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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의 눈물…살아있는 화석 ‘주걱 철갑상어’ 멸종
입력 2020.08.15 (22:03) 수정 2020.08.15 (22:3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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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쌴샤댐 건설 등 인간의 탐욕 때문에 자연재해만 커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공룡 시대부터 무려 2억 년 동안 살아 남았던 살아있는 화석 물고기, 양쯔강 '주걱 철갑상어'도 멸종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주걱 철갑상어의 기막힌 멸종 사연을 강민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6300킬로미터에 달하는 장강은 그 규모 만큼이나 풍부한 어족 자원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들어 물고기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장강 상류의 희귀물고기 국가급 자연보호구, 환경 감시단의 순찰에 동행했습니다.

삽십여 분만에 감시단원이 뭔가 포착했습니다.

불법어로 순찰 도중에 수상한 배가 나타났습니다.

지금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로행위가 전면 금지된 올해 1월 1일부터 장강에서 매일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도주하는 어민을 끝까지 추격해 붙잡습니다.

어선 안에는 반쯤 기절한 상태의 민물 고기들, 작은 물고기까지 발견됩니다.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로 물고기를 기절시키는 불법 어로 장비도 압수됐습니다.

[리우홍/장강순찰대 팀장 : "이게 승압기입니다. 전압을 3만와트까지 올릴 수 있어요. 몇 십미터 주변 물고기를 다 기절시켜요."]

중국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십년 동안 장강에서의 모든 어로행위를 금지했습니다.

불법 어로의 싹을 자르기 위해 어민에게 보상금을 주고 아예 어선을 부숴버렸습니다.

장강의 어촌 마을은 유령도시가 돼버렸습니다.

극약 처방의 배경은 물속의 판다라 불리며 중국의 최상위 보전 대상 주걱 철갑상어의 멸종 선언입니다.

길이 7미터까지 자라는 중국 최대 담수어 주걱 철갑상어는 2003년 마지막으로 목격됐습니다.

2002년 12월 난징에서 발견된 3미터 크기 주걱 철갑상어는 너무도 오랜 만에 발견된 것이라 전 중국을 들뜨게 했습니다.

희귀 어종 발견 소식에 모두가 정성을 쏟아 부었지만, 부상이 심해 허무하게도 1달 만에 죽었습니다.

[웨이치웨이/중국과학원 수생생물연구원 : "엄청 슬펐죠. 이런 슬픔은 일반 사람이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슬픔이었어요."]

모두가 슬퍼하고 있을 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름 만에 쓰촨성의 어부가 3.5미터짜리 주걱 철갑 상어를 다시 잡은겁니다.

베이징에서 약품을 공수해 오고, 전문가들이 24시간 안고 있다시피 돌봐서 살려냈습니다.

마침 암컷이었고, 산란지를 찾아낼 욕심에 초음파 추적기를 붙여 방생했지만,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그땐 아무도 몰랐습니다.

[저우리양/쓰촨 이빈 희귀 수생동물연구소 소장/2003년 마지막 주걱 철갑상어 목격자 : "방생 이후 하필 장강 상류에서 신호를 따라가던 배가 고장났어요. 마침 설때라 고치기도 힘들었고, 배 고치고 다시 찾으러 갔는데 사라졌어요."]

이후 17년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 기적은 없었습니다.

주걱 철갑상어 뿐만이 아닙니다.

수조 속에서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길이 4미터의 육중한 중화 철갑상어는 멸종 직전 간신히 복원시킨 겁니다.

인공 부화에 성공해 멸종은 막았지만, 야생 상태의 중화 철갑상어 역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태입니다.

중국의 민물고기 연구소는 중화 철갑상어와 장강 철갑상어 등 철갑상어 인공 부화를 통한 보존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멸종 선언된 주걱 철갑상어도 미국산을 들여와 복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씨에웨이/쓰촨 이빈 희귀 수생동물연구소 직원 : "그것은 미국 주걱 철갑상어인가요? 네 미국산입니다. 8살, 조금 있으면 9살입니다. 중국 것과 다른가요? 다릅니다. 이것은 주둥이가 납작하잖아요. 근데 중국 것은 막대기 모양입니다."]

