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권리’ 열악한 찜통더위 속 청소노동자

입력 2020.08.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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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 속에서 일해야 하는 청소노동자들도 여름나기가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공공기관에서조차 쉴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한 청소노동자들이 찜통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아르내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도시철도 개금역 역사.

오전이지만 내부 온도는 이미 30도를 훌쩍 넘었습니다.

역사 곳곳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금세 땀에 젖습니다.

휴게실은 하루 1시간, 점심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땅히 씻을 곳도 없습니다.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음성변조 : "청소도구 걸레 그런 거 세척하는 곳인데, 저희가 샤워장이 없으니까…더러운 걸레 빠는 곳인데 할 수 없이 물 한 바가지 덮어쓸 때도 있고…."]

지상에 들어선 또 다른 도시철도 역사.

바깥 열기가 유리문을 통해 고스란히 들어옵니다.

내부 온도는 34도, 마스크를 쓰고 청소를 하다 보니 체감온도는 훨씬 더 높습니다. 

폭염경보 속에서도 업무 강도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이영숙/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가만히 있어도 줄줄 흐를 정도로... 일하다가 수건 없으면 일하다 닦고 그래요. 바깥에 외곽 돌 때는 건물이 노출되어 있어서 핑 돌 때도 있어요."]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폭염 대책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햇빛을 차단하라는 등 야외 작업 위주입니다.

이마저도 권고 수준이어서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용역업체마다 휴식 시간도 제각각입니다.

[추승진/민주노총부산본부 노동상담소 실장 : "냉난방 시설이 안 되어 있는 실내는 역시나 오히려 더 찜통효과가 발생하거든요. 노동자들이 온도가 상승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휴식이나 이런 부분이 보장되는 게 핵심인데…."]

에어컨 하나 없는 휴게실에서 서울대 청소노동자 한 명이 숨진 지 1년.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폭염 속 쉴 권리조차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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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쉴 권리’ 열악한 찜통더위 속 청소노동자
    • 입력 2020-08-19 22:22:23
    뉴스9(부산)
[앵커] 폭염 속에서 일해야 하는 청소노동자들도 여름나기가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공공기관에서조차 쉴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한 청소노동자들이 찜통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아르내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도시철도 개금역 역사. 오전이지만 내부 온도는 이미 30도를 훌쩍 넘었습니다. 역사 곳곳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이 금세 땀에 젖습니다. 휴게실은 하루 1시간, 점심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땅히 씻을 곳도 없습니다.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음성변조 : "청소도구 걸레 그런 거 세척하는 곳인데, 저희가 샤워장이 없으니까…더러운 걸레 빠는 곳인데 할 수 없이 물 한 바가지 덮어쓸 때도 있고…."] 지상에 들어선 또 다른 도시철도 역사. 바깥 열기가 유리문을 통해 고스란히 들어옵니다. 내부 온도는 34도, 마스크를 쓰고 청소를 하다 보니 체감온도는 훨씬 더 높습니다.  폭염경보 속에서도 업무 강도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이영숙/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가만히 있어도 줄줄 흐를 정도로... 일하다가 수건 없으면 일하다 닦고 그래요. 바깥에 외곽 돌 때는 건물이 노출되어 있어서 핑 돌 때도 있어요."]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폭염 대책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햇빛을 차단하라는 등 야외 작업 위주입니다. 이마저도 권고 수준이어서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용역업체마다 휴식 시간도 제각각입니다. [추승진/민주노총부산본부 노동상담소 실장 : "냉난방 시설이 안 되어 있는 실내는 역시나 오히려 더 찜통효과가 발생하거든요. 노동자들이 온도가 상승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휴식이나 이런 부분이 보장되는 게 핵심인데…."] 에어컨 하나 없는 휴게실에서 서울대 청소노동자 한 명이 숨진 지 1년.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폭염 속 쉴 권리조차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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