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5.18묘지서 무릎꿇고 울먹…“진실한 사과의 말씀 드려”

입력 2020.08.19 (13:49) 수정 2020.08.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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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전두환 국보위 참여 전력과 과거 통합당의 '막말'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오늘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을 쓴 뒤 '민주의 문' 앞에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낭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자신이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과거에 대해 사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기회를 통해 그 과정과 배경을 말씀드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군사정권에 반대했던 국민에게 쉽게 용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다시 한 번 이에 대해 사죄 말씀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또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 당시 대학 연구실에서 강의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감은 행위, 적극적으로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 역시 작지 않은 잘못이다. 역사의 법정에선 이것 또한 유죄"라고 자신을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 할머니를 잃었고 밤바다 거처를 옮겨다녔다며 "쫓기는 자의 공포와 고립된 자의 좌절을 알고 있다. 80년 5월 광주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진 후 호남 주민들이 겪었을 고립과 감정 또한 그에 못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과거 통합당의 '5.18 망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런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은 더욱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당의 일부 정치인들까지 그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발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 "잘못된 언행을 한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역사의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가장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지만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에서 제가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 소위 참회와 반성이…"라고 하는 대목에서 잠시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 소위 참회와 반성이 오늘의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질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5.18 민주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과문 낭독 이후 민중항쟁추모탑에 헌화와 분향을 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후 희생자와 행방불명자 묘역을 둘러봤는데, 통합당은 '이름없는 희생자까지 잊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선 김 위원장을 향해 부탁과 항의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과를 들은 한 시민은 "고맙다. 대표님 말씀이 다 맞다"면서 "왜 맞아죽었는가, 고문 당해 죽었는가 지금도 하나도밝혀진 것이 없다. 지금까지 미래통합당에선 이만큼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5·18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부탁했습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들은 "망언을 한 의원부터 제명하고 참배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소리 높여 항의했습니다.

이에 다른 광주시민들은 "내가 당사자다. 우리가 책임지고 하겠다"라며 대진연 소속 회원들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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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9 13:49:29
    • 수정2020-08-19 14: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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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전두환 국보위 참여 전력과 과거 통합당의 '막말'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오늘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을 쓴 뒤 '민주의 문' 앞에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낭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자신이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과거에 대해 사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기회를 통해 그 과정과 배경을 말씀드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군사정권에 반대했던 국민에게 쉽게 용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다시 한 번 이에 대해 사죄 말씀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또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 당시 대학 연구실에서 강의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감은 행위, 적극적으로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 역시 작지 않은 잘못이다. 역사의 법정에선 이것 또한 유죄"라고 자신을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 할머니를 잃었고 밤바다 거처를 옮겨다녔다며 "쫓기는 자의 공포와 고립된 자의 좌절을 알고 있다. 80년 5월 광주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진 후 호남 주민들이 겪었을 고립과 감정 또한 그에 못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과거 통합당의 '5.18 망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런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은 더욱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당의 일부 정치인들까지 그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발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 "잘못된 언행을 한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역사의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가장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지만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에서 제가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 소위 참회와 반성이…"라고 하는 대목에서 잠시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 소위 참회와 반성이 오늘의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질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5.18 민주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과문 낭독 이후 민중항쟁추모탑에 헌화와 분향을 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후 희생자와 행방불명자 묘역을 둘러봤는데, 통합당은 '이름없는 희생자까지 잊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선 김 위원장을 향해 부탁과 항의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과를 들은 한 시민은 "고맙다. 대표님 말씀이 다 맞다"면서 "왜 맞아죽었는가, 고문 당해 죽었는가 지금도 하나도밝혀진 것이 없다. 지금까지 미래통합당에선 이만큼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5·18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부탁했습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들은 "망언을 한 의원부터 제명하고 참배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소리 높여 항의했습니다.

이에 다른 광주시민들은 "내가 당사자다. 우리가 책임지고 하겠다"라며 대진연 소속 회원들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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