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댐 하류 침수, 부실한 제방 관리가 피해 키워”

입력 2020.08.19 (22: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합천댐 하류의 침수 피해는 수자원공사의 무분별한 방류가 1차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자치단체의 허술한 제방 관리가 더 큰 피해를 불러온 근거가 현장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대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합천 주민 300여 명이 한국수자원공사 합천지사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삭발식까지 감행한 주민들은 댐 방류량 조절 실패로 강이 범람해 피해가 났다며, 명백한 인재라고 말했습니다.

[이성근/합천군 청덕면 : " 피해 축산 농가나 하우스 농가나 이런 곳에 100% 피해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지난 7일 합천댐은 초당 500t을 방류하다 피해가 난 8일 초당 2,700t까지 늘렸습니다.

국토교통부 매뉴얼대로라면, 하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양보다 50톤가량 적었습니다.

잘못된 방류량 조절만 원인으로 꼽을 수 없는 이윱니다.

지난 8일 폭우 당시 무너진 제방의 모습입니다.

제방 배수문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에 있던 모래흙이 다 쓸려 내려가 기둥만 남고 뻥 뚫려있습니다.

상승한 수위로 구조물과 흙 이음새에 틈이 생겨 발생하는 이른바 파이핑 현상입니다.

제방 관리가 부실했다는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설계하는 과정에서 파이핑 현상이라든지, 이와 같은 안전성 검토는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 범람 당시 제방의 배수로를 통해 강물이 마을로 역류했는데, 이를 막을 시설조차 없었습니다.

[침수 피해 마을 주민/음성변조 : "(역류 방지) 자동문 시설이 (설치)됐어야 했는데, 그 자동문 시설이 지금 안 돼 있었고요."]

합천군은 침수 피해를 당한 뒤 곧바로 역류 차단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불어난 강물에 3곳이 무너진 다른 제방도 마찬가지!

하천 제방 가운데 무너진 구간의 높이가 다른 곳보다 1.5m가량 낮고, 물막이벽이 일부 유실됐습니다.

십년 넘게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보강 공사는 지금까지 미뤄져왔습니다.

[박종철/합천군 안전총괄과장 : "(지방하천) 기본계획대로 아직 정비가 안 됐습니다. 지방하천이 워낙 많고 그렇다 보니까, 예산 투자가 늦어진 것이죠."]

환경부는 댐관리조사위원회를 꾸려 방류량 적절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제방 관리의 주체인 국토부는 공식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합천댐 하류 침수, 부실한 제방 관리가 피해 키워”
    • 입력 2020-08-19 22:20:27
    뉴스9(창원)
[앵커] 합천댐 하류의 침수 피해는 수자원공사의 무분별한 방류가 1차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자치단체의 허술한 제방 관리가 더 큰 피해를 불러온 근거가 현장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대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합천 주민 300여 명이 한국수자원공사 합천지사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삭발식까지 감행한 주민들은 댐 방류량 조절 실패로 강이 범람해 피해가 났다며, 명백한 인재라고 말했습니다. [이성근/합천군 청덕면 : " 피해 축산 농가나 하우스 농가나 이런 곳에 100% 피해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지난 7일 합천댐은 초당 500t을 방류하다 피해가 난 8일 초당 2,700t까지 늘렸습니다. 국토교통부 매뉴얼대로라면, 하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양보다 50톤가량 적었습니다. 잘못된 방류량 조절만 원인으로 꼽을 수 없는 이윱니다. 지난 8일 폭우 당시 무너진 제방의 모습입니다. 제방 배수문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에 있던 모래흙이 다 쓸려 내려가 기둥만 남고 뻥 뚫려있습니다. 상승한 수위로 구조물과 흙 이음새에 틈이 생겨 발생하는 이른바 파이핑 현상입니다. 제방 관리가 부실했다는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설계하는 과정에서 파이핑 현상이라든지, 이와 같은 안전성 검토는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 범람 당시 제방의 배수로를 통해 강물이 마을로 역류했는데, 이를 막을 시설조차 없었습니다. [침수 피해 마을 주민/음성변조 : "(역류 방지) 자동문 시설이 (설치)됐어야 했는데, 그 자동문 시설이 지금 안 돼 있었고요."] 합천군은 침수 피해를 당한 뒤 곧바로 역류 차단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불어난 강물에 3곳이 무너진 다른 제방도 마찬가지! 하천 제방 가운데 무너진 구간의 높이가 다른 곳보다 1.5m가량 낮고, 물막이벽이 일부 유실됐습니다. 십년 넘게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보강 공사는 지금까지 미뤄져왔습니다. [박종철/합천군 안전총괄과장 : "(지방하천) 기본계획대로 아직 정비가 안 됐습니다. 지방하천이 워낙 많고 그렇다 보니까, 예산 투자가 늦어진 것이죠."] 환경부는 댐관리조사위원회를 꾸려 방류량 적절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제방 관리의 주체인 국토부는 공식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