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에 10만원?…이스탄불 ‘술값 사기’ 주의보

입력 2020.08.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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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 중인 한국인 김철수(가명) 씨. 최근 이스탄불 거리를 걷던 중 한 현지인 남성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김 씨와 현지 남성은 양주 석 잔, 맥주 6잔, 와인 조금을 나누어 마셨습니다.

그러던 중 술집에서 여성 2명이 합석했고 이 여성들은 맥주 6잔을 따로 마셨습니다. 청구된 술값은 140만 원. 너무 비싸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술값 사기'였습니다. 김 씨는 현지 한국 공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고 우리 측의 항의에 술집은 술값은 36만 원만 받기로 했습니다.

외교부가 공개한 이른바 '술값 사기' 피해 사례입니다. 이런 피해가 처음은 아닙니다. 2015년부터 이스탄불 전역에서 특히 구시가지 인근에서 되풀이되고 있는데 좀체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외교부는 사기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사기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 1단계 : 접근

저녁 무렵 남성 단독 혹은 2~3명이 구시가 관광지에서 유창한 영어로 어디에서 왔는지 물으면서 접근합니다. 자신을 그리스 혹은 두바이 등 외국이나 지방에서 온 관광객으로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고 때로는 간단한 한국어를 하기도 합니다.

■ 2단계 : 술집으로 유도

대화를 통해 경계심을 누그러뜨린 후 차를 한잔 하자고 하거나 맥주를 간단하게 한잔하자고 하면서 자신이 사겠다고 말합니다. 차를 한잔 하자고 한 뒤 찻집으로 찾아가지만, 문이 닫혔다고 하면서 맥주 한잔 하자고 유인하기도 합니다. 술집에 들어가는 것을 망설이면 술값 때문이냐고 물으면서 자신이 모두 계산하겠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나중에 다시 찾아가기 어렵게 하려고 골목길을 수차례 배회하기도 합니다.

■ 3단계 : '바가지' 술값 강요

가격이 적힌 메뉴판을 보여주지 않거나 싼 가격이 적힌 메뉴판을 보여주어 안심시킵니다. 술 마시는 도중 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 와서 앉은 후 맥주 한잔 마시고 5분 정도 있다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맥주 한잔에 10만 원 이상, 와인이나 샴페인의 경우 한 병에 100만 원 이상에 아가씨 서비스 비용까지 청구됩니다. 호객꾼들도 비싸다고 불평하면서 너무 큰 금액이므로 반씩 부담하자고 하며 자기 몫을 계산하는 척합니다. 현금이 없으면 ATM기로 데려가서 현금을 찾도록 하거나 카드 결제를 강요합니다.

외교부는 이런 술집 대부분은 조직 폭력배들과 연계돼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술값 지불을 거부하면 불량배를 데리고 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권총을 슬쩍 보여주면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전합니다. 외교부는 이 같은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한 예방법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 사기 피해 예방법

1. 과도한 친근감을 표시하며 접근하는 외국인을 경계하고 가능한 술자리 동행은 삼간다. 호객꾼은 홀로 여행 중인 유럽인을 가장하는 경우가 많다.

2. 가격이 정확히 명시된 메뉴판을 확인하고 주문한다.

3. 술집을 갈 때 장소를 정확하게 기억하기 위해 이정표로 삼을 만한 건물이나 장소를 기억한다.

4. 사기 피해를 봤을 때 혼자 술집을 방문해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신변 위험 우려가 있으니 경찰에 신고하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전 지역을 대상으로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정부는 체류자에게는 신변안전 특별 유의 또는 철수, 여행 예정자에게는 여행 자제 내지는 취소나 연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스탄불 술값 사기'뿐 아니라 여행 자체를 주의해야 할 시기라는 점,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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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 한 잔에 10만원?…이스탄불 ‘술값 사기’ 주의보
    • 입력 2020-08-19 17:05:30
    취재K
세계 여행 중인 한국인 김철수(가명) 씨. 최근 이스탄불 거리를 걷던 중 한 현지인 남성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김 씨와 현지 남성은 양주 석 잔, 맥주 6잔, 와인 조금을 나누어 마셨습니다.

그러던 중 술집에서 여성 2명이 합석했고 이 여성들은 맥주 6잔을 따로 마셨습니다. 청구된 술값은 140만 원. 너무 비싸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술값 사기'였습니다. 김 씨는 현지 한국 공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고 우리 측의 항의에 술집은 술값은 36만 원만 받기로 했습니다.

외교부가 공개한 이른바 '술값 사기' 피해 사례입니다. 이런 피해가 처음은 아닙니다. 2015년부터 이스탄불 전역에서 특히 구시가지 인근에서 되풀이되고 있는데 좀체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외교부는 사기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사기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 1단계 : 접근

저녁 무렵 남성 단독 혹은 2~3명이 구시가 관광지에서 유창한 영어로 어디에서 왔는지 물으면서 접근합니다. 자신을 그리스 혹은 두바이 등 외국이나 지방에서 온 관광객으로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고 때로는 간단한 한국어를 하기도 합니다.

■ 2단계 : 술집으로 유도

대화를 통해 경계심을 누그러뜨린 후 차를 한잔 하자고 하거나 맥주를 간단하게 한잔하자고 하면서 자신이 사겠다고 말합니다. 차를 한잔 하자고 한 뒤 찻집으로 찾아가지만, 문이 닫혔다고 하면서 맥주 한잔 하자고 유인하기도 합니다. 술집에 들어가는 것을 망설이면 술값 때문이냐고 물으면서 자신이 모두 계산하겠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나중에 다시 찾아가기 어렵게 하려고 골목길을 수차례 배회하기도 합니다.

■ 3단계 : '바가지' 술값 강요

가격이 적힌 메뉴판을 보여주지 않거나 싼 가격이 적힌 메뉴판을 보여주어 안심시킵니다. 술 마시는 도중 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 와서 앉은 후 맥주 한잔 마시고 5분 정도 있다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맥주 한잔에 10만 원 이상, 와인이나 샴페인의 경우 한 병에 100만 원 이상에 아가씨 서비스 비용까지 청구됩니다. 호객꾼들도 비싸다고 불평하면서 너무 큰 금액이므로 반씩 부담하자고 하며 자기 몫을 계산하는 척합니다. 현금이 없으면 ATM기로 데려가서 현금을 찾도록 하거나 카드 결제를 강요합니다.

외교부는 이런 술집 대부분은 조직 폭력배들과 연계돼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술값 지불을 거부하면 불량배를 데리고 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권총을 슬쩍 보여주면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전합니다. 외교부는 이 같은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한 예방법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 사기 피해 예방법

1. 과도한 친근감을 표시하며 접근하는 외국인을 경계하고 가능한 술자리 동행은 삼간다. 호객꾼은 홀로 여행 중인 유럽인을 가장하는 경우가 많다.

2. 가격이 정확히 명시된 메뉴판을 확인하고 주문한다.

3. 술집을 갈 때 장소를 정확하게 기억하기 위해 이정표로 삼을 만한 건물이나 장소를 기억한다.

4. 사기 피해를 봤을 때 혼자 술집을 방문해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신변 위험 우려가 있으니 경찰에 신고하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전 지역을 대상으로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정부는 체류자에게는 신변안전 특별 유의 또는 철수, 여행 예정자에게는 여행 자제 내지는 취소나 연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스탄불 술값 사기'뿐 아니라 여행 자체를 주의해야 할 시기라는 점,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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