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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전쟁 선포’한 세계 1위 게임사
입력 2020.08.19 (06:24) 취재K
전 세계 이용자 수만 3억 5,000만 명. 지난해 매출액 18억 달러(약 2조 1,400억 원)로 전 세계 게임 1위를 차지한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갑자기 애플과 구글, 양대 앱스토어에서 삭제됐습니다.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미국 에픽게임즈는 양 회사를 상대로 반독점 행위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 수수료 30%..누적된 불만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가 2017년 출시한 액션 게임입니다. 양대 앱 스토어에는 2018년 론칭했습니다. 출시 당시 애플 앱스토어에서 5개월 만에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꼽힙니다.

앱스토어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에픽게임즈지만, 마음속 한편엔 불만도 가득했습니다. 애플 등이 앱스토어를 운영하며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떼간다는 겁니다.

현재 애플 등의 수수료 정책상 앱 상에서 판매되는 수익의 30%는 앱스토어가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포트나이트가 게임 아이템 100원을 팔면, 30원은 애플이 가져가는 식입니다.

앱스토어라는 글로벌 앱 시장이 출시된 게 지난 2008년입니다. 초반에만 하더라도 ▲편리한 글로벌 진출 ▲용이한 업데이트·보안 정책 등의 장점으로 수수료 문제가 크게 불거지진 않았습니다. 되레 당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앱스토어 운영 비용이 너무 크다"며 투덜대기도 했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공룡' 모바일 업체들이 하나둘 등장했고, 이들은 하나같이 수수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넷플릭스, 페이스북, 스포티파이(음악 스트리밍 업체) 등 주요 업체들도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며 불만을 토해냈죠.

그러면서도 애플이나 구글에게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못했던 건 앱스토어가 가진 장점 역시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앱스토어 출시 한 번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강점이 있으니까요.

■ 전격적 반발과 반격, 또 반격

이런 상황에서 에픽게임즈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포트나이트에 새로운 아이템 구매 기능을 도입합니다. 애플이나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을 만든 겁니다. 그러면서 "애플·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으면 20% 할인된 가격에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양대 앱스토어의 수수료를 겨냥합니다. 애플과 구글이 철저히 금지하는 행위였습니다.

에픽 결제 수단을 옵션으로 추가한 게임 화면에픽 결제 수단을 옵션으로 추가한 게임 화면

애플과 구글은 당장 포트나이트가 규정을 어겼다며 각각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서 삭제시켜 버립니다. 포트나이트가 삭제된 걸 확인한 에픽게임즈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대적인 반발에 나섭니다. 양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동영상을 한 편 공개합니다.

이 동영상은 애플이 1984년 선보인 매킨토시 광고 '1984'를 패러디한 것이었는데요, 당시 애플은 '컴퓨터 거인' IBM을 빅 브러더로 묘사하며 매킨토시를 구원자로 묘사했습니다.

애플을 현대판 빅브러더로 묘사한 에픽게임즈의 영상물애플을 현대판 빅브러더로 묘사한 에픽게임즈의 영상물

즉, 에픽게임즈는 '현대판 빅 브러더는 애플'이라며 비꼰 겁니다.

에픽게임즈는 다른 한 편으론 법원에 '애플과 구글이 수수료를 강제하고 있다'며 반독점 행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이번 앱스토어 삭제 사건은 에픽게임즈가 어느 정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 짙습니다. 법적으로 한 번 다퉈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실제로 소송을 제기한 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라며 만반의 채비를 갖췄음을 나타냅니다.

■ 공개적 소송전..무슨 배경으로?

팀 스위니는 게임 개발자 출신입니다. 현재 주요 게임들이 사용하는 게임 엔진 '언리얼' 시리즈를 제작한 실력 있는 개발자죠. 스위니는 예전부터 앱스토어의 수수료를 지적하며 개발자에게 더 도움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포트나이트의 애플 앱스토어 출시를 놓고선,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 한 것"이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스위니로선 앱스토어에 불만을 쌓아놓고 있었는데, 이번에 폭발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

포트나이트는 모바일뿐 아니라, PC, 콘솔 시장으로도 공급됩니다. 골고루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고, 에픽게임즈는 앞서 언급한 대로 '언리얼 게임 엔진'이란 '캐시 카우'도 존재합니다.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소송전을 제기할 수 있는 배경입니다.

에픽게임즈의 도발은 애플과 구글 가운데 유독 애플에 집중돼 있는데요. 구글 안드로이드는 구글플레이를 통하지 않더라도 앱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 갤럭시를 이용하는 이용자라면, '삼성 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폰 이용자는 앱스토어 말고는 대안이 없습니다.

아이러니한 건, 트위터를 통해 앱스토어 공격을 이어가는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가 아이폰 이용자라는 점입니다. 스위니는 '애플이란 회사가 싫은 건 아니'라며 줄기차게 트위터를 올리고 있습니다.

