점도 많지만 분명 뿌리는 같은 우리 민족음악 훗날 남북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선율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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