모든 문제는 1981년 거저우 댐 건설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2006년 완공된 세계 최대 용량 수력발전소 샨샤댐은 철갑상어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장강의 물결은 조각조각 쪼개졌습니다.

이것은 철갑상어와 같은 회귀성 어류에겐 더욱 치명적인 일이었습니다.

댐 건설 이후 철갑상어들이 장강 상류로 올라갈 수 없게 됐고, 수온까지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주걱 철갑상어는 1980년까지 매년 75톤 가량 잡히다가, 댐 건설 직후부터 거의 사라졌습니다.

거저우댐과 샨샤댐보다 한 참 상류에 위치한 옛 야생 철갑상어 산란지를 찾았습니다.

마을 이름 자체가 물고기 잡는 마을입니다.

세개의 커다란 바위 아래 물살이 센 곳이 바로 야생 철갑상어 산란지였습니다.

[리페이푸/어부 : "여기가 야생 철갑상어가 가장 많았던 곳입니다. 알을 낳을때 바다에서 여기까지 헤엄쳐왔죠."]

철갑상어가 즐겨 먹는 작은 민물게가 지금도 눈에 띕니다.

이렇게 맑고 차가운 물이지만 철갑상어만 사라졌습니다.

바닥은 자갈과 모래로 이뤄져 있어서 철갑상어가 산란하기 여전히 좋은 환경입니다.

야생 철갑상어 잡이는 1982년 전면 금지됐습니다.

사람 손바닥 만한 당시 사용된 낚싯 바늘에서 야생 철갑상어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리페이푸/어부 : "매우 사납고, 고깃배를 끌고 가요. 강 위쪽으로 쭉쭉 빨리 달리는 것처럼 끌고 가죠. 철갑상어가 지친 후에야 잡을 수 있었어요."]

양쯔강이라고도 불리는 장강에서는 철갑상어 뿐만 아니라 매년 여러 종의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유명했던 흰돌고래도 10여 년 전부터 보이지 않고, 쇠돌고래, 상괭이와 악어도 멸종 위기입니다.

인간이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오랜 기간을 장강에서 살아온 생물들이 불과 십수년 사이에 잇따라 멸종하고 있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장강 삼협에서 강민수입니다.
  • 장강의 눈물…살아있는 화석 ‘주걱 철갑상어’ 멸종
    • 입력 2020-08-15 22:21:22
    • 수정2020-08-15 22:33:3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쌴샤댐 건설 등 인간의 탐욕 때문에 자연재해만 커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공룡 시대부터 무려 2억 년 동안 살아 남았던 살아있는 화석 물고기, 양쯔강 '주걱 철갑상어'도 멸종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주걱 철갑상어의 기막힌 멸종 사연을 강민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6300킬로미터에 달하는 장강은 그 규모 만큼이나 풍부한 어족 자원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들어 물고기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장강 상류의 희귀물고기 국가급 자연보호구, 환경 감시단의 순찰에 동행했습니다.

삽십여 분만에 감시단원이 뭔가 포착했습니다.

불법어로 순찰 도중에 수상한 배가 나타났습니다.

지금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어로행위가 전면 금지된 올해 1월 1일부터 장강에서 매일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도주하는 어민을 끝까지 추격해 붙잡습니다.

어선 안에는 반쯤 기절한 상태의 민물 고기들, 작은 물고기까지 발견됩니다.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로 물고기를 기절시키는 불법 어로 장비도 압수됐습니다.

[리우홍/장강순찰대 팀장 : "이게 승압기입니다. 전압을 3만와트까지 올릴 수 있어요. 몇 십미터 주변 물고기를 다 기절시켜요."]

중국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십년 동안 장강에서의 모든 어로행위를 금지했습니다.

불법 어로의 싹을 자르기 위해 어민에게 보상금을 주고 아예 어선을 부숴버렸습니다.

장강의 어촌 마을은 유령도시가 돼버렸습니다.

극약 처방의 배경은 물속의 판다라 불리며 중국의 최상위 보전 대상 주걱 철갑상어의 멸종 선언입니다.

길이 7미터까지 자라는 중국 최대 담수어 주걱 철갑상어는 2003년 마지막으로 목격됐습니다.

2002년 12월 난징에서 발견된 3미터 크기 주걱 철갑상어는 너무도 오랜 만에 발견된 것이라 전 중국을 들뜨게 했습니다.

