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팔만대장경…성지는 방치

입력 2020.08.17 (07:26) 수정 2020.08.1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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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팔만대장경은 특정 종교를 떠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업적입니다.

합천 해인사에 보관돼 있지만, 총괄 기획되고, 제작.보관됐던 곳은 강화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선원사지라는 곳인데요, 국가 사적으로 지정은 돼 있지만, 발굴 작업이 중단된지 20년이 넘어,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적 259호로 지정된 강화도 선원사지, 선원사라는 사찰이 있었던 곳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 7년 5월 10일, 팔만대장경을 이 곳 선원사에서 서울로 운반해 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형우/인천광역시 문화재위원 : "다 완성된 대장경이 강화도 판당에 봉안이 됐었어요. (왜구가) 자꾸 약탈하려 하니까 내륙 깊숙히 해인사로 옮겨간 것인데."]

팔만대장경이 실제 만들어진 곳도 선원사지로 추정됩니다.

제작 시점인 1236년 강화는 고려의 도읍이었고, 당시 선원사는 고려 최대 사찰이었습니다.

정부는 1976년 선원사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작했지만, 2000년 돌연 중단했습니다.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재개된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김형우/인천광역시 문화재위원 : "(팔만대장경) 판당의 위치가 어디였는지, 대장도감의 위치는 어디였는지, 팔만대장경이 해인사로 가게 된 정확한 이유와 경로는 어떻게 된 건지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원사지 옆에 자리잡은 박물관입니다.

좁고 낡은 공간에 팔만대장경 관련 자료와 선원사지에서 출토된 유물 일부가 전시돼 있습니다.

이 박물관을 꾸린 사람은 한 스님.

30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이 일대는 소를 키우는 축사였고, 입구에는 인삼밭이 있었을 정도로 사실상 방치돼 있었습니다.

[성원 스님 : "학술적인 연구도 같이 병행이 돼야 맞을 거고요. 지금은 누가 관심 안 갖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해도 되지요."]

전쟁의 와중 고려의 임금과 신하, 백성들이 한 뜻으로 완성한 팔만대장경.

문화유산이라 자랑은 하면서도, 그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는 데는 아무도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양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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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팔만대장경…성지는 방치
    • 입력 2020-08-17 07:28:14
    • 수정2020-08-17 07:56:59
    뉴스광장
[앵커]

팔만대장경은 특정 종교를 떠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업적입니다.

합천 해인사에 보관돼 있지만, 총괄 기획되고, 제작.보관됐던 곳은 강화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선원사지라는 곳인데요, 국가 사적으로 지정은 돼 있지만, 발굴 작업이 중단된지 20년이 넘어,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적 259호로 지정된 강화도 선원사지, 선원사라는 사찰이 있었던 곳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 7년 5월 10일, 팔만대장경을 이 곳 선원사에서 서울로 운반해 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형우/인천광역시 문화재위원 : "다 완성된 대장경이 강화도 판당에 봉안이 됐었어요. (왜구가) 자꾸 약탈하려 하니까 내륙 깊숙히 해인사로 옮겨간 것인데."]

팔만대장경이 실제 만들어진 곳도 선원사지로 추정됩니다.

제작 시점인 1236년 강화는 고려의 도읍이었고, 당시 선원사는 고려 최대 사찰이었습니다.

정부는 1976년 선원사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작했지만, 2000년 돌연 중단했습니다.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재개된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김형우/인천광역시 문화재위원 : "(팔만대장경) 판당의 위치가 어디였는지, 대장도감의 위치는 어디였는지, 팔만대장경이 해인사로 가게 된 정확한 이유와 경로는 어떻게 된 건지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원사지 옆에 자리잡은 박물관입니다.

좁고 낡은 공간에 팔만대장경 관련 자료와 선원사지에서 출토된 유물 일부가 전시돼 있습니다.

이 박물관을 꾸린 사람은 한 스님.

30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이 일대는 소를 키우는 축사였고, 입구에는 인삼밭이 있었을 정도로 사실상 방치돼 있었습니다.

[성원 스님 : "학술적인 연구도 같이 병행이 돼야 맞을 거고요. 지금은 누가 관심 안 갖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해도 되지요."]

전쟁의 와중 고려의 임금과 신하, 백성들이 한 뜻으로 완성한 팔만대장경.

문화유산이라 자랑은 하면서도, 그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는 데는 아무도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양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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