앱스토어 매출이 대부분인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올해 목표치가 500억 달러(약 59조 원)입니다. 포트나이트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의 매출액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 애플과 ‘전쟁 선포’한 세계 1위 게임사
    • 입력 2020-08-19 06:24:42
    취재K
전 세계 이용자 수만 3억 5,000만 명. 지난해 매출액 18억 달러(약 2조 1,400억 원)로 전 세계 게임 1위를 차지한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갑자기 애플과 구글, 양대 앱스토어에서 삭제됐습니다.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미국 에픽게임즈는 양 회사를 상대로 반독점 행위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 수수료 30%..누적된 불만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가 2017년 출시한 액션 게임입니다. 양대 앱 스토어에는 2018년 론칭했습니다. 출시 당시 애플 앱스토어에서 5개월 만에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꼽힙니다.

앱스토어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에픽게임즈지만, 마음속 한편엔 불만도 가득했습니다. 애플 등이 앱스토어를 운영하며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떼간다는 겁니다.

현재 애플 등의 수수료 정책상 앱 상에서 판매되는 수익의 30%는 앱스토어가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포트나이트가 게임 아이템 100원을 팔면, 30원은 애플이 가져가는 식입니다.

앱스토어라는 글로벌 앱 시장이 출시된 게 지난 2008년입니다. 초반에만 하더라도 ▲편리한 글로벌 진출 ▲용이한 업데이트·보안 정책 등의 장점으로 수수료 문제가 크게 불거지진 않았습니다. 되레 당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앱스토어 운영 비용이 너무 크다"며 투덜대기도 했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공룡' 모바일 업체들이 하나둘 등장했고, 이들은 하나같이 수수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넷플릭스, 페이스북, 스포티파이(음악 스트리밍 업체) 등 주요 업체들도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며 불만을 토해냈죠.

그러면서도 애플이나 구글에게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못했던 건 앱스토어가 가진 장점 역시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앱스토어 출시 한 번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강점이 있으니까요.

■ 전격적 반발과 반격, 또 반격

이런 상황에서 에픽게임즈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포트나이트에 새로운 아이템 구매 기능을 도입합니다. 애플이나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을 만든 겁니다. 그러면서 "애플·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으면 20% 할인된 가격에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양대 앱스토어의 수수료를 겨냥합니다. 애플과 구글이 철저히 금지하는 행위였습니다.

에픽 결제 수단을 옵션으로 추가한 게임 화면에픽 결제 수단을 옵션으로 추가한 게임 화면

애플과 구글은 당장 포트나이트가 규정을 어겼다며 각각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서 삭제시켜 버립니다. 포트나이트가 삭제된 걸 확인한 에픽게임즈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대적인 반발에 나섭니다. 양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동영상을 한 편 공개합니다.

이 동영상은 애플이 1984년 선보인 매킨토시 광고 '1984'를 패러디한 것이었는데요, 당시 애플은 '컴퓨터 거인' IBM을 빅 브러더로 묘사하며 매킨토시를 구원자로 묘사했습니다.

애플을 현대판 빅브러더로 묘사한 에픽게임즈의 영상물애플을 현대판 빅브러더로 묘사한 에픽게임즈의 영상물

즉, 에픽게임즈는 '현대판 빅 브러더는 애플'이라며 비꼰 겁니다.

에픽게임즈는 다른 한 편으론 법원에 '애플과 구글이 수수료를 강제하고 있다'며 반독점 행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이번 앱스토어 삭제 사건은 에픽게임즈가 어느 정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 짙습니다. 법적으로 한 번 다퉈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실제로 소송을 제기한 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라며 만반의 채비를 갖췄음을 나타냅니다.

■ 공개적 소송전..무슨 배경으로?

팀 스위니는 게임 개발자 출신입니다. 현재 주요 게임들이 사용하는 게임 엔진 '언리얼' 시리즈를 제작한 실력 있는 개발자죠. 스위니는 예전부터 앱스토어의 수수료를 지적하며 개발자에게 더 도움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포트나이트의 애플 앱스토어 출시를 놓고선,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 한 것"이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스위니로선 앱스토어에 불만을 쌓아놓고 있었는데, 이번에 폭발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

포트나이트는 모바일뿐 아니라, PC, 콘솔 시장으로도 공급됩니다. 골고루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고, 에픽게임즈는 앞서 언급한 대로 '언리얼 게임 엔진'이란 '캐시 카우'도 존재합니다.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소송전을 제기할 수 있는 배경입니다.

에픽게임즈의 도발은 애플과 구글 가운데 유독 애플에 집중돼 있는데요. 구글 안드로이드는 구글플레이를 통하지 않더라도 앱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 갤럭시를 이용하는 이용자라면, '삼성 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폰 이용자는 앱스토어 말고는 대안이 없습니다.

아이러니한 건, 트위터를 통해 앱스토어 공격을 이어가는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가 아이폰 이용자라는 점입니다. 스위니는 '애플이란 회사가 싫은 건 아니'라며 줄기차게 트위터를 올리고 있습니다.

앱스토어 매출이 대부분인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올해 목표치가 500억 달러(약 59조 원)입니다. 포트나이트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의 매출액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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