희귀 어종 발견 소식에 모두가 정성을 쏟아 부었지만, 부상이 심해 허무하게도 1달 만에 죽었습니다.

[웨이치웨이/중국과학원 수생생물연구원 : "엄청 슬펐죠. 이런 슬픔은 일반 사람이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슬픔이었어요."]

모두가 슬퍼하고 있을 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름 만에 쓰촨성의 어부가 3.5미터짜리 주걱 철갑 상어를 다시 잡은겁니다.

베이징에서 약품을 공수해 오고, 전문가들이 24시간 안고 있다시피 돌봐서 살려냈습니다.

마침 암컷이었고, 산란지를 찾아낼 욕심에 초음파 추적기를 붙여 방생했지만,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그땐 아무도 몰랐습니다.

[저우리양/쓰촨 이빈 희귀 수생동물연구소 소장/2003년 마지막 주걱 철갑상어 목격자 : "방생 이후 하필 장강 상류에서 신호를 따라가던 배가 고장났어요. 마침 설때라 고치기도 힘들었고, 배 고치고 다시 찾으러 갔는데 사라졌어요."]

이후 17년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 기적은 없었습니다.

주걱 철갑상어 뿐만이 아닙니다.

수조 속에서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길이 4미터의 육중한 중화 철갑상어는 멸종 직전 간신히 복원시킨 겁니다.

인공 부화에 성공해 멸종은 막았지만, 야생 상태의 중화 철갑상어 역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태입니다.

중국의 민물고기 연구소는 중화 철갑상어와 장강 철갑상어 등 철갑상어 인공 부화를 통한 보존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멸종 선언된 주걱 철갑상어도 미국산을 들여와 복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씨에웨이/쓰촨 이빈 희귀 수생동물연구소 직원 : "그것은 미국 주걱 철갑상어인가요? 네 미국산입니다. 8살, 조금 있으면 9살입니다. 중국 것과 다른가요? 다릅니다. 이것은 주둥이가 납작하잖아요. 근데 중국 것은 막대기 모양입니다."]

모든 문제는 1981년 거저우 댐 건설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2006년 완공된 세계 최대 용량 수력발전소 샨샤댐은 철갑상어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장강의 물결은 조각조각 쪼개졌습니다.

이것은 철갑상어와 같은 회귀성 어류에겐 더욱 치명적인 일이었습니다.

댐 건설 이후 철갑상어들이 장강 상류로 올라갈 수 없게 됐고, 수온까지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주걱 철갑상어는 1980년까지 매년 75톤 가량 잡히다가, 댐 건설 직후부터 거의 사라졌습니다.

거저우댐과 샨샤댐보다 한 참 상류에 위치한 옛 야생 철갑상어 산란지를 찾았습니다.

마을 이름 자체가 물고기 잡는 마을입니다.

세개의 커다란 바위 아래 물살이 센 곳이 바로 야생 철갑상어 산란지였습니다.

[리페이푸/어부 : "여기가 야생 철갑상어가 가장 많았던 곳입니다. 알을 낳을때 바다에서 여기까지 헤엄쳐왔죠."]

철갑상어가 즐겨 먹는 작은 민물게가 지금도 눈에 띕니다.

이렇게 맑고 차가운 물이지만 철갑상어만 사라졌습니다.

바닥은 자갈과 모래로 이뤄져 있어서 철갑상어가 산란하기 여전히 좋은 환경입니다.

야생 철갑상어 잡이는 1982년 전면 금지됐습니다.

사람 손바닥 만한 당시 사용된 낚싯 바늘에서 야생 철갑상어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리페이푸/어부 : "매우 사납고, 고깃배를 끌고 가요. 강 위쪽으로 쭉쭉 빨리 달리는 것처럼 끌고 가죠. 철갑상어가 지친 후에야 잡을 수 있었어요."]

양쯔강이라고도 불리는 장강에서는 철갑상어 뿐만 아니라 매년 여러 종의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유명했던 흰돌고래도 10여 년 전부터 보이지 않고, 쇠돌고래, 상괭이와 악어도 멸종 위기입니다.

인간이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오랜 기간을 장강에서 살아온 생물들이 불과 십수년 사이에 잇따라 멸종하고 있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장강 삼협에서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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